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07

2021.09.24

3단 로켓 지구 밖 800㎞ 비상 임박… KAI, 1200조 우주시장으로 간다

‘한국판 스페이스X’ 노리는 한국항공우주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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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

    입력2021-09-25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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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 예정인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사진 제공 · 한국항공우주산업]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 예정인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사진 제공 · 한국항공우주산업]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순수 국산 로켓 발사가 한국판 ‘아폴로 프로젝트’(1960~1970년대 미국 유인 달 탐사 계획)로 이어질까.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총 조립을 책임진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10월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될 예정이다. 누리호는 길이 47.2m, 무게 200t의 3단 발사체로 1.5t 무게 인공위성을 탑재할 수 있다. 지구 저궤도(600~800㎞)까지 단계별로 1~3단 로켓이 점화해 추진력을 얻는다. 75t 추력 액체연료엔진 4기, 75t 추력 액체연료엔진 1기, 7t 추력 액체연료엔진 1기를 탑재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이 주관하는 누리호 사업은 2010년부터 2조 원가량을 투입한 대형 프로젝트다. KAI는 국내 약 300개 기업이 제작한 각 부품을 조립하는 등 사업 전체를 총괄하는 총 조립을 맡았다. 연료 탱크, 산화제 탱크 등 1단 추진제에 필요한 탱크도 제작했다. 하나같이 ㎜ 단위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초정밀 공정이다. 1t 이상 실용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 러시아, 유럽연합, 일본, 중국, 인도 등 6개국에 불과하다. 발사체 기술을 갖춘 나라도 9개국뿐이다. KAI가 직접 설계·제작·조립한 차세대중형위성 2호도 내년 상반기 발사될 예정이다.

    올드 스페이스에서 뉴 스페이스로

    우주개발 대세는 국가 주도 ‘올드 스페이스(old space)’에서 민간기업이 이끄는 ‘뉴 스페이스(new space)’로 바뀌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세운 스페이스X가 민간기업 최초로 지난해 유인우주선 발사에 성공했다. KAI도 우주개발 진출을 본격화하고자 2월 ‘뉴스페이스 태스크포스(TF)’를 출범했다. 다만 전체 매출에서 우주사업 부문 비중은 아직 높지 않다(2019년 기준 5%·1244억 원). 우주개발이 미래 먹을거리가 될까. 뉴스페이스 TF를 이끄는 한창헌 KAI 상무는 “우주 분야가 아직 주력 사업은 아니지만 KAI 미래를 책임질 것이라고 본다. 당장 매출·수익에서 비중은 크지 않아도 미래에 적극 투자해야 한다. KAI가 향후 대한민국 우주산업을 이끌어갈 것이라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Space: Investing in the Final Frontier(우주: 마지막 프런티어에 투자하기)’ 제하 보고서에서 “2040년까지 세계 우주산업 수익은 1조 달러(약 1170조 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는 우주개발로 파생되는 경제적 ‘2차 효과’다. 위성 기반 통신·인터넷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모건스탠리는 해당 보고서에서 우주개발 2차 효과 부문의 산업 규모가 올해 19억 달러(약 2조2230억 원)에서 2040년 4115억 달러(약 481조4550억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전체 우주산업에서 비중도 20년 후 40%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KAI도 위성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인공위성을 제작·발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어떻게 활용할지 새로운 서비스 분야를 모색한다. KAI의 사업 레이더망이 포착한 것은 인공위성판 ‘구독 서비스’다. 최근 인공위성 영상을 판독하고 분석하는 서비스가 각광받고 있다. 소비자 요구에 따라 상품과 서비스를 편집해 제공하는 구독 서비스처럼, 위성이 전송한 영상을 고객 필요에 맞춰 편집·가공한다.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는 인공위성을 이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 구독 서비스를 출시했다. 민간 인공위성업체 ‘맥사 테크놀로지’는 위성 정보 처리 서비스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총 조립 현장(오른쪽)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제작한 차세대 중형위성 2호. [사진 제공 · 한국항공우주산업]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총 조립 현장(오른쪽)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제작한 차세대 중형위성 2호. [사진 제공 · 한국항공우주산업]

    “우주산업 종합 솔루션 업체 지향”

    9월 6일 KAI는 국내 항공영상 분석업체 ‘메이사’ 지분 20%를 인수했다. 메이사는 2D(2차원) 영상을 3D(3차원)로 전환하는 ‘3D Reconstruction(재구축) 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현재 드론이 촬영한 영상을 바탕으로 3D 지도를 주출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해당 기술을 위성 영상 서비스에 접목하면 평면 지도 형태로 제공되는 위성 관측 정보를 3D 형태로 재가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농산물 작황 파악, 산림자원 관리, 자연재해 관측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미국 기업 등 우주개발 선두 주자를 추격할 복안에 대해 한창헌 상무는 “구독 서비스 활성화,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 등 우주산업 최신 트렌드에 주목할 것”이라며 다음과 같이 부연했다.

    “우주산업 트렌드는 위성 운용에 주력하는 것에서 필요한 정보를 추려 재가공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향후 세계시장에 진출하려면 판로를 다각도로 분석해야 한다고 본다. (KAI는) 위성 제작 및 발사는 물론, 위성 영상을 활용한 서비스에도 전문성을 갖춘 종합 솔루션 업체를 지향한다. 필요하다면 (관련 업체) 인수합병도 검토해 지속가능한 우주산업의 밸류체인을 구축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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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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