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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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의 봄 맞는 클래식 공연장

스메타나홀과 드보르자크홀

  • 황장원 음악칼럼니스트 tris727@naver.com

    입력2015-01-19 09: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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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라하의 봄 맞는 클래식 공연장

    체코 프라하 ‘오베츠니 둠’의 야경. 1918년 체코 독립선언이 공포된 역사적 현장이다.

    오스트리아 빈과 체코 프라하의 공통점은? 각 나라의 수도라는 점. 과거 합스부르크 왕조 시절 정치·경제·문화 중심지라는 점. 강(도나우=다뉴브, 블타바=몰다우)을 끼고 발달한 도시라는 점. 모두 옳은 답이지만 필자는 ‘음악의 도시’라는 점을 꼽고 싶다. 무엇보다 거리를 걷다 어디선가 클래식 음악이 들려오는 일이 이 두 곳만큼 자연스럽고 당연하기까지 한 대도시를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프라하에선 설령 클래식 애호가가 아니라 해도 한 번쯤 클래식을 접하고 싶어진다.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조반니’가 초연된 극장이 있고 도시 명물인 ‘인형극 오페라’ 외에도 크고 작은 교회나 궁전에서 관광객 대상의 연주회가 열린다.

    좀 더 적극적인 애호가는 다른 방향으로 눈길을 돌린다. 이들의 선택은 대개 19세기 민족운동의 요람인 ‘국민극장’에서 체코어 오페라를 보거나, 체코 필하모닉, 프라하 심포니 등 정규 오케스트라의 콘서트를 참관하는 것이다. 또는 카를 다리 근처 블타바 강변에 자리한 스메타나 박물관, 중심부에서 조금 떨어진 드보르자크 박물관과 비셰흐라트 묘지, 모차르트가 머물렀던 베르트람카 별장 등을 방문하기도 한다.

    이쯤에서 프라하의 대표 클래식 공연장 두 곳을 소개할까 한다. 이들은 매년 5월 열리는 ‘프라하의 봄 음악제’의 주요 무대이기도 한데, 하나는 ‘아르누보의 전당’으로 일컬어지는 ‘오베츠니 둠(시민회관)’ 내 ‘스메타나홀’이고, 다른 하나는 네오르네상스 양식으로 지어진 ‘루돌피눔(예술가의 집)’ 내 ‘드보르자크홀’이다. 전자(1912년 개관·1071석)는 1918년 체코 독립선언이 공포된 역사적 현장으로, 음악제의 개막 공연을 비롯해 체코와 세계 각지에서 온 유수 오케스트라의 공연이 열리는 콘서트홀이다. 후자(1885년 개관·1023석)는 한때 체코 의회의 회의장으로 사용됐으나(1919~41) 현재는 체코를 대표하는 오케스트라인 체코 필하모닉의 홈그라운드다. 단, 두 곳 모두 여름 시즌엔 정규 공연이 없다는 점을 기억해둬야 한다.

    프라하의 봄 맞는 클래식 공연장

    지난가을 ‘루돌피눔’ 내 ‘드보르자크홀’에서 열린 정기연주회. 독일 출신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왼쪽)와 오스트리아 지휘자 만프레트 호넥(오른쪽)이 호연했다.

    지난가을에는 드보르자크홀에서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정기연주회를 볼 수 있었다. 오스트리아 지휘자 만프레트 호넥이 레오시 야나체크의 ‘예누파 조곡’,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죽음과 변용’, 구스타프 말러의 가곡집 ‘소년의 신기한 뿔피리’ 등을 지휘했고, 노래는 독일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가 맡았다. 카를로스 클라이버를 연상케 하는 멋스러운 지휘 동작을 자랑하는 호넥이 명쾌하게 조형해 보인 ‘죽음과 변용’도 호연이었고, 괴르네가 묵직하고 풍윤한 목소리를 자유자재로 조절하며 요리해낸 12개의 ‘뿔피리 가곡’도 훌륭했다.



    특히 괴르네는 보통 여가수가 부르는 곡과 성부까지 소화하는 모험을 감행했는데, 불곰 같은 외모에 어울리지 않게 능청스러운 몸짓까지 곁들여 관객들의 미소를 유발했다. 또 ‘예누파 조곡’에서는 체코 악단이 연주하는 체코 음악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드보르자크홀의 음향은 다소 실망스러웠는데, 이른바 ‘목욕탕 사운드’로 불리는 과도한 잔향이 꽤나 부담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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