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05

2015.09.14

발기약품 시장 ‘구구-팔팔’ 화제

한미약품 처방 1위 ‘팔팔’ 이어 타다라필 성분 ‘구구’ 출시 ‘99세까지 88하게’ 슬로건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입력2015-09-14 10: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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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아그라를 제치고 국내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의 1인자로 등극한 타다라필(오리지널 시알리스) 특허가 만료되면서 국내에서만 150여 개 품목의 제네릭(복제약)이 쏟아지고 있다. 이들 약품 중 한미약품의 ‘구구’가 주목받고 있다. 구구가 출시부터 화제가 된 이유는 한미약품이 2012년 출시한 실데나필(오리지널 비아그라) 성분의 발기부전 치료제 ‘팔팔’ 때문이다. 2012년 5월 발매된 ‘팔팔’은 출시 첫 달 오리지널(비아그라) 처방량을 훌쩍 뛰어넘는 성공을 거뒀다. 팔팔은 현재까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는 발기부전 치료제.

    실제로 팔팔은 2012년 6월 출시 한 달 만에 26만5192정의 처방량을 기록하며, 기존 넘버원 브랜드였던 비아그라(10만4657정)와 시알리스(20만9093정)를 모두 추월했다. 팔팔 돌풍은 지난해에도 계속 이어졌는데, 2014년 한 해 동안 500여만 정이라는 압도적 처방량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발기부전 치료제 처방량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통계는 모두 IMS데이터 기준).

    팔팔 돌풍을 일으킨 한미약품이 후속 제품으로 구구를 출시하자 국내 제약회사들은 바짝 긴장하는 모양새다. 현재 구구와 같은 성분의 약품을 출시한 60여 개 제약사가 팔팔이 거둔 성과를 의식해 한미약품의 구구 마케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에 한미약품은 ‘99세까지 88하게’를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독특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성행위가 직접 연상되는 타사 제품과 달리 친근하면서도 건강한 삶을 떠올리게 하는 제품명도 화제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구구는 숫자 99 또는 한자음 久(오랠 구) 자와의 연상 작용을 활용한 제품명으로, 팔팔과의 연음효과를 통해 ‘99세까지 팔팔하게(99팔팔)’ ‘오래오래 팔팔하게(久久팔팔)’ 등으로 해석된다. 이런 약 이름의 연상 작용을 통해 건강하고 행복한 성생활을 유지하는 구구팔팔 헬스케어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제 한미약품 영업사원들은 가슴에 ‘9988’이 새겨진 배지를 달고 병·의원을 출입하고 있다. 제약사 수십 곳이 동일한 성분으로 경쟁을 벌이는 만큼 ‘구구팔팔’이란 브랜드를 확고히 하겠다는 게 이 회사의 전략이다.

    타다라필 성분의 구구와 실데나필 성분의 팔팔은 발기부전을 치료하는 기전은 유사하지만 발기부전 환자의 상태나 선호도에 따라 의료진의 선택이 달라질 수 있다. 실데나필(팔팔)은 성행위 1시간 전 복용하고 발기 시 성기의 단단한 정도(강직도)가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타다라필(구구)은 성행위 30분 전 복용 가능하며 약효가 24~36시간 지속되는 게 특징이다. 새롭게 출시된 구구는 5mg, 10mg, 20mg 세 가지 용량과 물과 함께 복용하는 정제, 물 없이 씹어 먹는 츄정 두 가지 제형으로 발매됐다. 반면 팔팔은 25mg, 50mg, 100mg 용량과 정제, 츄정 두 가지 제형으로 구분돼 있다. 두 제품 모두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으로 복용 시 두통이나 소화불량 등 일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의사의 진료를 거쳐 처방받아야 한다.



    발기약품 시장 ‘구구-팔팔’ 화제

    9월 9일 ‘구구데이’를 맞아 기념사진을 찍은 한미약품 영업사원들과 새로 출시된 발기부전 치료제 ‘구구’와 ‘팔팔’(왼쪽부터 시계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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