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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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은 조상님이 특사는 회장님이?

  •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입력2015-08-17 13: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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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립운동은 조상님이 특사는 회장님이?
    정부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8월 13일 생계형 사범, 불우 수형자 등 6527명에 대해 대규모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이날 발표한 특별사면 명단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외에도 김현중 한화그룹 부회장과 홍동옥 한화그룹 여천NCC 대표이사 등 경제인 14명이 포함됐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이번 사면은 국가 발전과 국민대통합의 계기로 삼으면서 국민의 사기를 진작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며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절제된 사면이 이뤄지도록 했다”고 밝혔다.

    누리꾼들은 사면 결과에 공감할까. 이날 네이버 뉴스란에서 공감을 가장 많이 얻은 댓글은 “독립운동은 조상님들이 하고 특사는 왜 저들이 받아?”였다. 이후로는 “그녀에게 원칙은 없었다” “범죄자들이 사면받는데 왜 국민 사기가 오르냐?” “롯데 사태만 없었으면 다 풀어줬을 텐데 아깝겠네” “범죄자 6527명이 길거리로 쏟아진다” 등이 많은 공감을 얻었다.

    이번에 특별사면을 받은 최태원 회장은 회사 자금 497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돼 2013년 징역 4년 실형을 선고받고 2년 7개월째 복역 중이었다. 재계 총수 중 특별사면에 포함된 이는 최 회장뿐이다. 과거 두 차례 사면받은 전력이 있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나 사면 대상으로 거론되던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 등은 제외됐다. 그의 사면을 다룬 관련 기사들에는 “이렇게 대기업 총수에게 목맨 정부라니 이 나라를 구원해줄 존재가 대기업뿐이란 게 씁쓸하네요” “재벌들은 블로그에 교도소 체험 후기 올려야겠군. 무슨 체험단도 아니고…” 등의 댓글이 달렸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규모 특별사면을 두고 ‘말 바꾸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박 대통령은 대통령선거(대선) 후보였던 2012년 대선공약을 통해 “대기업 지배주주, 경영자의 중대범죄에 대한 사면권 행사를 제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통령 당선인 신분이던 2013년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단행한 특별사면을 두고 “국민 정서와 배치되는 특별사면은 좀 더 신중해야 한다. 특히 부정부패나 비리에 연루된 사람들에 대한 사면은 국민을 분노케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누리꾼들은 박 대통령의 과거 언행을 다룬 기사에 “원칙은 개뿔. 반칙과 변칙이지” “남이 사면하면 돈 받고 풀어준 나쁜 특사, 본인이 하면 경제 살리는 착한 특사” “공약이 뭐였는지 기억 못 할걸”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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