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09

2013.10.21

강력한 ‘터보 모델’로 글로벌 질주

현대·기아차, 국산차 터보엔진 시대 개막…고연비·고성능·고급 디자인 ‘세 마리 토끼’ 한번에

  • 김지은 객원기자 likepoolggot@empas.com

    입력2013-10-21 10: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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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력한 ‘터보 모델’로 글로벌 질주
    환경오염과 지구온난화 등 날로 심각해지는 환경문제에 대응하는 것이 오늘날 자동차회사의 숙명이다. 그 결과 엔진 성능을 최대로 끌어올린 터보 모델로 연비 절감과 고성능이라는 두 장점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전략이 자동차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BMW, 메르세데스 벤츠, 폴크스바겐 등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은 앞다퉈 터보엔진을 개발해 거의 전 차종에 터보엔진을 장착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미국에서도 1.0ℓ‘에코부스트 엔진’으로 ‘2012 올해의 엔진’을 수상한 포드를 비롯해 제너럴 모터스(GM), 크라이슬러 등이 터보엔진 탑재에 열을 올린다.

    에코부스트 엔진은 A4 한 장 정도의 크기에 무게, 연료 소비까지 줄이면서 대용량 엔진의 주행능력을 갖춘 혁신 엔진이다. 고압 가솔린 직분사 방식과 터보차저 및 2개의 독립된 가변식 캠타이밍 기술을 결합해 출력 손실이 없으면서도 최대 20%의 연비 향상과 15%의 배출가스 감소 효과가 있다. 터보엔진은 배기량과 기통 수를 줄여도 고배기량 엔진과 비슷한 성능을 발휘해 높은 연비를 달성할 수 있다.

    국내 최초 터보엔진 장착 차량은 현대자동차(현대차) ‘스쿠프’다. 1993년 선보인 ‘스쿠프 터보’는 직렬 4기통 1.5ℓ 터보엔진을 장착해 최고속도 200km/h,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시간을 뜻하는 ‘제로백’의 10초 벽을 허문 최초의 국산차다. 제로백은 자동차업계에서 공식 기록으로 사용하는 개념은 아니지만, 자동차의 가속 성능을 보여주는 지표로 종종 활용된다. 이후 현대차는 2008년 세타 2.0 TCI 엔진을 탑재한 제네시스 쿠페, 2011년 세타Ⅱ 2.0 터보 GDI 엔진을 탑재한 쏘나타와 K5, 스포티지R 등을 선보이며 터보엔진 차량 출시를 늘려가고 있다.

    2008년 10월 제네시스 쿠페를 선보인 이후 약 3년 만에 출시한 ‘더 뉴 제네시스 쿠페’는 현대차 패밀리룩을 반영한 대형 헥사고날 형태의 라디에이터 그릴을 적용해 성능뿐 아니라 디자인 면에서도 눈에 띄는 진화를 선보였다.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은 많은 외부 공기를 흡입해 대용량 인터쿨러와 함께 과열되기 쉬운 터보엔진의 냉각 성능까지 극대화해주는 효과가 있다. 엔진 성능도 더욱 강력해져 3.8모델의 경우 직분사 엔진인 3.8 람다 GDI 엔진을 적용, 최대출력은 기존보다 47ps(마력) 향상된 350ps, 최대토크는 기존 대비 4.0kg·m 향상된 40.8kg·m이다.

    쏘나타와 K5 터보로 패밀리 세단 진화



    터보엔진인 세타 2.0 TCI 엔진을 적용한 2.0 모델의 경우 배기관이 2개인 트윈 스크롤 터보 방식을 적용해 각 실린더의 상호 배기 간섭을 최소화했다. 후드 상단에는 입체감이 뛰어난 어퍼그릴을 적용하고 발광다이오드(LED) 포지셔닝 램프와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를 적용해 더 스포티한 외관을 구현했다. 또한 실내 전면부의 센터페시아 중앙에 엑셀페달 개도율, 엔진토크, 엔진오일 온도 등의 정보를 아날로그 방식으로 보여주는 아날로그 멀티게이지를 적용해 고급 스포츠세단 이미지를 부각했다.

    지난해 2월 선보인 벨로스터 터보는 국내 준중형급 차종으로는 최초로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27.0kg·m, 연비 11.8km/ℓ(자동변속기, 신(新)인증연비 기준)의 1.6 터보 GDI 엔진을 장착했다. 브레이크, 쇼크 업소버 등 노면 충격이 차체나 탑승자에게 전달되지 않도록 하는 서스펜션 관련 주요 부품 역시 고성능에 걸맞게 단단하게 튜닝해 한층 스포티한 주행감을 확보했다. 기존 벨로스터에 비해 더욱 커지고 대담해진 육각형의 헥사고닐 그릴, 범퍼와 일체된 원형 듀얼머플러로 스포티 쿠페의 느낌을 강조하는 후면부의 센터 듀얼 테일 파이프 등으로 공격적이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구현했다.

