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53

2014.09.01

함께 즐겨라, ‘모두의 축제’를

각국 경기 응원부터 문화까지 다양한 교류 통해 미래 만들기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입력2014-09-01 11: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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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 즐겨라, ‘모두의 축제’를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마스코트 ‘바라메’ ‘비추온’ ‘추므로’(왼쪽부터)가 선수촌을 배경으로 인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외국인 노동자가 많잖아요. 저는 인천 남동공단 근처에 살아서 특히 아시아 여러 나라 출신 노동자들을 자주 봐요. 그분들이 우리나라의 폐쇄적인 문화 때문에 상처 받는 일이 적잖다고 들었는데, 이번 아시아경기대회가 그런 풍토를 없애고, 모두 화합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청년서포터 이혜정(35) 씨의 바람이다. 그를 비롯한 ‘2014인천아시아경기 청년서포터스’는 요즘 ‘We are always behind you’(우리는 항상 당신 뒤에 있습니다)라는 글씨가 새겨진 파란색 반팔티를 입고 시내 곳곳을 누비고 있다. 인천아시아경기 참가국 중 원정응원단을 구성하기 어려운 처지의 나라 선수들을 응원하는 게 이들의 역할. 이외에도 도심에서 다문화페스티벌을 열어 아시아 각국의 전통의상을 소개하는 등 다양한 문화 교류 활동을 펼친다.

    6월 1일 인천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우리나라 대표팀과 쿠웨이트 대표팀의 축구 평가전이 열렸을 때는 청년서포터스 2500여명이 단체로 쿠웨이트 대표팀을 응원하기도 했다. 당시 응원단으로 참여한 김동찬(27) 씨는 “한국 대표팀을 응원하는 ‘붉은 악마’의 수가 훨씬 많았지만, 우리 목소리도 그에 뒤지지 않았다. 경기가 끝난 뒤 쿠웨이트 선수들이 우리 앞으로 다가와 인사하고 유니폼을 던져주는데, 진심으로 고마워하는 마음이 전해져 찡했다”고 밝혔다. 그는 “국가대항전을 볼 때 보통은 우리나라를 응원하느라 경기 자체를 즐기지 못하지 않나”라며 “그런데 이날은 우리가 골을 넣든 쿠웨이트가 골을 넣든 다 좋아, 정말 축구를 100% 즐기게 되더라. 돌아보면 나 자신에게도 행복한 경험이었다”고 덧붙였다.

    함께 즐겨라, ‘모두의 축제’를

    ‘2014 인천아시아경기 청년서포터스’로 활동 중인 이혜정 씨(왼쪽)와 김동찬 씨.

    인천아시아경기 슬로건은 ‘평화의 숨결, 아시아의 미래’. 아시아 국가들이 우정과 화합을 통해 평화를 추구하고, 함께 빛나는 미래를 만들어가자는 뜻을 담고 있다. 인천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번 대회를 ‘나눔의 따스함을 느낄 수 있는 감동의 장’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11년부터 ‘청년서포터스’를 운영하며 20, 30대 젊은이가 아시아 중소국가들과 교류하도록 지원해왔다.

    2011년부터 청년서포터스 운영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와 함께 아시아 내 스포츠 약소국을 후원하는 ‘비전(Vision) 2014’ 프로그램도 2007년부터 계속해왔다. 요르단, 타지키스탄, 부탄 등 체육 여건이 좋지 않은 아시아 국가 스포츠 유망주에게 훈련용품과 전지훈련 기회 등을 제공한 것이다. 그동안 이 프로그램 수혜자가 각종 국제대회에서 받은 메달은 103개(금 30, 은 27, 동 46). 6명은 2012 런던올림픽에도 출전했다. 이에 대해 채홍기 인천시청 대변인실 실무관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인천은 아시아 허브도시로서의 역량과 자질을 널리 알릴 수 있었고, OCA와 각국 올림픽위원회(NOC)의 찬사도 받았다”며 “대회 기간 청년서포터스의 활약까지 더해지면 이번 아시아경기는 아시아인이 다 함께 즐기는 명실상부한 축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함께 즐겨라, ‘모두의 축제’를

    6월 1일 인천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린 한국 대 쿠웨이트의 축구 평가전에서 ‘2014 인천아시아경기 청년서포터스’가 쿠웨이트팀을 열렬히 응원하는 모습과 아시아경기 선수촌 내 식당, 이번 대회를 앞두고 신축한 문학박태환수영장, 열우물경기장(위부터).

