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73

2015.01.26

넌 놀기만 하니, 난 배우고 남긴다

설연휴 활용해 떠날 수 있는 일주일 스펙여행 …여행 간 김에 자격증 따볼까

  •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입력2015-01-26 13: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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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넌 놀기만 하니, 난 배우고 남긴다

    필리핀 보라카이를 찾은 여행객들이 스킨스쿠버를 통해 물 속 세상을 경험하고 있다.

    회색 도시의 소음과 수많은 사람, 빌딩숲을 벗어나 여행을 떠나는 건 많은 직장인의 로망이다. 여행은 약간의 돈과 시간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바쁜 직장인 대다수는 돈이 있어도 시간을 내지 못하는 게 사실. 그렇기에 직장인에게는 주말과 붙은 이번 설연휴야말로 여행 대목이다. 그동안 여행하면서 필수 코스를 둘러보려고 허덕대거나, 리조트에서 하염없이 시간을 죽이는 게 지겨웠다면 이번에는 배우고 남는 게 있는 여행 플랜을 짜보면 어떨까. 반나절에서 일주일가량 투자해 할 수 있는 특색 있는 현지 체험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자격증을 딸 수 있는 체험부터 취미생활에 독서나 영화감상 대신 넣을 만한 독특한 체험도 있다. 일주일 이상 시간을 여유롭게 쓸 수 있는 이들을 위한 좀 더 긴 체험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스킨스쿠버 | 필리핀 세부, 보라카이, 마닐라 등

    7000여 개 섬으로 이뤄진 필리핀은 여행자들에게 해양스포츠의 천국으로 꼽힌다. 보라카이, 세부, 마닐라 등 다양한 곳에서 스킨스쿠버를 배우고 즐길 수 있다. 스킨스쿠버를 즐기는 이들을 위해 따로 투어 코스가 마련돼 있을 정도. 지역마다 있는 다이빙 스쿨을 찾거나 리조트와 연계된 투어 코스를 신청하면 된다. 보라카이에만 오션 필 다이빙 스쿨, 다이브구루스 보라카이, 아시아 다이버스 보라카이 등 100개 이상의 다이빙 스쿨이 있다.

    가장 기본적인 국제다이빙강사협회(PADI) 오픈워터(Open Water) 자격증을 획득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3일 정도. 한국인이 많이 가는 곳이라 대다수 다이빙 스쿨에서 한국인 강사를 만날 수 있다. 비용은 천차만별이지만 평균 300~400달러(32만~43만 원) 정도.

    마사지 | 태국 방콕, 치앙마이, 파타야 등



    태국 방콕 왕궁 남쪽에 자리한 왓 포 사원은 방콕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 중 하나다. 이곳에는 길이 46m, 높이 15m에 달하는 거대한 와불상이 있다. 왓 포 사원이 태국 정부 지원을 받아 운영하는 ‘왓 포 타이 전통 마사지 스쿨’은 태국 전통 마사지를 받으려는 관광객으로 늘 문전성시를 이룬다.

    여기서는 마사지를 받는 것은 물론이고 마사지를 배울 수도 있다. 오전 9시부터 4시까지 마사지를 배우고 수료증을 받을 수 있는 제너럴 타이 마사지 과정은 5일(30시간)이 소요된다. 4일간 이론과 실습 수업을 하고 5일 차에 실습과 문답 시험이 진행된다. 떨어져도 다음 날 다시 시험을 볼 수 있다. 당일 등록이 가능하며 비용은 9500바트(32만 원) 정도. 치앙마이, 파타야 마사지 스쿨에서도 자격증을 딸 수 있다. 문의 왓 포 타이 전통 마사지 스쿨(www.watpomassage.com)



    넌 놀기만 하니, 난 배우고 남긴다

    태국 전통 마사지를 배울 수 있는 왓 포 마사지 스쿨(왼쪽). 프랑스 음식문화의 정수를 배울 수 있는 르 코르동 블루.

    무에타이 | 태국 방콕, 푸껫, 치앙마이 등

    태국에서 배울 수 있는 건 마사지만이 아니다. 영화 ‘옹박’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태국 전통 무술 무에타이도 배울 수 있다. 태국에서는 무에타이가 국민 스포츠로, 꾸준히 경기가 열린다. 이 역시 방콕, 푸껫, 치앙마이 등지에 배울 수 있는 곳이 많다. 대부분 1회, 1주, 1달 코스로 구성돼 있다. 태국 내에서 인지도가 높은 푸껫 ‘수윗 무에타이’ 체육관에서는 현지 무에타이 챔피언 출신 트레이너에게 직접 기술을 전수받을 수 있다. 체육관 옆방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무에타이를 배우는 외국인도 많다. 1회 수업은 500바트(1만6500원), 1주 훈련은 3000바트(10만 원), 1달 훈련은 9000바트(30만 원)부터 시작한다. 숙박이 포함된 상품도 있다.



