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35

2012.04.30

금메달 13개 + α “코리아 파이팅”

런던올림픽 3개월 남짓, 수영·펜싱 등 신화 창조 위한 구슬땀

  • 최용석 스포츠동아 기자 gtyong@donga.com

    입력2012-04-30 10: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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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메달 13개 + α  “코리아 파이팅”
    런던올림픽이 100일도 남지 않았다. 제30회 런던올림픽은 7월 27일(이하 현지시각) 개막해 8월 12일까지 17일간 열린다. 전 세계 최고의 선수가 한자리에서 지난 4년간 갈고닦은 기량을 겨루는 무대다. 이번 올림픽에서 정식종목은 26개다. 아쉽게도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이 전승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던 야구는 정식종목에서 제외됐다. 한국 선수단은 이번 대회를 통해 역대 최고 성적에 도전할 뿐 아니라 메달 종목의 다변화도 노린다.

    한국 스포츠 사상 역대 하계올림픽 최고 성적은 1998년 서울올림픽에서 나왔다. 당시 한국은 금12, 은10 동11로 역대 올림픽 최다인 33개 메달을 목에 걸었다. 금메달을 가장 많이 획득한 대회는 4년 전 베이징올림픽으로 금메달 13개를 거머쥐었다. 서울올림픽에서는 홈 어드밴티지를 바탕으로 좋은 성적이 가능했고, 베이징올림픽에서는 박태환의 등장과 태권도 4종목 싹쓸이가 가장 많은 금메달을 수확하는 데 큰 몫을 했다.

    런던올림픽에서는 이전 대회보다 더 많은 종목에서 메달을 수확할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효자 종목’이라 부르는 양궁, 태권도, 유도, 레슬링, 사격뿐 아니라 2004년 아테네올림픽 이후 새로운 메달 종목으로 떠오른 펜싱, 수영, 체조 등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한다. 종목별 목표를 집계해보면 베이징올림픽 때만큼의 금메달을 따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태환 올림픽 2연패·2관왕 기대

    한국 스포츠는 그동안 일부 종목에서 메달 여러 개를 획득하는 편중 현상이 심했다. 2000년대 접어들어 기초종목인 수영에서 메달이 나오는 등 메달 종목이 조금씩 확대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이번 런던올림픽은 한국 스포츠의 국제경쟁력이 고르게 향상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마린보이’ 박태환(23·SK텔레콤)은 이번 올림픽에서 2가지 기록 수립에 도전한다. 올림픽 2연패와 한 대회 2개 금메달 획득이 그것이다. 베이징올림픽 자유형 400m에서 한국 수영 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건 박태환은 런던올림픽에서 2개 대회 연속 우승을 목표로 한다. 그뿐 아니라 4년 전 은메달을 획득했던 자유형 200m에도 출격한다. 주 종목은 아니지만 자유형 100m 출전도 고려 중이다. 아직 출전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지만 자유형 100m에 출전해 결승전까지 오른다면 또 하나의 메달을 기대해볼 만하다.

    박태환은 지난 4년간 호주 출신의 마이클 볼 코치와 호흡을 맞췄다. 볼 코치는 베이징올림픽 당시 호주 국가대표 감독이었다. 훈련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한 부분은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받았던 턴 동작 후 돌핀킥과 단거리를 위한 스피드 향상이다. 지난겨울 3단계에 걸친 집중 훈련 결과 박태환은 확실히 스피드가 좋아졌고, 턴 동작 후 돌핀킥을 통한 추진력도 한 단계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형 200m와 400m에서 모두 기록 향상이 가능할 정도로 기량이 좋아졌다. “남은 기간 부상 없이 컨디션 조절만 잘한다면 우승뿐 아니라 한국 신기록과 세계 신기록 경신도 노려볼 만하다”고 박태환 측 관계자가 귀띔했다.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 수영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박태환이 4년 만에 한국 수영의 역사를 다시 쓸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된다.