    이를 위한 준비는 착착 진행 중이다. 주경기장 가변석의 안전보강 작업도 마무리됐다. 인천아시아경기 개폐회식과 육상경기 등이 열리는 주경기장은 관람석 중 절반을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는 구조다. 대회 후 경기장 일부를 상업 및 문화시설로 변경하기 쉽게 설계한 것. 그러나 좌석 발판 사이가 넓어 소지품이 떨어지거나 어린이가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최근 이를 철판으로 막는 등 안전도를 높인 것이다.6월 인천시장 선거에서 당선한 뒤 주경기장을 방문해 직접 가변석 실태를 점검하고 보완을 지시했던 유정복 시장은 이후에도 ‘안전사고 예방’에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다는 후문이다.

    각종 편의시설, 선수촌도 공개

    다른 경기장도 준비를 마쳤다. 이번 대회를 위해 새로 지은 남구 매소홀로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는 8월 27일부터 박태환 선수가 물살을 가르며 마무리 훈련을 하고 있고, 역시 신축한 부평구 열우물로 열우물경기장(테니스·정구·스쿼시)에서는 아시아경기 운영 최종 점검 무대인 국제대회 ‘코리아컵 국제정구대회’가 한창이다.

    각국 선수단이 머무를 선수촌도 대중에 공개됐다. 선수들이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도록 병원, 우체국, 인터넷카페, 세탁소, 미용실, 탁구장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완비한 게 특징. 3500명이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선수촌 내 식당에서는 조리사 450명이 매일 80여 가지 메뉴를 내놓는다. 이슬람교 선수들을 위한 ‘할랄’(이슬람교 의례에 따라 도살된 고기) 음식과 채식주의자 전용 요리도 제공한다.

    이제 개막식 팡파르가 울릴 일만 남았다.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열전을 치르는 동안 인천 곳곳에서는 아시아 각국 요리사가 참여하는 세계음식박람회와 부평풍물대축제, 전통예술 상설공연 등 다채로운 문화행사가 펼쳐질 예정이다. 인천국제공항과 송도신도시를 바탕으로 국제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는 인천이 이번 대회를 계기 삼아 도시 브랜드 가치를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지, 많은 이의 눈이 인천으로 쏠리고 있다.

    아시아경기대회와 함께 즐기는 인천 여행

    곳곳에 관광명소…다채로운 코스 마련


    함께 즐겨라, ‘모두의 축제’를

    인천의 짜장면박물관(위)과 차이나타운 입구.

    인천국제공항, 인천항이 있는 인천은 많은 여행자의 기착지다. 동시에 그 자체로 훌륭한 여행지이기도 하다. 아시아경기대회 기간 인천을 찾는다면 곳곳의 관광명소도 함께 둘러보자. 인천시는 초지진과 덕진진, 고려궁터 등을 돌아볼 수 있는 ‘강화도 역사문화’ 코스부터, 인천의 과거·현재·미래를 한눈에 보여주는 컴팩스마트시티와 우리나라 최초의 해수공원 송도센트럴파크를 잇는 ‘송도미래길’까지 짧게는 반나절, 길게는 1박 2일 동안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관광코스를 마련했다.

    짜장면, 냉면, 쫄면 등 인천이 자랑하는 면요리의 향연도 즐길 만하다. 1883년 제물포항이 열리고 이듬해 청나라 조계지가 설치되면서 일찌감치 중국인이 모여 살기 시작한 인천은 1935년 우리나라 최초의 밀가루 공장까지 들어서며 자타가 공인하는 대한민국 면요리의 중심이 됐다. 서울메트로 1호선 인천역에서 내리면 한국식 짜장면의 발상지 인천 차이나타운에 갈 수 있다. 100여 년 전 짜장면 역사가 시작된 요릿집 ‘공화춘’은 ‘짜장면박물관’으로 변했지만, 여전히 30여 개의 ‘중국집’이 성업하며 명불허전의 맛을 선보이고 있다.

    동인천역 앞에는 화평동 냉면거리가 있다. ‘세숫대야 냉면’이라는 별칭으로 유명한 독특한 스타일의 냉면을 국내 최초로 내놓은 곳이다. 지금도 지름이 30cm에 이르는 큰 그릇에 갖가지 재료를 담고 고추장 양념으로 맛을 낸 ‘화평동 냉면’을 파는 가게가 10여 곳 모여 있다. 인근 신포동에는 또 다른 대한민국 대표 면요리 ‘쫄면’의 원조집도 있다. 1970년대 초 가게 주방장이 면이 쫄깃쫄깃하다는 이유로 떠올린 이 이름은 이후 하나의 고유명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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