    꽃 장식 | 영국 런던

    영국 런던 나이츠브리지 부근에 있는 ‘주디스 블랙록 플라워 스쿨’은 권위 있는 플로리스트 양성소로 꼽힌다. 플로리스트 과정이 있는 영국 사립학교 중 유일하게 BAC(British Accre ditation Council) 국가 인증을 받았다. 화병꽂이부터 빈티지 플라워, 웨딩 플라워 과정 등이 있어 하루 코스부터 4주 과정 집중 코스까지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자격증은 3일 이상 코스부터 나온다. 장미와 작약조차 구분하지 못하는 초급자를 위한 수업은 150파운드(25만 원), 신선한 꽃을 사고 꽃의 생명을 연장하는 법 등을 배우는 원데이 테이스터 코스는 175파운드(29만 원)다. 예비 신부가 자신의 웨딩 플라워를 계획하고 디자인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일일 웨딩 플라워 코스는 240파운드(39만 원). 파티와 이벤트에 어울리는 꽃 장식을 배울 수 있는 파티와 이벤트 과정(4일)은 수료증이 나온다. 비용은 950파운드(156만 원). 문의 주디스 블랙록 플라워 스쿨(www.judithblacklock.com).



    요리 수업 | 르 코르동 블루

    1895년 설립된 요리학교 르 코르동 블루는 프랑스 음식문화의 정수를 배울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전 세계 유학생들이 이곳에서 교육을 받는다. 서울을 비롯해 아시아, 오세아니아, 유럽, 북중미, 남미 등에 15곳의 캠퍼스가 있다. 여행자를 위한 3~6시간 코스의 체험 프로그램은 애피타이저, 메인, 디저트 등 코스별로 강의를 들으며 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볼 수 있다. 프랑스 파리 캠퍼스 기준으로 과일 타르트, 파운드케이크, 마카롱 등 디저트 배우기, 와인, 샴페인 마시는 법, 전통 베이킹 등을 배울 수 있다. 2시간부터 4일까지 체험 비용은 45~990유로(6만~125만 원) 선. 매월 한 차례 있는 요리 실습을 해볼 수 있는 6시간 코스는 199유로(25만 원). 문의 르 코르동 블루(www.cordonbleu.edu).

    왈츠 | 오스트리아 빈

    빈 사람들의 생활 속 깊숙이 자리 잡은 왈츠. 헤르날, 엘마이어 등 명문 강습소에서 왈츠를 배울 수 있다.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헤르날 댄싱 스쿨’에서 2인1조로 2시간 동안 왈츠의 박자 감각을 익히고 기본 스텝과 턴 동작을 배운다. 강습을 마치면 수료증이 나오고 차와 커피, 디저트가 있는 뒤풀이 자리가 이어진다. 수업은 영어 또는 독일어로 진행된다. 강습료는 1인당 30유로(4만 원). 문의 헤르날 댄싱 스쿨(www. viennawaltz.at), 엘마이어 댄싱 스쿨(elmayer.at).

    탱고 |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오스트리아에서 우아한 왈츠를 배울 수 있다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정열적인 탱고를 배울 수 있다. 탱고를 배울 수 있는 곳을 찾는 것도 어렵지 않다. 일회성으로 탱고 무료 수업을 진행하는 호스텔도 있고, 수많은 밀롱가에서 탱고 수업을 진행한다. 현지 유학원인 ‘멘트 아르헨티나’에서는 탱고 외에도 사진, 베이킹, 와인, 요가 등의 수업을 진행한다. 이곳에서 2, 4, 6, 8주 프로그램으로 탱고를 배우고 수료증을 받을 수 있다. 공항 픽업도 제공한다. 여행 일정에 맞춰 신청하자. 비용은 2주에 1250달러(136만 원). 문의 멘트 아르헨티나(menteargentina.com).



