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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처럼 못 돼도 샤론 최처럼 영어 하자!!

샤론 최에게서 배우는 유용한 영어 표현 7

  • 박시수 유튜브 ‘온갖영어문제연구소’ 운영자 parksisoo@naver.com

봉준호처럼 못 돼도 샤론 최처럼 영어 하자!!

유튜브 채널 ‘온갖영어문제연구소’에서 샤론 최 통역을 다룬 영상. [유튜브 화면 캡쳐]

유튜브 채널 ‘온갖영어문제연구소’에서 샤론 최 통역을 다룬 영상. [유튜브 화면 캡쳐]

한국 통역사의 영어 실력이 이렇게 국제적으로 이목을 끌었던 적이 있던가. 적어도 필자의 기억에는 없다. 영화 ‘기생충’을 만든 봉준호 감독의 통역사로 활약한 샤론 최(최성재)에 대한 팬덤이 ‘기생충’의 아카데미 시상식 4개 부문 석권을 분기점으로 폭발하는 분위기다. 그가 전문 통역사가 아니라 어릴 적 미국에서 산 적이 있긴 하지만 초중고교를 국내에서 다녔고, 대학만 USC에서 영화를 전공한 27세 영화감독 지망생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람들은 또 한 번 놀랐다.


이해하는 것과 말하는 것은 천양지차

1월 21일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바바라 국제영화제에서 샤론 최(왼쪽)가 봉준호 감독의 말을 통역하고 있다. [GETTYIMAGES]

1월 21일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바바라 국제영화제에서 샤론 최(왼쪽)가 봉준호 감독의 말을 통역하고 있다. [GETTYIMAGES]

해외 매체도 ‘찬양’ 행렬에 동참했다. 미국 NBC 방송은 샤론 최를 “오스카의 진정한 MVP”, ‘허핑턴포스트’는 올해 오스카상의 “진짜 승자(true winner)”라고 표현했다. 세계적 권위의 ‘뉴욕타임스’도 샤론 최에 대한 별도의 기사(‘Translating for Bong Joon Ho at the Oscars: Aspiring Director Sharon Choi’)를 내보내며 지대한 관심을 내비쳤다. 

대중은 샤론 최의 ‘역대급’ 통역 모습을 보려고 유튜브로 몰려들었다. 현재 유튜브에서 ‘샤론 최’ 혹은 ‘Sharon Choi’로 검색하면 조회수 100만 회 이상을 기록한 영상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필자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온갖영어문제연구소’의 샤론 최 관련 영상도 누적 조회수 170만 회에 이른다. 댓글 상당수가 외국인이 작성한 것으로, 샤론 최의 인기가 한국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샤론 최는 아직 젊고 전문적인 통역 훈련도 받지 않았는데, 어떻게 이처럼 완벽한 통역을 할 수 있었을까. 14년째 영어신문 기자로 일하고 있는 필자는 다음 세 가지 요소가 완벽한 조화를 이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첫째는 출중한 영어 실력이다. 특히 ‘입으로 뱉어낼 수 있는’ 어휘와 표현의 양이 많다. 외국어 사용 능력 면에서, 특정 어휘 또는 표현을 보거나 듣는 수동적(passive) 상황에서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실력과 그것을 말 또는 글을 통해 적극적(active)으로 표현할 수 있는 실력의 간극은 엄청나다. 아마추어와 프로의 실력 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샤론 최의 통역 모습을 보면 그가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영어 어휘와 표현의 양이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그가 영어를 공부할 때 단지 내용을 이해하는 데 멈추지 않고 배운 것을 적극적으로 표현해왔음을 보여준다. 토익 고득점자가 많아도 자신의 생각을 영어로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드문 우리 현실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둘째는 영화에 대한 풍부한 지식이다. 통역은 해당 외국어를 잘한다고 잘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통역할 대화의 주제와 관련된 배경지식 및 정보를 사전에 숙지하는 것은 통역을 매끄럽게 하는 데 영어 실력 못지않게 중요하다. 프로 통역사들이 실전에 들어가기 전 주제와 관련한 자료를 읽으며 배경지식을 쌓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필자는 영화에 대한 샤론 최의 풍부한 지식이 빛나는 순간을 두 번 목격했다. ‘배우들의 동선’을 ‘blocking’이라고, 조명팀을 ‘gaffer’라고 한 것이다. 두 단어 모두 일상에서는 쓰이지 않는 소위 ‘업계 용어’다.


