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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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웨이스트

올 설에는 지구 살리는 선물!

플라스틱 발생량 줄인 제품 잇단 출시… 무포장으로 주고받기도

  • 김가영 칼럼니스트

    입력2021-02-09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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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사태로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고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한 선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GettyImages]

    코로나19 사태로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고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한 선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GettyImages]

    “평소 명절 선물세트 포장이 너무 과하다고 생각했어요. 코로나19 사태로 지구의 위기를 실감하고 있는 올해는 과대포장 없는 선물이나 ‘노 플라스틱’을 실천하는 회사의 제품을 명절 선물로 구입하려고 해요. 조금이나마 환경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되고 싶어서요.”(30대 주부) 

    설을 앞두고 각종 명절 선물세트가 쏟아지고 있다. 예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포장재를 줄이고 재활용률을 높인 ‘착한’ 명절 선물세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편적인 명절 선물세트 대신 쓰레기가 배출되지 않는 ‘제로 웨이스트’ 선물을 고려하는 이도 늘고 있다. 서울 성동구에서 제로 웨이스트숍 ‘더피커’를 운영 중인 홍지선 공동대표는 “불필요한 포장이나 배송이 필요 없는 디지털 기프트 카드가 인기”라며 “주로 30대 직장인, 사회적기업 및 환경단체, 관공서 관계자들이 명절 선물로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플라스틱 뚜껑 없앤 스팸, 종이 가방에 든 참치

    설을 앞두고 각 기업에서 선물용으로 내놓은 제품들. [애경산업, 톤28, CJ제일제당]

    설을 앞두고 각 기업에서 선물용으로 내놓은 제품들. [애경산업, 톤28, CJ제일제당]

    우선 식품업계에서는 ‘필(必)환경’ 추세에 맞춘 선물세트를 선보여 눈길을 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추석에 이어 올해도 플라스틱 뚜껑을 없앤 ‘스팸 선물세트’ 2종을 출시했다. 또 ‘백설 고급유 선물세트’는 모두 투명 용기와 수분리성 라벨을 사용해 재활용이 용이하도록 했다. 이는 지난해 설 대비 플라스틱 발생량을 약 173t, 탄소 배출량을 약 282t 줄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동원F&B는 ‘노 플라스틱’ 선물세트 2종을 출시했다. 각각 동원참치로 구성된 ‘현호’, 리챔으로 구성된 ‘리챔18호’다. 이들 선물세트는 포장에 사용하는 플라스틱 트레이를 종이 재질로 바꾸고, 기존 부직포 가방이 아닌 종이 가방에 담아 모든 포장을 완전히 재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리챔18호는 리챔의 플라스틱 뚜껑을 없앴다. 동원F&B는 지난해 추석에 약 42t의 플라스틱을 절감한 데 이어 올 설에도 약 18t을 추가 절감했다. 

    대상도 포장재 변화를 꾀했다. 구성품 간 불필요한 간격을 줄여 플라스틱과 종이 사용을 최소화하고 재활용이 가능한 투명 용기를 적용했다. 김 선물세트의 경우 쇼핑백 원단을 부직포에서 종이로 바꾸고, 냉장 및 냉동제품은 재사용이 가능한 보냉팩으로 포장한다. 



    풀무원 올가홀푸드는 100% 저탄소 인증 과일로만 구성된 ‘유기농 사과·감천배 세트’를 내놓았다. 이 상품은 기존 플라스틱 과일 보호망 대신 한지를 사용하고, 선물상자에도 잉크 사용을 최소화했다. 애경산업은 이동 시 편의를 위해 제공하던 쇼핑백을 없애고 쇼핑백과 선물세트 케이스를 일체화한 제품을 내놓았다. 선물세트 손잡이와 트레이, 케이스는 쉽게 분리되도록 제작했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앞으로도 포장재 절감을 다방면에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쓰레기 배출 없는 설거지바, 고체 치약도 인기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하는 방법은 아예 처음부터 포장재 없는 선물을 주고받는 것이다. 무엇을 사야 할지 감이 잘 오지 않는 ‘제린이’(제로 웨이스트 초보자)라면 ‘알맹상점’(마포구), ‘지구샵’(동작구), ‘더피커’(성동구) 등 지역 사회 곳곳에 뿌리내린 제로 웨이스트숍을 먼저 방문해보자. ‘스타터 키트’ ‘웰컴 키트’ 등 다양한 구성 및 가격대의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특정 아이템 또는 브랜드를 선택해 온라인 플랫폼으로 구매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고체 비누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발생시키는 액체 세제, 액체 비누의 대안으로 각광받는 대표 제로 웨이스트 상품이다. 국내 최초로 설거지바를 개발한 ‘톤28’은 다양한 라인의 설거지바, 샴푸바, 클렌징바 등을 판매한다. 클린 앤드 뷰건 뷰티 ‘아로마티카’도 설을 맞아 샴푸바 2개와 클렌징바 1개를 묶어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발달장애인과 비발달장애인이 함께하는 사회적기업 ‘동구밭’, 영국 코스메틱 브랜드 ‘러쉬’ 등에서도 샴푸바 등을 구입할 수 있다. 

    칫솔도 인기 아이템이다. ‘닥터노아’의 대나무 칫솔은 치과의사가 만든 친환경 제품이다. 대나무 칫솔 개당 약 18g의 플라스틱을 대체한다. ‘조르단코리아’는 노르웨이 유명 디자이너 안드레아스 엥게스빅이 디자인한 친환경 칫솔 ‘그린클린’을 출시했다. 그린클린의 손잡이는 재생 플라스틱, 칫솔모는 식물성 원료로 만들어진다. 또 조르단코리아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재생 플라스틱을 사용한 치간 칫솔, 치실, 이쑤시개도 판매하고 있다. 각각 재활용 종이, 재생 플라스틱, 플라스틱 프리 포장을 적용했다. 제로 웨이스트숍 더피커도 자체 제작한 치실을 판매한다. 천연 실크와 대나무 숯 섬유로 만든 환경친화적 제품으로, 유리와 스테인리스 용기에 담겨 있다. 

    재활용이 힘든 튜브형 치약 용기를 대체한 고체 치약도 인기다. 톤28의 고체 치약은 재활용이 가능한 유리 용기에 알약 형태로 들어 있다. 치약을 입에 넣고 씹은 후 칫솔질을 하고 물로 헹궈내는 방식이다. 위생적이고 휴대가 간편하다. 과거 외국에서 수입해야 했던 고체 치약은 현재 국내 여러 회사에서 출시돼 제로 웨이스트숍 등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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