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여성이 일하기 좋은 기업

여성인력 채용 늘리고 여직원 성장 방안 적극 추진

  • 김지은 객원기자 likepoolggot@empas.com

    입력2013-09-30 10: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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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 여성이 일하기 좋은 기업

    포스코는 2008년 이후 대졸 공채에서 여성인력을 20% 선으로 유지하고 있다. 사진은 여성인력을 대상으로 분기별 1회씩 갖는 ‘멘토링데이’.

    국내 최대 철강기업 포스코가 ‘여성이 일하기 좋은 환경’ 만들기에 적극 나섰다. 여성인력 채용 비율을 높여가는 한편, 다양한 보육시설을 확충하고 출산장려 제도와 여성인력 지원책 등 여직원이 성장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철강기업의 특성상 남성 중심 인력구조를 구축했으리라는 예상과 달리 포스코에는 여성의 소임이 적지 않다. 2008년 이후 대졸 공채 여성인력 채용 비율을 20%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기도 하다. 또 앞으로 여성 엔지니어 인력을 확충하려고 이공계 여성인력을 대상으로 별도의 홍보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것은 물론, 면접관의 여성 비율도 일정하게 유지할 계획이다. 이는 사무직에 비해 아직 비율이 낮은 현장직 여성인력을 적극 늘려나가기 위한 방안이다.

    여성인력 채용장려 정책은 신입뿐 아니라 경력직에도 폭넓게 적용된다. 포스코는 2007년 국내 대기업으로선 최초로 생산직 주부사원을 채용한 이래 매년 기혼여성을 위한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에 힘써왔다. 지금까지 포스코의 제철소 생산직으로 근무하는 주부사원은 40여 명.

    올해도 포스코는 7월 8일부터 출산과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기혼여성을 대상으로 직업훈련교육을 시작했다. 훈련 과정을 거친 여성은 향후 제철소 생산직으로 근무할 것에 대비해 포항 미래창조아카데미에서 4주간 집합교육을 받은 후 배치 예정인 현장 부서에서 9주간 개별 직무훈련에 들어간다.

    기혼여성 대상으로 직업훈련



    험하고 고될 것 같은 제철소 현장에서 여성이 잘 적응하고 제대로 된 업무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지난해 포스코 직업훈련생 교육과정을 통해 포스코에 입사한 김수진 씨는 입사 당시 세 자녀를 둔 주부였다. 현재 포항제철소 설비기술부 직원으로 근무하는 그는 “제철소 현장이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4조 2교대인 근무환경이 가사노동과 직장업무를 동시에 해낼 수 있게 운영되고 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포항제철소 제선부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하는 차주영 씨는 “고로는 내부를 볼 수 없기 때문에 아기처럼 돌봐주고 관리해야 한다. 작은 부분까지 꼼꼼히 관리하고 확인하는 측면에선 오히려 여성의 강점을 확실히 살릴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정은지 씨는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친언니처럼 도와주는 좋은 선배들 덕에 별다른 문제없이 잘 적응해나가고 있다”며 “앞으로 기술개발에 더 노력해 원료·소결·고로 설비의 효율과 생산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가족 중심의 건강한 기업문화 이끌어

    포스코는 여성인력의 리더십 향상을 위해 그들과 그들의 롤모델이 교류하는 ‘멘토링데이(mentoring day)’를 운영하는 한편, 사내 온라인학습 동아리 ‘Women Leadership(여성 리더십)’을 지원하며, 사외 여성리더십 프로그램을 장려하는 등 여성인력이 다양한 방식으로 자기성장의 기회를 갖도록 돕는다.

    포스코의 여성인력 지원 시스템 구축에 대한 남성인력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초기에는 남자끼리만 있던 작업공간에서 여성 동료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 낯설어하는 분위기였고, 여성인력의 근무환경 개선이 오히려 “역차별 아니냐”는 말도 있었다. 그러나 오래지 않아 긍정적인 공감대가 남성인력 사이에 형성됐다. 포스코 관계자는 “여성인력의 근무환경이 좋아지면서 남성인력에게도 그 혜택이 돌아가 전체적인 업무환경과 분위기가 더 좋아졌다”고 말했다.