    강력한 ‘터보 모델’로 글로벌 질주
    현대·기아자동차가 터보 차량의 실질적인 라인업을 이룬 것은 2012년 7월 쏘나타와 K5 터보를 출시하면서부터다. 세타 터보 GDI 엔진을 장착한 쏘나타 2.0 터보 GDI, K5 2.0 터보 GDI는 최고출력 271ps, 최대토크 37.2kg·m의 힘을 내는 직렬 4기통의 중형 엔진으로 V6 엔진을 뛰어넘는 강력한 동력 성능을 발휘하면서도 연비 효율은 12.8km/ℓ수준이다. 우수한 가속성능은 고성능 스포츠카에 뒤지지 않는 수준이다.

    쏘나타와 K5에 적용된 ‘트윈 스크롤 터보차저’는 연소실의 배기통로가 2개로 나뉘어 각 실린더의 상호 배기 간섭을 최소화하는 것은 물론, 이를 통해 공기 흡입 능력과 응답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또한 일정 압력 이상의 압축공기가 흡입되는 것을 방지하는 ‘전자식 컨트롤 시스템’을 통해 흡입압력을 정확히 조절, 엔진 효율을 더 높이면서도 배출가스는 저감했다. 강력한 동력 성능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안전성을 강화하려고 터보 모델 전용 대용량 디스크 브레이크를 적용한 것도 특징이다.

    경차와 소형차에도 터보 바람

    스포티 패키지 또는 다이내믹 패키지를 적용할 경우 18인치 알로이 휠에 미쉐린 고성능 타이어, 차량 뒤쪽의 공기 와류 현상을 없애려고 장착하는 장식 겸용 장치인 ‘리어 스포일러’, 핸들 양편에 장착된 기어 변속기 ‘패들시프트’, 차체 강성을 보강하고 쏠림 현상 등을 줄여주는 ‘스트럿 바’와 ‘스태빌라이저’, 전용 ‘쇼크 업쇼버’ 등으로 한층 역동적인 스타일과 주행성을 실현할 수 있게 된다.

    K5 역시 듀얼 머플러를 적용하고 전용 라디에이터 그릴, 리어 스포일러, 알로이 페달 등으로 고성능 차량의 역동적인 느낌을 더욱 강화했다. 또한 서스펜션 튜닝과 대구경 디스크 브레이크를 적용해 주행 안전성도 확보했다.

    독특한 디자인과 실용성으로 인기를 끄는 ‘레이’는 경차라는 한계와 출력에 대한 아쉬움을 해소하려고 2013년형을 출시하면서 카파 1.0 터보엔진을 탑재한 터보 모델을 추가했다. 카파 1.0 터보엔진은 기존 카파 1.0 엔진에 터보차저와 에어가이드 인터 쿨러 등을 적용해 엔진 성능과 차량 동력 성능을 대폭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이로써 ‘레이 터보’는 최고출력 106ps, 최대토크 14.0kg·m에서 기존 카파 1.0 엔진 대비 각각 36%, 46%가 향상된 동급 최고 수준의 동력 성능을 확보했으며, 연비 또한 17.9km/ℓ(신연비 기준 13.9 km/ℓ)로 5% 향상됐다.

    기아자동차는 2009년 포르테쿱 이후 4년 만에 야심작 ‘K3 쿱’을 선보였다. 지난해 하반기 출시 이후 준중형 시장에 신선한 돌풍을 일으키는 K3와 함께 시너지효과를 일으킨다는 전략이다.

    ‘K3 쿱’은 감마 1.6 터보 GDI 엔진과 감마 1.6 GDI 엔진의 두 가지 가솔린 모델로 운영돼 고객 선택의 폭을 넓혔다. 터보 GDI 모델은 배기량 1591cc에도 최고출력 204ps, 최대토크 27.0kg·m의 힘을 발휘해 2500cc급의 강력한 동력 성능을 구현했으며, 공인 복합연비 또한 11.5km/ℓ로 높은 경제성을 달성했다. 특히 고성능에 최적화하도록 변속기, 스티어링 휠, 서스펜션 등을 새롭게 세팅해 한층 스포티하고 안정적인 주행성능을 확보했다.

    이로써 현대·기아자동차는 경차부터 준중형, 중형, 스포츠 쿠페 모델에 이르기까지 거의 전 모델에 터보 모델을 포함시켜 명실상부 ‘터보 시대’에 부합하는 라인업을 완성했다. 고연비, 친환경, 동력 성능 등 세 마리 토끼를 잡으면서 해외 브랜드 자동차와의 경쟁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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