    홈팀 유럽 텃세 극복이 관건

    금메달 13개 + α  “코리아 파이팅”
    펜싱은 역대 올림픽에서 금·은·동메달을 각각 하나씩 챙겼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내심 올림픽 사상 최고 성적을 기대했지만 홈팀 중국의 견제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런던에서는 반드시 최고의 성적을 내겠다는 각오로 선수들이 연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런던올림픽에서 펜싱은 남녀 합계 10개 금메달이 걸렸다. 한국은 이 가운데 2개를 목표로 한다. 금메달뿐 아니라 은메달, 동메달 등 많은 메달이 가능해 역대 올림픽 최고 성적을 바라본다. 남자 사브르 단체와 개인, 여자 플뢰레 단체와 개인, 여자 에페 개인 등에서 메달권에 접근한 상태다. 여자 펜싱의 간판 남현희(31·성남시청)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구본길(23·국민체육진흥공단), 원우영(30·서울 메트로) 등 남자 선수도 세계 정상권 기량을 자랑한다.

    펜싱이 메달 종목으로 변신한 것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김영호가 금메달을 획득하면서부터다. 한국 대표팀 선수들의 기량이 뛰어나지만 메달 전선에 변수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펜싱은 종목 특성상 유럽 텃세가 특히 심하다. 더구나 이번 올림픽이 유럽에서 열리는 터라 유럽 국가 선수를 상대할 때 판정 등 여러 측면에서 우리 선수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태극 검사(劍士)들은 텃세를 기량으로 극복하고 올림픽 무대를 점령해야 하는 특명을 받았다.

    한국이 지금까지 올림픽에서 한 번도 메달을 딴 적 없는 요트가 새로운 메달 종목으로 부상했다. 그동안 요트는 유럽 귀족의 전유물이라는 선입견이 강했다. 하지만 한국 사회가 발전하고 요트 문화가 유입되면서 요즘은 레저스포츠의 하나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이러한 사회 변화에 발맞춰 한국 요트에서도 세계 정상급 선수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남자 요트 레이저급의 하지민(23·한국해양대)과 윈드서핑의 이태훈(26·해운대구청)이 현재 세계랭킹 30위권 내에서 세계 선수와 경쟁한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의 기량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바람이 거세고 변화무쌍한 영국 날씨에 잘 적응한다면 메달 획득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민과 이태훈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유럽 등 전 세계를 돌며 경기 경험을 쌓는 데 주력했다.

    아시아권 남자 선수가 올림픽 요트 종목에서 메달을 획득한 적은 한 차례도 없다. 유럽, 호주, 북미 국가 선수들이 메달을 독식해왔다. 하지민과 이태훈이 이번 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에 성공한다면 세계 요트 판도를 뒤엎는 파란을 연출하는 셈이다. 본선까지 부상 없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현지 적응력을 높인다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수도 있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축구 올림픽대표팀도 첫 메달 획득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아직 선수 구성이 끝나지 않았지만 유럽에서 활약하는 구자철(23·독일 FC아우크스부르크), 기성용(23·스코틀랜드 셀틱FC), 지동원(21·잉글랜드 선덜랜드)이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 특히 구자철과 지동원은 홍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에서 경기를 치른 경험도 있다.

    유럽파 외에 일본 J리그에서 뛰는 김보경(23·세레소 오사카), 김영권(22·오미야 아르디자), K리그 대표 수비수 홍정호(23·제주)도 있다. 이 3명은 2009년 이집트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홍명보 감독의 지도 아래 세계 8강을 경험했다. 23세 이상 와일드카드 선수 3명에는 박주영(27·잉글랜드 아스널)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역대 최상의 전력으로 런던올림픽에 나설 한국 축구 올림픽대표팀 또한 새로운 역사 창조를 꿈꾼다.

    금메달 13개 + α  “코리아 파이팅”

    석 달 앞으로 다가온 런던올림픽에서는 박태환이 올림픽 2연패를 노리는 수영과 펜싱, 요트 등에서 한국 선수들의 선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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