    레터 프레스 | 영국 런던

    영국 런던 ‘인티마 프레스’에서는 오래된 책을 복원하거나 유명 판화작가들의 작품, 개인 청첩장 등을 찍어보는 다양한 레터 프레스를 체험할 수 있다. 가격은 프로그램별로 상이하며 스튜디오, 재료비를 포함해 110달러(12만 원)부터 시작한다. 6일 과정은 520달러(56만 원). 이 밖에도 나만의 책을 만들 수 있는 북아트 수업도 받을 수 있다. 하루 과정의 기본 북아트 수업은 재료비를 포함해 235달러(26만 원)다. 문의 인티마 프레스(intimapress.com).

    뜨개질 | 미국 뉴욕

    넌 놀기만 하니, 난 배우고 남긴다

    미국 뉴욕 라이언 브랜드 얀 스튜디오에서 뜨개질을 배우는 사람들.

    코바늘 뜨기와 뜨개질을 배우고 싶다면 미국 뉴욕 ‘라이언 브랜드 얀 스튜디오’를 찾자. 수업 시간은 각각 2시간. 도안을 읽는 법을 배우면 컵받침부터 인형까지 하루 만에 완성할 수 있다. 매주 화요일 5시 30분~6시 30분에는 코바늘뜨기, 매주 수요일 5시 30분~6시 30분에는 무료 뜨개질 클리닉을 진행하니 이때 궁금한 점을 마음껏 질문하자. 뜨개질과 코바늘뜨기 수업비는 재료비 포함 각각 40~50달러(4~5만 원). 문의 라이언 브랜드 얀 스튜디오(lionbrandyarnstudio.com).

    스페인어 | 콜롬비아, 멕시코, 아르헨티나, 과테말라 등

    중남미 장기 여행을 떠나는 여행자에게는 현지에서 최소 2주~1개월가량 스페인어를 배우는 게 하나의 트렌드다. 물론 짧은 기간에 새로운 언어를 완벽하게 마스터하는 건 어렵지만, 영어가 잘 통하지 않는 남미에서 생존용 스페인어가 가능한 것과 아닌 것은 여행의 질을 확 바꿔놓는다. 현지인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수업을 받을 수 있어 많은 여행객이 선호한다.

    베테랑 여행자들이 추천하는 코스는 지리적으로도 최북단이고 중남미에서 스페인어가 가장 정확하다고 알려진 콜롬비아에서 스페인어를 익히고 대륙 아래로 내려가며 여행하는 것. 콜롬비아 보고타 국립대에서 외국인을 위한 두 달짜리 어학 코스를 진행한다. 수업료가 저렴해 여행자와 유학생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아르헨티나에서 배우는 스페인어 수업은 자칫하면 사투리를 배울 수 있으니 잘 알아봐야 한다. 교육비는 천차만별이지만 대체로 2주 과정이 400~500달러(44만~54만 원) 선. 유학원 수업을 들을 경우 추가 비용을 내고 숙소를 포함하거나 홈스테이를 할 수도 있다.



    가죽 공예 | 이탈리아 피렌체

    넌 놀기만 하니, 난 배우고 남긴다

    이탈리아 피렌체 스쿠올라 델 쿠오이오에서는 가죽 공예를 배울 수 있다.

    가죽 제품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장인의 기술을 전수받고 싶다면 가죽 학교 ‘스쿠올라 델 쿠오이오’를 찾아가 보자. 피렌체에서 머무는 기간이 짧다면 짧은 코스 수업을 들으며 가죽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3시간, 6시간, 5일(30시간) 과정이 있다. 혼자서도 수업을 받을 수 있고, 여러 명이 수업을 받을 경우 수업료가 저렴해진다. 1명 기준 수업료는 각각 부가세를 제외하고 3시간 과정이 210유로(26만 원), 6시간 과정이 310유로(39만 원)다. 5일(30시간) 과정은 2명부터 들을 수 있는데 1인당 350유로(44만 원)다. 짧은 수업을 마치면 멋진 가죽 북 커버나 파우치를 완성할 수 있고 긴 수업이 끝나면 벨트, 지갑, 핸드백 등을 손에 쥘 수 있다. 가죽을 어떻게 자르고 패턴을 구성하며 마무리를 어떻게 하는지까지 완벽하게 마스터할 수 있는 장기 코스는 3개월(360시간)에 5600유로(706만 원), 6개월(720시간)에 9800유로(1236만 원)다. 문의 스쿠올라 델 쿠오이오(www.scuoladelcuoio.com).

    주 | 괄호 안 원화는 2015년 1월 23일 환율 어림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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