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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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아렉 쌍둥이 동생 최첨단 기능 자랑

폭스바겐 SUV 티구안

  •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입력2011-12-26 10: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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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아렉 쌍둥이 동생 최첨단 기능 자랑
    고속도로 내리막길에서 100km/h로 달리다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자 차량은 스스로 기어를 중립으로 바꿨다. 회전동력에 대한 저항을 없애고 달려오던 탄력을 이용해 주행함으로써 연비를 높이는 ‘코스팅 모드(Costing Mode)’가 작동한 것이다. 수동변속기 차량을 몰 경우 연료를 아끼려고 내리막길에서 기어를 중립에 놓는 것과 같은 원리다.

    코스팅 모드는 폭스바겐의 콤팩트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신형 ‘티구안’에 새롭게 적용한 첨단 기술로, 가속페달이나 브레이크 개입이 적어 탄력주행이 가능할 때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기어가 자동으로 중립으로 바뀌어 연비가 높아지는 기술이다. 공인연비 18.1km/ℓ의 티구안이 실제 주행에서도 높은 연비를 기록하는 가장 큰 이유다. 실제로 63ℓ의 연료탱크를 가득 채우고 도심과 고속도로 352km를 달린 뒤 계기판을 확인하니 683km를 더 달릴 수 있다고 표시됐다.

    #‘파크어시스트 2.0’ 이용해 누구나 쉽게 주차

    2011년 9월 국내에 출시된 2012년형 티구안은 첨단 기능을 탑재해 경쟁력을 높였다. 그중에서 ‘파크어시스트 2.0’이 단연 눈에 띈다. 프리미엄 모델에만 적용한 이 기능은 평행 및 직각(T자) 주차를 자동으로 해준다.

    ‘P’ 버튼을 누른 뒤 복잡한 주차장을 서행하면 12개의 초음파 센서(감지범위 4.5m)가 빈자리를 찾아내 신호를 보낸다. 핸들을 놓고 브레이크에 발을 살짝 올린 뒤 차량 명령에 따라 전진과 후진기어만 바꿔주면 한두 번 정도 앞뒤로 왔다 갔다 하다가 정확히 주차한다. 앞뒤 25cm의 간격만 있으면 좁은 공간에서 스스로 움직여 자동으로 빠져나오는 ‘탈출 기능’까지 있다.



    첨단 기능으로 무장한 티구안 2.0 TDI 블루모션 프리미엄 모델에 올라타 서울 도심과 강원 일대를 350km가량 달렸다.

    #지붕 전체가 유리로 덮여 뻥 뚫린 하늘 감상

    ‘똑똑한 SUV’ 티구안은 폭스바겐의 대형 SUV 투아렉의 쌍둥이 동생이면서, 골프의 SUV 버전이라고 보면 된다. 2012년형 모델부터 폭스바겐의 패밀리룩을 일괄 적용해 멀리서 보면 투아렉과 잘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닮았다.

    티구안은 2007년 독일 프랑크푸르트모터쇼를 통해 데뷔한 이래 세계에서 70만 대 판매량을 기록한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BMW X1과 아우디 Q5, 볼보 XC60, 혼다 CR-V, 현대 투산, 기아 스포티지R 등이 경쟁 차종이다.

    신형 티구안의 외관에서 가장 파격적인 부분은 대형 파노라마 선루프로, 이전과 비교해 3배 이상 커졌다. 지붕 전체를 유리로 덮어 앞뒤 어느 자리에 앉아도 뻥 뚫린 하늘을 감상할 수 있다.

    6.5인치 터치스크린에 리얼(real) 타입 내비게이션 및 오디오를 탑재한 ‘인포테인먼트시스템’은 실시간 교통정보(TPEG)를 제공해줘 막히는 길을 피할 수 있다. 또한 30GB의 하드디스크에 음악 등을 저장할 수 있으며 SD카드, CD·DVD 플레이어, 블루투스를 통해 음악과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투아렉 쌍둥이 동생 최첨단 기능 자랑
    #리드미컬한 7단 변속기 빠르고 정확

    티구안은 타이거(tiger)와 이구아나(iguana)의 합성어다. 험한 길에서는 호랑이처럼 강하고 도로에서는 이구아나처럼 민첩하다는 의미다.

    시동을 걸자 디젤엔진을 탑재한 SUV답지 않게 조용했다. 1968cc 직렬 4기통의 DOHC 커먼레일 TDI(직분사 터보디젤)엔진을 탑재해 최대출력 140마력, 최대토크 32.6kg·m을 발휘한다. 7단 DSG(Direct Shift Gearbox) 변속기와 상시 4륜구동 시스템을 갖췄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오르는 데 10.2초 걸린다.

    티구안을 시승하기 전부터 ‘안전최고속도 188km/h의 2.0엔진에 7단 변속기는 조금 과하지 않을까’궁금했다. 답답한 도심에서 벗어나 고속도로에 올라서기 무섭게 가속페달을 깊숙이 밟았다. 한순간 움찔하는 느낌이 들더니 속도에 맞춰 빠르게 변속이 이뤄졌다. 시속 85km를 넘기 전에 이미 7단까지 변속이 끝났으며, 고속으로 갈수록 더욱 리드미컬하게 변속됐다. 속도를 줄이자 똑같은 빠르기로 다운시프트가 이뤄졌다. 변속 충격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핸들링은 독일차답게 탄탄하고 정확했다. 운전자에 따라 약간 묵직하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커브길에서 원하는 만큼 정확하고 절도 있게 차를 움직여줬다. 서스펜션은 골프 GTI와 같이 앞은 맥퍼슨 스트럿, 뒤는 4링크 타입으로 출렁이지 않고 단단한 편이다. 고속에서 풍절음을 느꼈으나 전반적으로 정숙한 편이었다.

    시속 150km까지 힘들이지 않고 가속했다. 태생적으로 운전하는 재미를 추구하는 차는 아니지만, 포장이나 비포장도로를 가리지 않고 무난한 주행성능을 보였다.

    #좁은 트렁크와 비싼 가격은 아쉬워

    티구안은 5인승으로 운전석은 버킷타입이며, 뒷좌석은 6대 4로 분할돼 접힌다. 뒷좌석은 전후로 16cm까지 움직이고 뒤로 32도까지 젖혀져 장거리 여행에 편리하다. 트렁크 용량은 430ℓ로 짐을 많이 싣고 가족여행을 떠나기에는 좁아 보였다. 콤팩트 SUV의 어쩔 수 없는 한계라고 생각한다.

    티구안은 ‘피로감지 시스템’도 갖췄다. 출발 후 15분간 운전자의 주행패턴을 파악해 저장한 뒤 패턴에서 벗어나는 주행(졸음운전 등)을 하면 즉시 경보를 울리고 주의 메시지를 띄우는 기능이다. 실제로 일부러 차선을 오가는 주행을 하자 바로 경고 메시지가 날아왔다.

    시승했던 프리미엄 모델은 4450만 원으로 콤팩트 SUV치고는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올해 상반기에 출시되는 3790만 원의 컴포트 모델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컴포트는 파노라마선루프와 파크어시스트, 내비게이션이 제외됐고 나머지 사양은 프리미엄과 거의 똑같다.

    투아렉 쌍둥이 동생 최첨단 기능 자랑

    6.5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티구안이 자랑하는 첨단 기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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