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00

2013.08.12

쏟아지는 스마트폰, 소비자는 두근

최고 수준의 성능 차별화 어려워…사용자 체험 앞세워 마케팅으로 승부

  • 권건호 전자신문 통신방송사업부 기자 wingh1@etnews.com

    입력2013-08-12 09: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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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쏟아지는 스마트폰, 소비자는 두근
    ‘갤럭시노트3’ ‘아이폰5S’ ‘LG G2’ ‘베가 LTE-A’.

    소비자를 설레게 하는 최신 스마트폰이 잇달아 등장했다. LG전자와 팬택이 최근 신제품을 공개했고, 다음 달에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차세대 제품을 선보인다. 유선 초고속인터넷보다 빠른 최고 150Mbps 속도의 롱텀에볼루션 어드밴스드(LTE-A)는 기본이고, 풀HD 화면에 카메라와 배터리도 최고 성능을 갖췄다. 최근 중요성이 높아지는 사용자경험(UX)도 진화하고 있다. 신제품 소개를 보면 새 스마트폰으로 바꾸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기 어렵다.

    각 회사마다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을 잡기 위한 전략 제품으로 내놓는 만큼 마케팅 역량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스마트폰 전쟁의 포문은 LG전자가 ‘LG G2’로 열었다. LG전자가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사용하던 ‘옵티머스’라는 브랜드를 떼어내고, ‘G시리즈’로 새롭게 출발하는 제품이다.

    시장 잡기 위한 전략 제품



    LG전자는 8월 7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LG G2 데이 행사를 열고 이 자리에서 ‘LG G2’를 세상에 선보였다. LG전자가 처음으로 해외에서 스마트폰 공개 행사를 할 정도로 기대와 자신감을 보이는 제품이다.

    ‘LG G2’는 디자인과 성능 면에서 역대 최고급이다. 전면과 측면에 버튼을 없애는 대신 후면키를 배치해 기능과 디자인을 혁신했다. 버튼을 없애고 베젤(테두리)을 2mm대로 줄이면서 동일한 가로 너비 제품 중 최대인 5.2인치 화면을 구현했다. 고성능 디지털카메라에 쓰는 손떨림 보정기술과 광학줌을 적용해 카메라 성능을 개선했으며, 스마트폰 최초로 하이파이 사운드를 채택해 음질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잠금 패턴을 달리해 스마트폰 1개를 2개처럼 사용하는 ‘게스트모드’, 스마트폰을 귀에 대기만 하면 통화수신이 되는 ‘모션 콜’ 등 LG전자가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UX 역시 한 단계 진화했다.

    LG전자에게 국내 시장 2위 자리를 빼앗긴 팬택은 2위 탈환을 위한 공략 지점을 LTE-A로 정했다. 조만간 SK텔레콤을 통해 ‘베가 LTE-A’를 출시하고, 이르면 9월 글로벌 진출까지 노리는 새 LTE-A 단말기를 내놓는다.

    베가 LTE-A는 △국내 최초 지문인식 △후면 터치 △5.6인치 화면 풀HD 디스플레이 △빠르게 정보를 확인하는 스마트 커버 등이 특징이다. 특히 지문인식 기능은 스마트폰 사용자의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스마트폰의 핵심 요소로 부상한 UX 차별화를 위해 홈 화면을 사용자가 직접 디자인하는 ‘디자인 홈’, 가족이나 친구에게 도착시간과 실시간 위치를 문자메시지로 전송해주는 ‘안심 귀가 서비스’ 등도 제공한다.

    쏟아지는 스마트폰, 소비자는 두근
    소비자와 접점 넓히기 고심

    쏟아지는 스마트폰, 소비자는 두근

    팬택 ‘베가 LTE-A’

    9월에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애플이 전략 스마트폰을 내놓는다. 삼성전자는 9월 4일 독일 베를린에서 ‘삼성 언팩 2013 에피소드2’를 열고 ‘갤럭시노트3’를 발표한다. 큰 화면과 S펜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얻었던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최신작인 만큼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애플 역시 9월 중 아이폰5S를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전작인 아이폰5가 예상보다 인기를 끌지 못하면서 실적 부진을 겪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할 전략 신제품인 만큼 어떤 기능을 갖췄을지 주목된다. 애플은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5C도 함께 공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에 나오는 전략 스마트폰은 뛰어난 하드웨어와 다양한 편의 기능을 갖췄다. 각 제품마다 최고 수준의 성능을 갖추면서, 역설적으로 하드웨어나 기능에서 차별화를 꾀하기가 어려워졌다.

    단적으로 ‘갤럭시노트3’ ‘LG G2’ ‘베가 LTE-A’ 모두 스마트폰의 두뇌 격인 프로세서로 퀄컴 스냅드래곤 800을 장착했다. 디스플레이는 패널 종류와 크기에서 차이가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풀HD를 지원하는 점은 동일하다. 1300만 화소 카메라 모듈, 대용량 배터리 등도 유사하다. 소비자 처지에서는 모두 좋은 제품인 셈이다. 결국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에게 어떤 인상을 심는지가 중요하게 됐다. 전문가들도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마케팅 구실이 강조된다고 설명한다.

    장중혁 애틀러스 리서치앤컨설팅 부사장은 “스마트폰이 기능으로 경쟁하는 것은 대세가 아니다”라면서 “부품 성능의 상향평준화 등으로 기능 차이를 구현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 스마트폰 경쟁에서 마케팅이 중요한 요소가 됐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세계 최고 수준의 마케팅 역량을 보유했다. 다양한 체험숍과 유통망을 갖춰 소비자와의 접점도 넓은 편이다. 신제품을 출시할 때 맞춤형 마케팅에도 많은 투자를 한다. 강력한 마케팅 역량을 바탕으로 삼성전자와 애플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2위 그룹과 격차가 큰 선두그룹을 형성했다.

    LG전자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양강 구도를 흔들려고 마케팅 강화를 선언하면서 대대적인 마케팅 투자를 단행할 계획을 세웠다. ‘LG G2’ 론칭 행사를 뉴욕에서 개최한 것이 대표적이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려고 비록 비용 부담은 상당하지만 해외 론칭쇼를 열었다. 앞으로 주요 출시국에서 로드쇼 형태의 소개 행사도 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체험 마케팅 등으로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혀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창민 LG전자 MC사업본부 한국마케팅담당은 “마케팅 규모를 전반적으로 확장하고, LG전자가 접하지 못했던 고객층을 대상으로 채널을 넓혀가는 노력을 기울이겠다”면서 “고객과 친해질 수 있는 계기와 횟수를 늘리는 쪽으로 마케팅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팬택 역시 마케팅 강화에 힘쓴다. 자금 여건은 녹록지 않지만, 삼성전자 등으로부터 투자유치로 확보한 자금의 상당 부분을 마케팅에 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LG전자와 팬택이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마케팅 경쟁을 벌이는 점도 눈길을 끈다. 양사가 가로수길에 설치한 체험숍이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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