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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페트병으로 가방을 만드는 회사, “분리배출은 사업 확대의 기회”

〈제로웨이스트〉투명 폐페트병 분리배출 전국 시행에 고무된 플리츠마마

  •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버려진 페트병으로 가방을 만드는 회사, “분리배출은 사업 확대의 기회”

플리츠마마의 가방은 폐페트병에서 나온 재생 원사로 만든다. [박해윤 기자]

플리츠마마의 가방은 폐페트병에서 나온 재생 원사로 만든다. [박해윤 기자]

플리츠마마는 제로웨이스트(zero waste)에 관심 있는 여성이라면 한 번쯤 관심을 가졌거나 장바구니에 제품을 넣고 결제를 고민했을 업사이클링 패션 브랜드다. 인스타그램에서 ‘버려진 페트병으로 만드는 가방’에 대한 광고를 봤다면 플리츠마마 제품일 가능성이 크다. 

2017년 11월 송강인터내셔날이 세운 플리츠마마는 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원사인 ‘리젠(Regen)’을 활용, 가방과 패션 액세서리를 만든다. 리젠은 효성TNC에서 10여 년 전부터 공급하던 폐페트병 원사인데, 이 재질을 본격적으로 국내에 알린 게 플리츠마마의 베스트셀러인 니트백이다. 플리츠마마의 니트백은 신축성이 뛰어나고 작게 접어서 보관하기 편한 것이 특징인데, 독특한 주름은 고온 열처리나 화학처리를 하지 않고 원단으로 편직을 해서 세탁 후에도 주름이 살아있는 게 특징이다. 아코디언 모양의 이 주름으로 디자인을 등록했고 특허까지 획득했다.

탄소 발자국 줄이고자 고심

국내에서 아코디언 주름을 가진 니트백을 판매하는 업체 중 인기 있는 곳은 두 군데다. 디자인과 컬러가 비슷하다 보니 SNS에서 누가 ‘원조’ 인지, ‘미투’ 제품인지에 대한 논쟁이 심심찮게 펼쳐진다. 그러나 언뜻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탄생 과정을 들여다보면 전혀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 ‘재활용’ ‘최소화’ ‘환경’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제품을 처음 고안하고 현재까지 만드는 곳은 국내에선 플리츠마마가 유일하다고 알려져 있다. 포장을 최소화하고 리본이나 장식 등을 달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창업 초기부터 현재까지 재생 원사를 쓰는 플리츠마마의 서강희 마케팅 총괄 이사(CMO)는 “디자인은 따라 할 수 있어도 제품을 만든 취지까지는 따라할 수 없다”고 말했다. 플라츠마마는 현재 효성TNC, 제주도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100% 제주 폐페트병 재생 원사를 활용해 제품을 만들어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수출하고 있다. 서 CMO는 “스판덱스를 100% 리사이클해 상용화한 건 플리츠마마가 세계 최초”라며 “올해가 순환의 생태계를 구성하는 원년”이라고 덧붙였다. 

플리츠마마는 패션업계에 오랫동안 몸담은 이들이 제품을 만들고 버려지는 부자재를 보며 고민한 끝에 만든 브랜드다. 탄소 발자국을 줄이고자 고민하던 차에 다른 업체들이 버린 원단을 활용해볼까 검토하기도 했다. 그러던 와중에 효성TNC와 인연을 맺고 리젠 사(絲)를 본격적으로 제품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효성TNC의 리젠사는 최근 품귀 현상을 빚은 스타벅스의 폴더블 크로스백에도 쓰였다. 



플리츠마마는 제주도 프로젝트를 통해 500ml 생수병 170만 개를 가방과 패션 소품으로 재탄생시켰다. 페트병 16개를 재활용한 원사로 가방 한 개를 만든다. 플리츠마마가 제주도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서 CMO는 “원칙적으로는 모든 PET 소재로 재생 원사를 만들 수 있지만, 페트병에서 라벨을 떼어낼 때 접착제가 제거되지 않았거나 뚜껑이 분리되지 않으면 활용이 쉽지 않고, 긴 섬유도 뽑아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런데 제주도는 섬이라 해안 쓰레기의 70% 이상이 페트병이었고, 삼다수가 제주도산이라 유통량이 많았어요. 삼다수가 라벨 생산 공정을 선도적으로 변경하고, 제주도도 투명 페트병을 분리 배출하는 시범도시가 됐죠. 기존에 재생 섬유를 만들던 효성TNC와 함께 제주에서 나온 폐페트병을 가지고 리젠 제주 원사를 만들고 6월부터 제품을 만들고 있어요. 추자도에서 폐페트병을 수거해서 가방을 만드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어요.”

재생 원사로 만든 니트백

플리츠마마의 서강희 마케팅 총괄 이사(CMO).  [박해윤 기자]

플리츠마마의 서강희 마케팅 총괄 이사(CMO). [박해윤 기자]

서 CMO는 “시작은 제주도였지만 12월 25일부터 투명 페트병 분리 배출이 전국적으로 시행되기에 전국의 폐페트병을 패션 제품으로 재탄생시킬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핵심 콘셉트는 ‘최소화’예요. 플리츠마마 니트백의 맞주름은 밑에 뭉치는 부분이 없어요. 니트로 만들면 한 올로 뜨기에 버려지는 원단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생각했죠. 소비자에게 패션 제품으로 어필할 수 있고 충분히 멋진 제품을 만들어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선명하고 다양한 컬러를 썼고요. 단순히 니트백이 뜨니까 만든 게 아니라 주름, 원사가 버려지지 않는 방식 등을 고민하다가 나온 결과물이죠.” 

재생 원사는 일반 폴리에스터 원사보다 많게는 3배 정도 비싸다. 서 CMO는 “단순히 ‘친환경이니까 사세요’는 안 통한다. 창의적이고 멋진 제품을 내놓으면 친환경을 떠나 패션으로 소비자가 선택할 거라고 생각했다”라며 “오래 쓸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게 목표다. 니트백 하나라도 오랫동안 고객에게 머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캐시미어도 리사이클한 신제품을 내놨다. 리사이클 캐시미어는 캐시미어를 만드는 과정에서 나온 부산물을 재사용하거나 팔린 기성 제품을 재활용해서 얻는다. 캐시미어 양이 많지 않아 캐시미어를 30% 정도 섞은 리사이클 제품을 내놨는데 소비자 반응이 무척 뜨겁다고 한다. 서 CMO는 “브랜드의 한계를 깨고자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많은 분들이 투명 페트병을 재활용할 수 있도록 잘 씻어서 분리 배출하기 위해 노력하시는데 저희 같은 브랜드가 이걸 잘 활용하지 않으면 만들어 두고도 묵혀온 리젠 사처럼 되잖아요. 지속 가능하면서도 사람들이 소비하며 자부심 느낄 수 있는 제품을 계속 만들어 가려 합니다. 소비자가 버린 페트병이 가방으로 만들어져 다시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것처럼 폐플라스틱의 선순환을 추구하고 있어요.”





주간동아 1271호 (p44~46)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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