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15

2013.12.02

난, 도시에 農心 심는 사람이야

2013년 뜬 新직업 10개…디지털마케터·로봇공연기획자 도전해볼 만

  • 박은경 객원기자 siren52@hanmail.net

    입력2013-12-02 10: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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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도시에 農心 심는 사람이야

    1 반려동물 전문 사진스튜디오를 운영하는 백대호 대표. 2 2012년 6월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1회 서울도시농업 박람회’를 찾은 시민들이 버스 지붕 위에서 자라는 벼를 살펴보고 있다.

    안철환 전국귀농운동본부 텃밭보급소 대표는 쿠바의 도시농업에 대한 책 ‘생태도시 아바나의 탄생’을 번역한 뒤 경기 군포시에 텃밭 16여m2(5평)를 얻어 배추농사를 시작했다. 오랫동안 출판사에 근무했기 때문에 농사와는 거리가 멀었던 그는 배추가 싹을 틔우는 모습을 보고 “이거다” 싶었다고 한다. 이후 2004년부터 ‘도시농업활동가’로 나섰고, 지금은 텃밭에서 농사일을 하며 텃밭보급소가 운영하는 농부학교를 비롯한 30곳에서 주 2~3회 강의도 한다.

    지난해 5월 ‘도시농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이 확대되면서 도시텃밭 가꾸기가 전국적으로 붐을 이루고 있다. 최근에는 도시농업이 생산 활동을 넘어 여가 활동 차원으로 확대하는 추세다. 이러한 변화가 도시농업활동가라는 새로운 직업에 주목하게 만들었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올해 초 직업세계의 변화에 따라 노동시장에 새로 등장했거나 업무내용이 특이한 직업 33개를 소개하는 ‘2013 신생 및 이색 직업’을 펴냈다. 도시농업활동가도 그중 한 직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안 대표는 현재 활동하는 도시농업활동가가 전국적으로 100명이 훨씬 넘을 것이라고 말한다. 텃밭보급소에서도 상근, 비상근 활동가 20여 명이 일한다. 안 대표는 “도시농업이 확대되면서 관련 일자리를 만들려는 젊은 친구가 많다. 현재 이들을 위한 사업 아이템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도시텃밭 가꾸기 전국적인 붐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반려동물 전문 사진스튜디오를 운영하는 백대호 메르펫스튜디오 강남본점 대표는 광고기획과 잡지출판, 디자인컨설팅 사업을 해오다 반려동물 사업으로 눈을 돌린 인물이다. 이 스튜디오를 발판으로 백 대표가 벌이는 사업은 다양하다. 사진촬영과 편집, 앨범제작부터 사진을 이용한 팬시제품 디자인과 판매까지 한다. 그의 스튜디오는 프랜차이즈로 확대돼 현재 경남 진주와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에 가맹점이 있다.



    백 대표 직업인 ‘반려동물사진작가’ 역시 한국고용정보원의 ‘2013 신생 및 이색 직업’에 등장한다. 백 대표는 “강아지 사진을 찍으려고 일부러 미용실을 다녀왔는데 한곳에서 해결이 안 되니까 번거롭다”는 손님들 하소연에 착안해 경기 일산에 사진스튜디오와 미용실, 스파 등을 갖춘 반려동물 멀티숍도 준비 중이다. 그는 “최근에는 개인 고객뿐 아니라 반려동물 관련 기업들도 반려동물 전문 사진작가를 찾는다”며 “사업 확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했다.

    난, 도시에 農心 심는 사람이야

    4 2012년 10월 서울 세종로 교보생명빌딩 앞에서 열린 공정무역 상품 홍보 행사. 공정무역은 저개발국 생산자에게 적당한 가격을 지불함으로써 생산자의 사회경제적 자립을 보장해주는 대안 무역이다. 5 조이스틱으로 조종하는 로봇 자동차 13대가 등장하는 가족 뮤지컬 ‘로보카 폴리’의 한 장면. 6 ‘공정여행’을 취급하는 여행사인 사회적 기업 ‘공감만세’의 조수희 팀장(가운데)이 공정여행에 관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동규 한국고용정보원 직업연구센터 부연구위원은 “‘2013 신생 및 이색 직업’ 책자를 통해 소개한 직업들은 당장 큰 수익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관심이 있고 적성이 맞다면 새로운 직업을 개척, 선도한다는 자부심으로 도전해볼 만한 것들”이라며 그중에서도 △도시농업활동가 △반려동물사진작가를 비롯해 △소셜큐레이션서비스기획자 △디지털마케터(SNS마케팅전문가) △공정무역전문가 △빌딩정보모델링(BIM)전문가 △로봇공연기획자 △에코제품디자이너 △공정여행기획자 △환경교육강사 등 10개를 추천했다.

