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62

2012.11.12

한화큐셀, 태양광발전 이끌어간다

한화, 독일 큐셀 인수 세계 3위 미래 에너지 회사로 발돋움

  • 김지은 객원기자 likepoolggot@empas.com

    입력2012-11-12 09: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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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큐셀, 태양광발전 이끌어간다
    한화그룹이 세계적인 태양광 회사인 독일 큐셀을 인수, 한화큐셀(Hanwha Q.CELLS)로 새롭게 출범한다. 이로써 기존 한화솔라원의 중국 공장(1.3GW)에 한화큐셀의 독일 공장(200MW)과 말레이시아 공장(800MW)까지 확보한 한화그룹은 명실공히 세계 3위의 태양광 회사로 발돋움했다.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세계 태양광산업 규모는 설치량 기준 연평균 60%의 증가세를 보이며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치솟는 유가와 지구온난화에 대처하려고 세계 각국이 이산화탄소 배출억제 정책 등을 내놓으면서 대체에너지 개발에 대한 요구가 급속도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유로존의 재정위기로 독일, 이탈리아 같은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성장해오던 태양광 시장의 중심축이 서서히 비(非)유럽 국가 쪽으로 이동하는 추세다.

    태양광 기술개발 분야 선도체제 구축

    세계 에너지 시장의 지각 변동에 발 빠르게 대응한 한화그룹은 독일 큐셀을 인수함으로써 유럽과 중국, 동남아에 이르는 세계 각처의 생산공장을 확보해 높은 국제 교섭력을 갖춘 것은 물론, 중국산 태양광 셀에 대한 반덤핑 규제까지 자연스럽게 피할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폴리실리콘(태양광산업의 핵심 기초소재로, 태양전지에서 빛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시키는 구실을 하는 실리콘 결정 물질) → 잉곳(폴리실리콘을 화학 처리해 원통형으로 만든 것) → 웨이퍼(잉곳을 얇게 절단한 태양전지 재료) → 셀(태양에너지, 빛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하는 장치) → 모듈(셀 여러 개를 조합해 만든 태양광 패널) → 발전시스템(모듈에서 생산한 전기에너지를 인버터, 전력제어기 등을 통해 실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통제하는 태양광발전 시스템)에 이르는 수직계열화와 검증된 EPC(태양광발전소 건설의 전 영역) 노하우를 접목함으로써 태양광발전 분야의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입지를 다질 수 있게 됐다.



    한화그룹의 태양광사업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2012년 10월 미국 GTM 리서치는 전 세계 태양광 모듈 업체 가운데 태양광산업이 활황기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2015년까지 살아남아 시장을 선도할 8개 회사 가운데 하나로 한화그룹을 꼽으면서, 한화그룹의 태양광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실제로 한화솔라원은 2012년 5월 전 세계 태양광 검사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한 독일 TUV에서 실시한 태양광 모듈 장기 신뢰성 연속 가속 시험(Long-Term Sequential Test)에서 세계 유수의 태양광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인증을 획득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모듈 내구성을 인정받은 셈이다.

    한화그룹이 태양광사업을 본격화한 것은 2010년 8월 나스닥에 상장됐던 태양광회사 솔라펀파워홀딩스를 인수하고 사명을 한화솔라원으로 변경하면서부터다. 한화그룹은 같은 시기, 태양광 분야에서의 기술 선도를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에 태양광연구소 한화솔라아메리카를 설립하고, 한화솔라아메리카 연구소장이자 한화그룹의 태양광 부문 글로벌 최고기술경영자(CTO)로 크리스 이베르스파허 박사를 선임했다. 이베르스파허 박사는 25년간 태양전지 공정기술 개발에 전념하며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사와 ‘나노솔라’사 등의 CTO를 역임한 세계적인 태양광 전문가다.

