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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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조봉 정상에 오르니 인천 앞바다 섬이 한눈에

서해 옹진 덕적도

  • 글·사진 양영훈

    입력2011-06-24 10: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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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조봉 정상에 오르니 인천 앞바다 섬이 한눈에

    비조봉에서 서포리 쪽으로 하산하는 길에 바라본 바다.

    인천에서 남서쪽으로 75km 거리에 자리한 덕적도(德積島)는 덕적군도에서 가장 큰 섬이다. 덕적도를 우리말로 옮기면 ‘아주 큰 넓이의 섬’이라는 뜻이다. 섬 전체 면적은 20.87k㎡(약 631만 평), 해안선 길이는 37.6km다. 덕적도, 굴업도, 울도, 백아도, 문갑도를 비롯한 8개의 유인도와 34개의 무인도가 덕적군도를 이룬다. 덕적군도의 모든 섬을 아우르는 덕적면의 면사무소도 이곳에 있다.

    덕적도는 삼국시대부터 서해 해상교통의 중심지였다고 한다. 조선시대에는 수군이 주둔했고, 말을 기르는 국영목장도 있었다. 그리고 연평도 조기어장이 황금기를 구가할 당시에는 전진기지였던 덕적도에도 수많은 배가 몰려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모두 전설이 됐다. 연평도 조기어장이 사라진 뒤로는 고기잡이보다 관광업이 덕적도 주민에게 훨씬 더 중요한 수입원으로 자리 잡았다.

    비조봉 정상에 오르니 인천 앞바다 섬이 한눈에

    1 덕적초·중·고교 안에 자리한 송정숲에서 산책하는 아이들. 2 밧지름해수욕장의 솔숲에 쳐놓은 천막.

    덕적도는 섬인데도 산이 많다. 피서철 외에 덕적도를 찾는 외지인 중에는 바다를 보기 위해서라기보다 등산을 하려고 오는 사람들이 더 많다. 최고봉인 국수봉(314m)과 제2봉인 비조봉(292m)을 연결하는 12km 길이의 종주코스가 개설돼 있기 때문이다. 6시간이 걸리는 종주코스를 선택하는 등산객도 많지만, 대부분 2~3시간 걸리는 비조봉코스를 이용한다. 비조봉을 오르내리기만 해도 울창한 숲길, 칼등 같은 능선길, 날카로운 바윗길 등 다양한 느낌과 풍경의 산길을 지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산행의 묘미가 각별하다. 사방으로 시야가 훤한 비조봉 정상의 팔각전망대에 올라서면 인천 앞바다의 섬들이 모두 눈에 들어온다. 주민들의 말로는 날씨만 좋으면 연평도 너머의 황해도 해주까지 또렷이 보인다고 한다.

    덕적도에는 밧지름해수욕장, 서포리해수욕장이 있다. 밧지름해수욕장은 아담하고 한적하다. 편의시설도 근래 들어서야 하나둘 들어서기 시작했다. 그래도 자연스러운 멋이 살아 있다. 백사장 언덕에 뿌리를 드러낸 노송들과 아담한 해변 앞에 점점이 떠 있는 섬들이 특히 인상 깊다.

    오래전 국민 관광지로 지정된 서포리해수욕장도 솔숲이 운치 있다. 넓고 긴 백사장을 병풍처럼 둘러싼 이 솔숲에는 ‘서포리 웰빙산림욕 산책로’라고 명명된 데크로드가 조성돼 있다. 밤에 환한 가로등 아래를 걸어도 좋고, 새벽녘 미명에 걸어도 좋은 길이다. 걷는 내내 코끝에 진동하는 솔향기만 맡아도 절로 심신이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넓다 못해 광활하기까지 한 서포리해수욕장의 백사장은 해수욕장으로 안성맞춤이다. 자전거 타기에도 제격이다. 모래밭이 단단해 일부러 만든 자전거 전용도로 같다. 서포리에는 펜션과 민박, 음식점, 화장실, 샤워장, 체육공원 같은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 하룻밤 묵기에 적당하다. 더욱이 서포리 남쪽에는 비조봉 등산로의 입출구가 있어 산행 전후에 들르기 좋다. 해질 무렵 덕적군도의 서쪽 하늘과 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낙조와 저녁노을도 이 해변에서 감상할 수 있다.



    덕적도 북서쪽 해안의 능동자갈마당도 한번 둘러볼 만한 해변이다. 서포리해수욕장, 밧지름해수욕장과 달리 굵은 호박돌이 깔린 몽돌해변이다. 몽돌이 너무 큰 탓에 걷기가 불편할 정도다. 그래서 해수욕장으로 활용하긴 어렵지만, 자연 풍광만큼은 빼어난 곳이다. 여름에는 해당화가 곱게 피고, 사시사철 쉬지 않고 쏟아지는 파도소리가 듣기 좋다. 해변 한쪽에는 장군바위가 우뚝하고, 그 건너편에는 유인등대가 들어선 선미도가 떠 있다.