    도시농업활동가 도시농업에 적합한 농법을 개발해 보급하는 일 외에 도시농법 교육, 자재 개발, 농장 관리, 연구 프로젝트 수행 등 도시농업과 관련한 다양한 활동을 겸할 수 있다.

    반려동물사진작가 개인이나 기업체 의뢰에 따라 강아지, 고양이, 새 등 다양한 종류의 반려동물을 피사체로 삼아 전문적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이다. 상대하는 피사체가 동물이기 때문에 동물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해 잘 다루는 기술이 필요하다.

    소셜큐레이션서비스기획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의 수많은 정보 가운데 SNS 이용자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쉽게 탐색하고 모아서 볼 수 있게 도와주는 일을 한다. 이러한 서비스가 가능한 인터넷 또는 모바일 응용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일도 한다. 웹 콘텐츠 관련 언어를 이해하고 홈페이지 개발 등에 대한 지식도 필요하다.

    디지털마케터(SNS마케팅전문가) 인터넷, SNS 채널과 휴대전화, 태블릿PC 등 디지털 매체를 통해 상품을 마케팅하는 일을 한다. 디지털마케터는 다양한 분야에 대한 관심과 경험,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유연한 삶의 태도가 중요한 직업이다.

    공정무역전문가 저개발국가의 생산자와 그들이 생산한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 간 교역을 돕는 일을 한다. 제품 생산자가 제값을 받고 일할 수 있게 해당 상품에 대한 일련의 공정무역 프로세스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것이다.

    빌딩정보모델링(BIM)전문가 건축 설계, 시공, 유지·관리 단계에서 BIM을 적용해 더 안전하고 친환경적이며 경제적인 시설물을 구현하는 3차원 건축전문가이다. 컴퓨터그래픽, 모형 제작 및 조립에 취미가 있는 사람에게 잘 맞는 직업이다.

    당장 수익보다는 미래 유망

    로봇공연기획자 로봇을 이용한 공연이나 퍼포먼스 같은 문화 콘텐츠를 기획하고 연출하는 직업으로, 공연기획→시나리오 구성→스토리보드 작업→무대 영상 및 사운드, 로봇 모션 제작→테스트와 수정 작업→현장 리허설→실제 공연 업무를 수행한다. 로봇공연기획자가 되려면 문화·예술적 소양과 함께 과학기술적 사고와 지식을 겸비할 필요가 있다.

    에코제품디자이너 쓸모없어진 물건들을 수집, 재활용해 재료 특성에 맞게 새로운 제품으로 디자인한 뒤 상품화할 수 있게 돕는 구실을 한다. 디자인 제작 툴을 다루거나 패션용품 등 제품을 제작하는 데 필요한 기술이 있으면 더 좋다.

    공정여행기획자 공정여행은 자연보호와 더불어 지역경제를 살리고 여행지 문화를 존중하는 것이다. 공정여행기획자는 여행자와 여행지를 제공하는 지역민, 여행업 종사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콘텐츠를 찾아내 여행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일을 한다. 공정여행의 가치를 살릴 수 있도록 현지 주민이 운영하는 숙소와 음식점을 발굴하고, 여행객이 그곳을 이용할 수 있도록 현지 네트워크를 잘 구축해야 한다.

    환경교육강사 환경교육은 숲과 생태계 탐사 등 생태계 교육뿐 아니라, 환경을 보호하는 데 필요한 친환경 생활교육, 자연재해 현상과 그 피해를 막는 데 필요한 교육 등 다양한 분야가 있다. 환경교육강사는 환경단체 및 환경 관련 교육센터에서 기후변화교육, 에너지교육 등 다양한 환경교육을 수행하는 것은 물론, 환경 관련 체험행사나 캠프, 캠페인 등 교육프로그램도 기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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