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51

2022.08.05

3년 6개월 실형 살고 만기 출소한 안희정은 누구?

[Who’s W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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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입력2022-08-05 18: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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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57)는 8월 4일 경기 여주교도소를 나서며 출소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그는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생활을 했다. 이날 현장에는 가족과 정치권 인사 등 60여 명이 안 전 지사를 마중 나왔다. 안 전 지사는 이들과 인사를 나눈 후 SM7 승용차를 타고 서둘러 현장을 떠났다.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8월 4일 3년 6개월간의 복역을 마치고 경기 여주교도소를 나서고 있다. [뉴스1]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8월 4일 3년 6개월간의 복역을 마치고 경기 여주교도소를 나서고 있다. [뉴스1]

    1965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난 그는 굴곡진 인생을 살았다. 광주민주화운동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남대전고등학교에서 제적당했지만 대입검정고시를 거쳐 고려대 철학과(83학번)에 입학했다. 같은 대학 동기였던 민주원 씨를 만나 1989년 결혼했지만 결국 지난해 9월 옥중에서 협의 이혼했다. 안 전 지사는 경기 양평 모처에서 대외활동을 자제하며 지낼 계획이다.

    ‘친노(친노무현) 적자’ ‘노무현의 남자’ 등으로 불리며 유력 대권 주자로 꼽히기도 했지만 정계 복귀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향후 10년간 선거에 출마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투 사건’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인 만큼 이후로도 사실상 공식 활동이 어려울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그와 거리를 두고 있는 분위기다. 출소 현장에도 김종민, 강준현 의원 두 명만이 자리했다.

    정치인 안희정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안 전 지사는 1989년 통일민주당 김덕룡 의원의 비서관으로 정계에 입문했지만 이후 ‘3당 합당’에 염증을 느껴 여의도를 떠났다. 그런 그를 다시 정계로 끌어들인 이가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안 전 지사는 1994년 지방지차실무연구소에서 변호사 노무현을 만났고 이광재 의원과 지근거리에서 그를 도왔다. 20년이 넘는 이 같은 인연에 ‘좌희정 우광재’라는 말이 생겨나기도 했다. 안 전 지사는 선거자금 등 ‘안살림’을 도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 두 사람의 도움에 힘입어 16대 대선에서 승리했다.



    노 전 대통령의 당선 직후 상황이 급변한다.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형을 선고받아 복역한 것이다. 선거 과정에서 기업들로부터 65억 원의 불법자금을 받은 혐의다. 2006년 8‧15 특별사면 됐지만 한동안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 노 전 대통령은 2008년 ‘안희정 출판기념회’에 영상으로 축하메시지를 보냈는데 당시 “내가 대통령이 된 뒤에도 여러 번 곤경에 빠졌었는데 안희정 씨가 나 대신 희생을 감수하고 이루 말할 수 없는 고생을 했다”고 말했다.

    2010년 충남도지사에 당선되며 정계에 복귀한 그는 2014년 재선에 성공하며 입지를 굳혔다. 안 전 지사는 이후 “중도층에 소구력이 있다”는 평을 받으며 유력 대권 주자로 부상했다. 민주당 19대 대선 경선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에 이어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당시 “차차기는 안희정일 것”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히지만 충남도지사로 지냈던 2017~2018년 수행비서 김지은 씨를 상대로 성폭행과 강제추행을 저질렀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급격히 추락했다. 피감독자 간음 및 강제추행, 성폭력범죄 처벌법 위반(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혐의로 기소된 것이다. 2018년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이듬해 항소심에서 징역 3년 6개월 실형을 선고받았다. 같은 해 9월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되면서 사실상 정계에서 퇴출됐다. 민주당은 그를 출당 조치했다. 김 씨는 2020년 당시의 상황을 담은 책 ‘김지은입니다’를 출간했다.



    최진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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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최진렬 기자입니다. 산업계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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