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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100년 데이터가 가리킨다… ‘실질금리 마이너스일 때 금값 올랐다’

조규원 금투자 전문가 “물가상승률이 금리 추월 시 금 수요 증가… 지금은 추세 상승 초입”

  •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과거 100년 데이터가 가리킨다… ‘실질금리 마이너스일 때 금값 올랐다’

조규원 금투자 전문가. [홍중식 기자]

조규원 금투자 전문가. [홍중식 기자]

국제 금값이 8개월 만에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1월 9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금시장에서 금 현물 가격은 온스당 1877.56달러(약 233만8500원), 미국 선물시장인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 인도 금선물은 온스당 1876.4달러를 기록했다(그래프1 참조). 지난해 저점인 9월 28일 1623.4달러(약 202만1,944원)와 비교해 13.6% 올랐다.

지난해 3월 8일 온스당 2050달러(약 255만2250원)까지 급등한 금값은 지난해 1623달러 수준까지 급락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안전자산과 인플레이션 헤지 수요가 증가했음에도 이 기간에 금값이 하락한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단행해 달러가 초강세였기 때문이다. 미국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해 1월 13일 94.77이었으나 9월 27일에는 17% 상승한 114.04를 기록하며 금값 하락을 이끌었다. 반면 최근 금값 랠리의 주된 요인은 달러화 약세와 중국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회복 기대감이 꼽힌다.

달러 약세가 금값 상승 견인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상 미국달러 가치가 내려가면 국제 금값은 올라간다”며 “지난해 10월을 기점으로 달러가 하락 흐름을 보이면서 금 가격은 강한 반등 랠리를 이어오고 있다”고 밝혔다(그래프2 참조). 박 연구원은 “새해 들어서도 금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는 주된 배경에는 미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 종료에 대한 기대감과 이에 따른 달러 추가 약세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미 각국 중앙은행은 지난해 금을 사들여온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금협회(WCG)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중앙은행과 금융회사들이 지난해 1~3분기 673t 규모의 금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67년 이후 55년 만에 가장 큰 수요다. 3분기 순매수 규모는 400t으로 전년 대비 4배 이상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달러 약세를 전망하면서 금값 상승에 무게를 둔다. 금값 랠리 전망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금투자는 주식이나 부동산과 달리 투자 정보가 많지 않다. ‘주간동아’는 1월 9일 ‘골드플레이션’ 저자 조규원 씨를 만나 향후 금값 전망과 금 투자 전략을 자세히 들었다. 그는 한국금거래소에서 금투자 교육을 담당했으며 현재 다양한 플랫폼에서 금투자 강의를 하고 있다. 조 씨는 “역사가 증명하듯이 투자 승자는 언제나 금”이라며 “최근처럼 인플레이션으로 화폐가치가 하락하고 주가가 약세장일 때는 더욱 그렇다”고 강조했다.

세계 각국 중앙은행 금 매입 급증

금값은 어떤 요인에 의해 움직이나.

“금값 상승의 가장 큰 모멘텀은 실질금리다. 물가상승보다 금리가 높으면 사람들은 굳이 금을 찾지 않지만, 반대면 금을 찾는다. 지난 100년간 데이터를 살펴보면 실질금리는 한 번 마이너스로 전환되면 10년 정도 지속됐다. 최근 실질금리 마이너스는 2019년부터 시작됐다. 앞으로 10년간 실질금리가 하락하는 추세로, 금값은 짧게는 9년에서 길게는 13년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금값 랠리는 각국 중앙은행이 역대 규모로 금 매입에 나선 결과라는 의견도 있는데.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2008년부터 단 한 해도 예외 없이 금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 3분기에는 세계 각국 금 보유 증가량이 1967년 이후 56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그래프3 참조). 그런데 사실 금값과 금 매입세 20년치를 분석한 결과 상관성이 없었다.”

그렇다면 각국 중앙은행은 왜 금을 매입하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를 시작으로 ‘탈달러’ 현상이 가속화하면서 각국 중앙은행도 금을 살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됐다.”

중국의 공식적인 금 보유량은 1900t 정도지만, 일각에서는 최근 7년간 중국의 금 보유량이 3000t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3000t은 보수적으로 잡은 수치다. 중국은 전 세계에서 금 생산량이 가장 많은 국가인데 2008년부터 금 수출을 막고 있다. 게다가 2000년부터 금을 적극적으로 모으는 상태다. 금을 차곡차곡 쌓고 있는 것이다. 이는 달러 패권에 대항하기 위한 준비로 보인다.”

중국이 금을 원하는 만큼 보유하면 금값이 어떻게 요동칠지 모른다는 의견도 있다.

