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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족쇄 푼 일본 거침없이 무기 증강

전쟁할 수 있는 나라 ‘군사대국화 행보’ 벌써부터 우려

  • 배극인 동아일보 도쿄 특파원 bae2150@donga.com

족쇄 푼 일본 거침없이 무기 증강

족쇄 푼 일본 거침없이 무기 증강

미국 해군 상륙함 본험 리처드함 갑판에서 이륙 대기 중인 오스프리(MV-22) 수송기.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으로 전수방위(專守防衛·공격을 받았을 때만 방위력을 행사) 틀에서 벗어난 일본이 공격용 방위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중국을 자극해 동북아 군비경쟁 가속화라는 악순환을 초래할 전망이다. 일본 잡지와 인터넷 공간에서는 중·일 두 나라의 전력을 비교하며 전쟁이 벌어질 경우 누가 이길지 예측하는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최근 미국을 방문한 오노데라 이쓰노리 일본 방위상의 행보다. 오노데라 방위상은 7월 8일 미국 샌디에이고 해군 시설을 방문해 미 해병대 등이 적지를 기습 상륙할 때 사용하는 ‘강습양륙함’을 시찰하고 이 함정을 해상자위대에 도입하는 방안을 시사했다. 강습양륙함은 수직이착륙 수송기인 오스프리(다목적 쌍발 이착륙기), 수륙양용차, 헬기, 수직이착륙 전투기 탑재가 가능한 공격용 함정으로, 미 해병대가 기습 상륙작전을 전개할 때 사용하고 있다. 2003년 이라크전쟁 당시 미 해병대는 최전선에 투입된 바 있다.

중국 겨냥 해병대 창설 추진

오노데라 방위상은 “강습약륙함은 동일본 대지진 때도 활약했다”며 재난용임을 내세웠다. 하지만 그가 강습양륙함을 탐내는 진짜 이유가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영유권 문제로 다투고 있는 중국을 겨냥한 것임은 말할 나위도 없다. 이는 해병대 창설을 추진하는 일본의 최근 움직임과 고스란히 맥이 닿는다.

오노데라 방위상은 또 항공자위대에 42기가 배치될 예정인 F-35 스텔스 전투기 제조공장을 시찰한 뒤 기자들에게 F-35 추가 도입 의욕도 나타냈다. F-35는 훈련비행을 위해 이륙하던 중 화재가 나는 등 각종 결함이 잇따라 발견돼 논란을 빚고 있지만, 여전히 대표적인 차세대 스텔스기다. 그는 “세계 최고 성능으로 미·일동맹의 결속을 좀 더 강화하는 의미에서 중요한 장비”라고 강조했다.



워싱턴에서는 안전성 논란이 이어지는 오스프리에 시승한 뒤 2015년도 예산에 오스프리 구매비용을 반영하겠다는 의향을 밝혔다. 일본은 2018년까지 이 수송기를 17기 구매할 계획이다. 오스프리는 종전 CH-46 헬기에 비해 속도는 2배, 적재량은 3배, 항속거리(한 번 연료주입으로 비행할 수 있는 거리)는 최고 6배에 달해 자위대의 공격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이와 함께 일본은 첨단기술을 활용해 국산 첨단무기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5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F-3’의 시제기 ATD-X 시험비행을 올해 안에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당초 예정이던 2018년에서 앞당긴 것이다. F-3는 원래 2035년을 전후해 배치될 계획이었지만 시험비행 결과에 따라 일정이 앞당겨질 수 있다.