    ‘1366테크놀로지’ ‘크리스탈솔라’ ‘텐케이솔라’ ‘사일런트파워’ 등 태양광 관련 기술 개발 벤처업체 지분을 꾸준히 인수하면서 기술경쟁력 강화에 전념해온 것도 주효했다. 2010년 10월 ‘1366테크놀로지’지분을 인수한 한화케미컬은 잉곳 과정을 거치지 않은 용융 상태의 폴리실리콘에서 직접 웨이퍼를 생산하는 ‘다이렉트 웨이퍼’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1년 9월에는 ‘크리스탈솔라’지분을 인수해 모듈 제조과정 중 실란 가스에서 폴리실리콘과 잉곳 과정을 거치지 않고 바로 웨이퍼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이는 혁신적인 원가 절감 효과와 더불어, 웨이퍼의 박막화도 가능하게 할 기술로 기대를 모은다.

    여기에 태양광 셀 분야의 연구개발과 생산기술 분야에서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 큐셀의 연구개발(R·D)센터가 가세함으로써 미국, 독일, 중국, 한국에 이르는 세계 최고 수준의 태양광 R·D센터를 보유하게 된 것은 물론, 태양광산업 전 분야에 걸친 수직계열화도 완성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전 방위 체제를 구축했다.

    10월 24일(현지시각) 독일 비터펠트볼펜에 위치한 옛 큐셀 공장에서 열린 한화큐셀 출범식에서 김희철 한화큐셀 대표는 “더 높은 품질의 제품을 공급할 수 있게 됨으로써 주택용 및 상업용 태양광 시장에서 고부가가치의 태양광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며 “한화큐셀의 세계적인 기술력과 태양광 분야 노하우를 한화그룹의 오랜 글로벌 사업능력과 접목함으로써 ‘태양광의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나갈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기준 한화솔라원 부회장도 환영사를 통해 “한화그룹은 단순히 태양광을 매개로 훌륭한 사업성과를 일구는 것을 넘어 태양광을 이 지구상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원으로 만드는 일에 전념할 것”이라며 한화큐셀의 비전을 확인했다.

    세계 태양광 분야에서 가시적 성과 일궈

    한화큐셀, 태양광발전 이끌어간다

    10월 24일 독일에서 열린 한화큐셀 출범식에 참석한 홍기준 한화솔라원 부회장(왼쪽에서 두 번째)과 김희철 한화큐셀 대표(맨 오른쪽).

    태양광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개발 노력은 굵직한 사업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2011년 4월 태양광발전사업을 전담하려고 설립한 한화솔라에너지는 설립 7개월 만인 11월 창원 한화테크엠 공장 지붕에 2.24MW에 이르는 국내 최대 규모의 루프 탑 태양광발전소를 준공했다.

    2011년 9월에는 한화그룹 미주법인인 한화인터내셔널이 일반 주택 지붕에 설치하는 루프형 태양광발전 설비를 설치하는 데 필요한 리스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원루프에너지’사의 지분을 인수했다. 미국 주택용 태양광 시장 진출에 교두보를 마련한 셈이다.

    2011년 10월 1일부터는 ㈜한화 유럽법인이 이탈리아 북부 로비고 지역에 직접 투자, 건설한 6MW 규모 태양광발전소도 상업생산을 시작했다. 2012년 5월에는 포르투갈 리스본 지역에 약 8800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17.6M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한화솔라원은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도쿠시마현에 건설하는 태양광발전소에 5.6MW의 태양광 모듈을 공급한 데 이어, 일본 5대 종합상사인 마루베니사가 일본 전역에 건설하는 태양광발전소에 향후 4년간 500MW 규모의 모듈을 공급하는 계약도 성사했다.

    한화솔라에너지는 서울에 2014년까지 100MW 태양광발전 설비를 설치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한화케미칼은 2013년 하반기부터 1만t 규모의 여수 폴리실리콘 공장을 가동한다. 이로써 2014년 이후부터는 필요한 폴리실리콘 수요량 대부분을 한화그룹 내부에서 자체 생산해 경기 변동에 대비할 수 있는 안정성과 원가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한편 한화그룹은 전국 사회복지시설에 태양광발전 설비를 무료로 설치해주는 ‘해피선샤인 캠페인’을 통해 태양광사업을 통한 나눔 경영 실천에도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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