“일리 있다. 최근 금본위제로 돌아가자는 움직임이 있다. 러시아는 천연가스나 석유를 금으로 거래하고 있고, 올해엔 금이 담보가 된 디지털 화폐를 출시한다고 한다. 하지만 금본위제로 돌아가려면 화폐와 금 비율이 같아야 한다. 현재는 금에 비해 화폐가 엄청 많다. 화폐가 금에 연동되려면 금값이 지금의 10배가 올라야 한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 디지털 화폐가 대두되는 상황에서도 금 가치는 여전하다고 보나.

“그 부분은 갑론을박이 많다.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비트코인은 금과 비슷하게 교환을 매개하고 가치를 저장하는 수단이다. 하지만 각국에서 비트코인을 화폐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본다.”

일각에서는 올해 금 가격이 최소 2배 이상 급등하리라 예상한다. 금값이 어디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보나.

“다양한 요소를 대입해 금값 움직임을 분석해본 결과 결국 실질금리가 어디까지 떨어졌느냐가 관건이었다. 실질금리가 약 –5%까지 떨어졌던 1970년대 금값이 26배 상승했다. 2000년대에는 실질금리가 약 –3%까지 떨어졌고, 금값은 600%가량 상승했다. 현재 실질금리는 1970년대보다 더 많이 떨어졌다. 이런 이유로 금값은 20배 넘게 오를 수 있다고 본다.”

금값 20배 넘게 오를 수도

금에 손쉽게 투자하는 방법이 있나.

“금투자 초보자라면 2014년 정부가 금시장을 양성화하고자 만든 KRX 금시장을 추천한다. KRX 금시장은 주식 애플리케이션에서 주식을 매매하는 것처럼 초보자도 쉽게 투자할 수 있다. 수수료는 0.2% 정도이며 비과세다.”

골드바를 사는 건 어떤가.

“골드바는 매입할 때 부가세 10%가 부과되고 매도할 때도 수수료를 내야 한다. 사자마자 14%가량 손실이 나는 거다. 금통장도 수수료가 3% 정도다. 금 ETF(상장지수펀드)는 수수료는 저렴하지만 매도할 때 수익의 15.4%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금 대세 상승장이라면 레버리지 ETF도 괜찮아 보이는데.

“올해처럼 경제위기가 우려될 때는 레버리지 ETF는 위험하다. 금 ETF는 선물 시세를 추종하는데, 경제위기 상황에서 마진콜이 발생하면 금선물 시세가 툭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올해부터 미국은 금 같은 원자재 종목에 대해 보유 기간이나 투자 손익과 상관없이 매도 시 매도 금액의 10%를 원천징수하는 PTP(공개 거래 파트너십) 규제를 실시하고 있다. 만약 2~3배 레버리지 ETF에 투자한다면 금리가 바닥까지 내려와 경제위기 리스크가 사라졌을 때 해야 한다.”

금 매입 타이밍을 어떻게 알 수 있나.

“현재 금은 추세 상승 초입 국면이라 장기적 관점으로는 투자하기 좋은 시점이다. 단기적 관점에서 저점 시그널은 RSI(상대강도지수) 지표를 활용하면 된다. RSI는 30 이하면 과매도, 70 이상이면 과매수로 해석된다. 금은 모든 자산 가운데 변동성이 가장 적어 RSI가 30 이하로 떨어졌다는 것은 단기적 저점일 확률이 80%가량 된다.”

최근 금 RSI는 어느 정도인가.

“65 정도다.”

그렇다면 금 RSI는 언제쯤 30 이하로 떨어질까.

“금 RSI는 통상 3~4개월에 한 번씩 하락했다 오른다.”

금에 투자했다면 매도 시그널은 어떻게 알 수 있나.

“금은 20년 내내 하락할 수 있기에 매도 시그널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대표적인 매도 시그널은 공급량이다. 지난 100년간 데이터로 봤을 때 항상 금 공급이 줄어드는 시점부터 금의 거대 상승장이 시작됐다. 현재도 금 공급량이 줄고 있다. 금 공급량이 늘어나기 시작하면 금값이 하락한다. 이때 매도해야 한다.”

투자 대가 중에는 금투자를 회피하는 이가 많다. 대표적인 인물이 워런 버핏이다. 버핏은 “금은 투자가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는데.

“맞다. 버핏은 금투자를 싫어하지만, 은에는 투자한 적이 있다. 1997년 은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공급은 줄어들었는데, 은 가격이 안 올랐다. 당시 버핏은 은 3000t 정도를 실물로 사서 2배 넘게 수익을 냈다. 버핏은 은의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음을 포착하고 투자한 건데, 지금 금이 딱 그렇다. 투자자들도 버핏처럼 금이나 은의 수요-공급을 잘 파악했다 투자하면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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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1373호 (p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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