ATD-X는 일본 방위성과 미쓰비시 중공업이 1990년대 후반부터 개발하는 기종으로, 과거 미국의 5세대 전투기 기술이전을 이끌어내려는 사실상 ‘협박카드’ 목적으로 개발하기 시작했다는 주장도 있다. 배경은 이렇다. 일본은 당초 미국만이 독자적으로 운용하는 최첨단 스텔스기 F-22 랩터를 도입하기를 원했다. 하지만 미국이 이를 거부하고 스텔스 기능이 다소 처지는 F-35를 제공하기로 결정하자 독자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나섰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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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2일 일본 언론에 노출된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3의 시제기 ATD-X. 중국 시나닷컴과 여러 군사매체는 이 영상을 전하면서 일본 측이 의도적으로 공개했다고 분석했다.

ATD-X의 제원과 성능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F-22에 필적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엔진 분사 방향을 바꾸는 방식으로 수직상승 비행이 가능해 순간적인 방향 전환과 기동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 언론은 일본의 스텔스기 개발이 2017년을 전후해 실전 배치될 중국의 4세대 스텔스 전투기 젠-20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아사히신문’은 “젠-20에 비해 F-35라면 유리, F-22라면 완벽한 승리”라는 자위대 간부의 말을 전했다. F-22에 필적할 만하다는 일본의 독자 스텔스기는 젠-20과 비교할 수 없는 높은 성능을 갖추고 있다는 뜻이다.

따지고 보면 일본의 기존 전력도 이미 질적인 면에서는 중국을 압도한다. 지난해 일본 ‘방위백서’에 따르면 해상자위대는 길이 248m에 기준 배수량 약 1만9500t에 달하는 항공모함급 헬기 호위함 ‘이즈모’를 비롯해 호위함 48척, 잠수함 16척, 기뢰함정 29척, 초계함 6척, 수송함 12척 등 총 141척의 함정을 보유하고 있다. 또 해상전력의 핵심인 이지스함(항공기나 미사일에 의한 공격에 대처하고자 전자 탐지 및 공격지휘 장치, 미사일 등을 결합한 이지스 시스템을 갖춘 함정) 6척과 대잠 초계기 P-3C 75기를 갖추고 있다. 공군 전력은 F-15 201기, F-4 62기, F-2 92기, E-2C 조기경보기 13기 등 육상·해상·항공자위대 통틀어 1000여 기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일본은 최신 요격 미사일을 탑재한 이지스함 2척을 앞으로 10년 내 추가 배치해 이지스함 8척 체제를 운영할 예정이다. 호위함의 경우 현 48척 체제에서 54척으로 확대하겠다고 지난해 12월 발표한 10개년 방위력 정비지침 방위계획대강에서 밝힌 바 있다. 잠수함 전력도 현행 16척에서 22척 체제로 늘릴 예정이다. 일본 잠수함 전력은 16척 체제로도 아시아 최강이다.

항공자위대는 340대인 작전용 항공기와 260대인 전투기를 각각 360대, 280대로 20대씩 증강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F-35 보유 대수도 100대 이상으로 늘린다는 구상이다. 미국의 무인정찰기인 글로벌 호크 3대를 도입하는 계획도 이미 수립돼 있다.

무기 생산과 수출 길도 구축

이와 관련해 2013, 2014년 국방예산을 2년 연속 증액한 일본 정부는 2014∼2018년 방위비를 2011∼2015년의 23조 4900억 엔보다 약 1조5000억 엔 늘어난 25조 엔 안팎으로 잡고 있다. 특히 4월 무기 수출 3원칙을 사실상 폐지함에 따라 앞으로는 국제 공동개발을 통해 무기생산 기술을 발전시키고 수출을 통한 양산체제도 구축할 전망이다.

빗장 풀린 일본의 군사대국화 행보는 이렇듯 가공할 정도다. 일본의 군사대국화가 중국을 견제하고 한반도 유사시 한미동맹의 작전 효율을 높이는 순기능도 있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일본 우익정권의 역사수정주의를 감안하면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미·일동맹의 틀 속에서 관리될 것이라는 기대가 어느 순간 깨지면 미국의 견제조차 먹히지 않는 시점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주간동아 2014.07.21 947호 (p44~45)

배극인 동아일보 도쿄 특파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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