    가장 큰 성과는 가족친화적인 문화가 뿌리내린 점이다. 대표적인 가족친화인증기업인 포스코는 가족 단위의 주말 프로그램이나 봉사활동 등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그 결과 직원들은 회사에서 더 안정적으로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포스코는 또 포항과 광양, 서울에 각각 100명 규모의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한편, 수유할 수 있는 여직원 휴게실도 운영한다. 법률로 정한 육아휴식 기간 1년을 최대 2년까지 쓸 수 있는 보육지원 정책도 마련했다.

    포스코 여성 리더

    포스코? 여성이 일하기 좋은 기업
    최은주 포스코 A&C 상무

    “여성의 최대 장점은 포용력”

    여성의 최대 장점은 포용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평소 상대방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는 편인데, 그러다 보니 후배나 동료가 더 많은 이야기를 풀어놓게 되고, 이렇게 자연스레 오가는 이야기 속에서 답을 찾는 경우가 많더군요. 이러한 여성의 강점이 남성이 가진 장점과 어우러지면 조직에서는 더 큰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고 봅니다.

    ‘도전’은 언제나 설레는 일입니다. 포스코 공채 출신 첫 여성임원이라는 타이틀이 처음에는 굉장한 부담으로 다가왔지만 포스코 A&C라는 새 일터에서 또 다른 도전을 시작하면서 마치 신입사원이 된 듯한 느낌이 듭니다. 이곳에서 더 큰 성과를 내는 멋진 모습을 보여달라고 응원해주는 직원들의 눈망울을 기억하며 앞으로 더 열심히 달리겠습니다.

    포스코? 여성이 일하기 좋은 기업
    유선희 상무(미래창조아카데미 원장)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패밀리 인재 양성”

    한창 업무에 몰두할 때는 일거리를 집으로 싸들고 가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가족과 함께 보낼 시간이 부족했지만, 가족의 이해와 전폭적 지원이 있었기에 일을 잘해낼 수 있었고, 저 또한 그런 가족에게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게 되더군요.

    포스코 임직원의 가슴속에는 ‘국민 기업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자부심에서 발현되는 주인의식과 윤리의식에서 기인한 임직원의 행동이 경쟁력을 만들고, 이해관계자들로부터 “포스코는 다르다” “역시 포스코”라는 칭찬을 듣는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미래창조아카데미를 글로벌 수준의 역량을 갖춘 인재양성기관으로 발전시켜나겠습니다. 포스코패밀리 임직원의 시장가치를 최고로 높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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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호영 상무보(청도포항불수강 법인장)

    “마음을 나누는 섬세한 리더십 발휘할 터”

    몇 년 전 중국 베이징으로 해외근무 발령이 났을 때 건강이 좋지 않은 시부모와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남편은 잘 다녀오라고 했지만 가족을 두고 가는 것이 마음에 걸려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고맙게도 회사에서 제 개인사정을 이해해줬고, 이제는 그런 회사에 보답하겠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려 합니다.

    과거 구매량이 들쭉날쭉한 세계 7위 규모의 일본 강관사가 있었는데, 지금은 고정적으로 강관 대부분을 포스코로부터 구매하고 있습니다. 섬세한 고객관리를 통해 정성을 들인 덕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성 리더의 강점은 섬세함입니다.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것에 대해서도 꼼꼼히 살피는 마음 씀씀이가 여성의 큰 장점입니다. 요즘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대세인 만큼 페이스북이나 블로그를 통해서도 동료들과 마음을 나누려 합니다. 소소한 일상을 적으면서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어려운 점은 없는지, 또 필요한 것은 없는지 등을 챙기면서 세심하게 배려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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