업계 용어도 ‘척척’…열정, 준비, 재능 모두 갖춰

지난해 12월 봉준호 감독과 함께 미국 NBC 토크쇼 ‘더 투나이트 쇼’에 출연한 샤론 최(왼쪽)와 샤론 최에 대한 별도 기사를 다룬 미국 ‘뉴욕타임스’. [각 사 화면 캡쳐]

지난해 12월 봉준호 감독과 함께 미국 NBC 토크쇼 ‘더 투나이트 쇼’에 출연한 샤론 최(왼쪽)와 샤론 최에 대한 별도 기사를 다룬 미국 ‘뉴욕타임스’. [각 사 화면 캡쳐]

셋째는 봉준호 감독에 대한 샤론 최의 깊은 존경과 관심이다. 아카데미 시상식이라는 세계적 행사에서 영화학도로서 존경해온 거장의 ‘입’으로 활약한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과 봉 감독의 말을 한 마디도 빠짐없이 전하고자 하는 그의 열정이 많은 영상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관심과 존경이 최고 집중력과 정성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우리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 세 가지로만 샤론 최의 발군의 통역 실력이 모두 설명되진 않는다. 그가 통역하는 모습을 자세히 살펴보면 봉 감독의 말 ‘맛’을 살리는 영어 표현을 순간적으로 찾아내고, 그것을 문장에 자연스럽게 담아내는 능력 또한 탁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상당한 길이의 한국어를 공책 필기 없이 암기에만 의존해 통역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이러한 능력은 학습만으로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고, 그에게 타고난 언어적 감각과 기억력이 있다고 짐작게 한다. 

자, 이제는 이 모든 요소가 완벽한 조화를 이뤄 만들어낸 결과물을 살펴보자. 우리가 봉 감독처럼 영화를 만들진 못해도 샤론 최처럼 영어 문장을 구사할 수는 있다. 생활영어에서 널리 활용할 수 있는 문장 위주로 골랐으니 암기해놓는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 The film is best when you go into it cold.
(영화는 모르고 가서 봐야 재미있습니다.)

지난해 12월 미국 NBC 토크쇼 ‘더 투나이트 쇼’에서 샤론 최가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처음 알린 문장이다. 그 덕분에 cold에 ‘춥다’와 ‘감기’ 외에도 ‘알지 못한 채’라는 뜻이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게 됐다. 이 상황에서 cold의 사전적 의미는 ‘사전준비 없이(without preparation)’다. 이를 영화를 관람하는 상황과 결합하면 ‘내용을 모른 채’라는 뜻이 된다. 

cold가 ‘알지 못한 채’라는 뜻으로 사용되는 대표적 표현으로는 ‘cold case’가 있다. ‘미제사건’이라는 뜻이다. ‘Police reopened a 29-year-old cold case’는 ‘경찰이 29년째 미제로 남겨진 사건의 재조사를 시작했다’는 뜻이다. ‘미제사건이 됐다’라는 말은 두 가지로 표현할 수 있다. 우선 go와 cold를 사용해 ‘The case has gone cold’라고 할 수 있으며, remain을 활용해 ‘The homicide case has remained unsolved for 10 years(그 살인사건은 10년째 미제로 남겨져 있어)’라고 해도 된다.

# If any of you guys are acquainted with him, please let him know.
(그 사람을 아시는 분 있으면 제 말 좀 꼭 전해주세요.)

우리는 “혹시 누구 아세요?”라는 말을 자주 한다. 이를 영어로 표현하면 “Do you know ○○○?”이다. 하지만 샤론 최처럼 “Are you acquainted with ○○○?”라고 하면 좀 더 고급스러운 표현이 된다. acquaint의 명사는 acquaintance로 ‘아는 사람, 지인’이라는 뜻이다. 

한편 acquaint를 능동태로 사용하면 ‘타인에게 무언가를 알리다’라는 표현을 만들 수 있다. ‘The company screened the film to acquaint customers with the technology(회사는 고객에게 기술을 알리기 위해 영화를 상영했다).’


