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65

2010.12.06

전통음악, 이렇게 재미있었어!

  • 박길명 나눔예술특별기고가 myung@donga.com

    입력2010-12-06 12: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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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음악, 이렇게 재미있었어!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서울 은평문화예술회관에서 나눔공연을 펼치고 있다.

    “국악에 민요, 뮤지컬, 탭댄스까지 정말 좋더라. 처음엔 가기 싫다던 아이들도 공연을 보면서 신나게 즐기지 뭐야.”

    한 중년 신사가 휴대전화를 붙잡고 침이 마르도록 공연에 대한 칭찬을 하고 있었다. 11월25일 오후 8시 서울 은평구 녹번동 은평문화예술회관 공연장을 빠져나오는 관객들은 한껏 들떠 있었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단장 임평용)이 ‘행복한 우리 소리’라는 주제로 펼친 나눔 공연 덕분이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첫 연주곡은 ‘프런티어(Frontier)’. 재일동포 음악가 양방언이 만든 곡을 임평용 단장이 편곡했다. 이어 선보인 무대는 남도민요 ‘성주풀이’ ‘흥타령’ ‘개고리타령’ 연주였다. 남도 특유의 신명을 담은 가락에 관객들의 어깨가 절로 들썩거렸다. 그리고 경기민요가 이어지자 객석 맨 앞줄에 자리한 노인들은 장단에 맞추어 추임새를 넣기 시작했다. 누가 국악을 지루하다고 했던가. 여성 소리꾼들의 ‘뱃노래’ 열창에 객석에 앉은 꼬마들까지 장단 맞추는 모습은 이런 기우를 날려버리기에 충분했다.

    잠시 후 객석 뒤편에서 사자가 등장하면서 ‘북청사자놀음’이 시작됐다. 공연장을 휘저으며 익살을 부리는 단원들의 사자놀음에 객석에서 환호가 터져 나왔다. 아이들은 두 눈을 크게 뜨고 신기한 듯 단원들을 지켜보았다. “에이, 사람이잖아!” 어디선가 들려오는 어린이의 말이 정겨웠다.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과 뮤지컬 배우 전수미 씨가 함께 하는 ‘맘마미아’ ‘댄싱 퀸’ 무대였다. 공연 내내 점잖게 앉아 박수를 아끼던 사람들도 마침내 힘껏 손뼉을 치는 등 객석은 하나가 됐다.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두 남성 배우가 국악 관현악에 맞춰 탭댄스를 선보였다. 우리 전통음악과 두 배우의 현란한 탭댄스에 몇몇 중년 여성은 자리에서 일어나 춤을 추기도 했다. 공연장은 우리 전통 소리와 관객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TIP

    ‘나눔예술’ 홈페이지 클릭하세요


    나눔공연은 누구나 무료로 즐길 수 있는 문화 나눔의 장입니다.

    나눔예술 홈페이지(www.nanumart.com)에 들어와서 공연 일정을 확인하세요.

    송파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 김정흔 팀장

    “음악으로 차별 허물어 우리는 다정한 이웃”


    전통음악, 이렇게 재미있었어!
    2010년 2월 서울 송파구 마천동 송파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이하 센터)는 다문화가족 아이들을 위한 바이올린 교실을 열었다. 이곳에서 바이올린 연주를 배운 아이들은 6월에 세종플루트앙상블의 나눔 무대에 올라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김정흔(32) 팀장은 “바이올린 교실 아이들은 센터의 자부심이고, 무엇보다 부모님들의 자랑”이라며 “작은 오케스트라를 구성하고 싶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센터의 바이올린 교실이 지역 사회에 알려지면서 송파구가 지원에 나섰고 자원봉사를 하겠다는 구민도 적지 않다. ‘우리는 한 이웃’이란 인식을 넓히는 데 아이들의 역할이 컸다.

    “아이들 지도는 음악 전공자들이 하는데요. 어느 날 중학생이 자원봉사를 할 수 있느냐고 문의하더라고요. 그만큼 관심이 커진 거겠죠?”

    그가 다문화가족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때는 2005년. 지진해일 피해를 입은 인도네시아로 자원봉사를 떠나기 직전이었다. 출국 전 인천공항 인근의 한 교회에 묵게 됐는데 독거노인, 다문화 아이를 위해 봉사하는 청년들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던 것.“사람은 누구나 같잖아요. 아이들이 센터에서는 큰 차별을 느끼지 않는데 밖을 나서면 여전히 차갑게 대하는 사람이 많아 안타깝습니다.”

    언어와 문화 등에서 삼중고를 겪는 결혼 이주여성들에게 더 많은 나눔예술의 기회가 주어지기를 바라는 김 팀장. 그는 “이들이 이웃과 좀 더 소통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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