    비조봉 정상에 오르니 인천 앞바다 섬이 한눈에

    서포리해수욕장 초입에 있는 팔각전망대에서 바라본 저녁노을.

    덕적면 진리의 덕적면사무소 옆에는 덕적초·중·고교가 있다. 한 학교 건물 안에 초·중·고교와 병설유치원까지 모여 있는 특이한 구조다. 스쿨버스에 적힌 학교 이름도 덕적초중고등학교다. 전국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학교일 것이다. 똑같은 학교, 똑같은 교실과 운동장에서 유치원 1년차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14년간 생활해야 한다는 것이 좀 지겹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학교 안에 있는 솔숲을 보니 그런 생각이 슬그머니 사라진다. ‘송정숲’이라고 불리는 이 솔숲은 해송(곰솔)이 아닌, 육송(적송)만으로 이루어졌다. 나무마다 삼척 준경묘의 금강소나무처럼 쭉쭉 뻗은 데다, 바닥에 단단한 모래가 깔려 있어 임간(林間) 학습장으로는 최고의 조건을 갖춘 듯하다. 숲 밖에는 아담한 모래해변이 초승달처럼 구부러져 있고, 솔숲 한복판에는 1950년대 미군의 골프연습장으로 활용됐다는 콘크리트 구조물이 남아 있다. 이 멋진 숲을 둘러보자 그 숲과 14년간이나 함께 했을 덕적도 사람들의 학창시절이 오히려 부러웠다.

    덕적도 남동쪽에는 면적 3.03k㎡, 해안선 길이 14.4km의 아담한 소야도가 떠 있다. 덕적도까지 간 김에 한 번 들러볼 만한 섬이다. 덕적도 진리도우선착장과 소야도 나루개선착장의 거리는 한달음에 건너뛸 수 있을 만큼 가깝다. 하지만 소야도로 건너가려면 2시간 간격으로 덕적도와 소야도 사이를 왕래하는 작은 종선(從船)을 이용해야 한다.

    소야도에는 파도가 잔잔하고 백사장의 경사가 완만한 떼뿌리해변이 있다. 물도 맑고 샤워장, 화장실, 급수대, 원두막 같은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 피서지로 안성맞춤이다. 주차장 옆에는 잔디 깔린 야영장이 있어 비수기 주말에도 캠핑하려는 동호인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진다. 소야도의 동쪽 바다에 점점이 떠 있는 몇 개의 작은 섬들은 썰물 때마다 물 밖으로 드러나는 모래톱을 통해 소야도와 연결된다. 작은 ‘모세의 기적’을 날마다 구경할 수 있는 셈이다.

    여/행/정/보

    ●숙박

    서포리해수욕장 주변에 서포리아(032-851-2323), 하늘바다펜션(017-261-7274), 바다사랑펜션(032-831-2926), 소나무향기펜션(032-832-1111), 섬사랑민박(032-832-9660), 서포비치(032-831-2841), 노을민박(032-832-5728) 등의 숙박시설이 많다. 면사무소 근처에도 덕적펜션(032-832-4548), 민션씨싸이드(032-833-0707)가 있다.

    비조봉 정상에 오르니 인천 앞바다 섬이 한눈에

    회나라식당에서 맛볼 수 있는 꽃게탕.

    ●맛집

    진리도우선착장에 자리한 회나라식당(032-831-5324)은 꽃게탕, 매운탕, 생선회를 두루 잘하는 집이다. 여수횟집(032-832-9390)의 장어탕도 맛있다. 그 밖에도 도우회가든(토종닭백숙, 032-831-8704), 서울식당(바지락칼국수, 032-832-7790) 등의 음식점이 있다.

    교/통/정/보

    ●인천↔덕적도

    대부해운(032-887-6669, www.daebuhw.com)의 대부고속훼리5호(자동차 선적 가능)가 평일 하루 1회, 주말 하루 2회 운항한다. 요금은 어른의 경우 편도 1만2100원이며, 중형 자동차를 선적할 경우 편도 4만5000원이다. 고려고속훼리(1577-2891, www.kefship.com)의 스마트호와 코리아나호는 날짜마다 출항 시간이 다르며, 평일에는 평균 2회, 주말에는 평균 4회 이상 덕적도로 향한다. 따라서 정확한 시간은 반드시 전화로 확인하거나 홈페이지를 참조한다. 대행사인 섬투어(032-761-1950, kefyp.seomtour.kr)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승선권을 예매할 수 있다. 요금은 어른 기준 왕복 2만1900원.

    ●대부도↔덕적도

    안산 대부도의 방아머리선착장에서 대부해운(032-886-7813)의 대부고속훼리2호(자동차 선적 가능)가 평일 하루 1회, 주말과 휴일 하루 2회 출항한다. 2시간 걸리며, 사전 확인 및 예약은 필수다.

    ●섬 내 교통

    덕적면 공영버스(2대)가 대체로 배 출항 및 도착 시간에 맞춰 선착장↔서포리, 선착장↔북리 노선을 운행한다. 1대뿐인 택시(010-2055-5855)는 어디서든 부르면 달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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