2월 8일 열린 2020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드에 참석한 봉준호 감독(왼쪽)과 샤론 최. [GETTYIMAGES]

2월 8일 열린 2020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드에 참석한 봉준호 감독(왼쪽)과 샤론 최. [GETTYIMAGES]

# I can’t go into detail because you have yet to see this film.
(아직 영화 안 봤잖아요. 그래서 자세히 얘기할 수는 없는데.)

막상 말을 꺼냈지만,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곤란할 때가 있다. ‘I can’t go into detail’은 그런 상황을 모면할 수 있는 좋은 표현이다. explain을 사용해도 된다. ‘I can’t explain in detail(구체적인 설명을 해줄 순 없다).’ 

대화 상대를 특정해야 할 때는 give를 쓴다. ‘I can’t give you an explanation in detail’ 혹은 ‘I can’t give you a detailed explanation’이라고 하면 된다. 확장 표현은 이렇다. ‘I can’t give you further detail(더는 구체적인 정보를 줄 순 없어).’ ’I can’t elaborate further on the issue(더는 구체적인 설명을 해줄 수 없다).’ elaborate의 뜻은 ‘자세히 설명하다’이다.

# All the characters are very far from violence.
(나오는 인물들이 사실 범죄와는 다 상관없잖아요.)

‘○○○와는 거리가 먼, 무관한’이라는 표현으로 ‘is far from’은 매우 유용하게 쓰인다. ‘It is far from perfect(완벽과는 거리가 멀다)’ ‘The work is far from over(일 끝나려면 아직 한참 남았다)’ ‘They are far from hipsters(저들은 유행에 민감한 힙스터라고 보기 어렵다)’ 등등. 물리적으로 떨어진 거리를 표현할 수도 있다. ‘That’s very far from here(여기서 엄청 떨어진 곳이다).’

# I thought ‘I was done for the day’ and was ready to relax.
(오늘 할 일은 다 끝난 줄 알고 쉬려고 했는데.)

done은 ‘다 끝났다’를 표현할 때 유용하게 쓰인다. 동사 do의 완료 형태로 어떤 행동이 ‘완료’된 모든 경우에 사용할 수 있다. ‘I’m done with work(할 일을 다 했다).‘ ’Mom, I’m done with my school assignment(엄마, 저 학교 숙제 다했어요).’ 계약과 관련해서도 종종 쓰인다. ‘It’s a done deal(거래가 성사됐다).’ 참고로 회사에서 “자, 오늘은 여기까지 합시다”라고 할 때는 “Let’s call it a day”다.

# That scene was very traumatic and ingrained in my mind.
(그 장면이 트리우마처럼 머릿속에 각인돼 있어요.)

어떤 장면이나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상황을 표현할 때는 ‘is ingrained in’를 사용한다. ‘My experience at the concentration camp is deeply ingrained in my memory(강제수용소에서 경험은 내 기억 속 깊이 자리 잡아 도무지 떨쳐낼 수 없다).’ 감정이나 기억과 관련이 없더라도 무엇인가의 ‘기저에 깔린’을 표현하려 할 때도 사용할 수 있다. ‘Sexism is ingrained in the movie(그 영화는 성차별적 요소를 기저에 깔고 있어).’ 

광고나 정치인 연설을 보면 “우리의 DNA에는 ○○○가 있다”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는데, 이 경우에도 유용하다. ‘A sense of cooperation is ingrained in our DNA(협동 정신은 우리의 DNA에 새겨져 있다).’

# I do tend to control everything fairly meticulously.
(나는 매사를 아주 꼼꼼하게 처리합니다.)

우리는 집이나 직장에서 “빼먹거나 실수하는 것 없이 꼼꼼히 잘 처리해”라는 말을 하루에도 몇 번씩 듣는다. 이런 표현에 딱 맞는 단어가 meticulous다. ‘He is very meticulous about his work. I can’t imagine him making a mistake(그의 일 처리는 늘 매우 꼼꼼해. 그래서 그가 실수한다는 건 상상조차 어렵지).’ ‘His planning and preparation are always meticulous(그의 계획과 준비는 언제나 꼼꼼하고 철두철미하다).’


박시수는… 
영자신문 ‘코리아타임스(The Korea Times)’에서 디지털콘텐츠팀 팀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온갖영어문제연구소’를 운영하고도 있다.






주간동아 2020.02.21 1227호 (p38~41)

박시수 유튜브 ‘온갖영어문제연구소’ 운영자 parksis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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