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57

2010.10.11

가을밤 사로잡은 플루트 선율

  • 박길명 나눔예술특별기고가 myung@donga.com

    입력2010-10-11 11: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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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밤 사로잡은 플루트 선율

    서울 서대문문화회관에서 공연 중인 세종플루트앙상블.

    본격적인 가을로 접어들면서 나눔예술도 더 큰 무대에서 이웃을 만나고 있다. 9월 마지막 날 저녁에 펼쳐진 세종플루트앙상블의 서대문문화회관 공연도 그중 하나. 이날 공연에는 엄마의 손을 잡고 찾아온 어린이 관객이 유난히 많아 즐거운 가족음악회를 예고했다.

    비발디의 ‘사계’가 흐르고 지휘를 맡은 서울시소년소녀합창단 원학연 단장이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무대 진행을 시작했다. “이 음악을 듣고 무엇이 연상되나요?” “새!” “꿀벌!”…. 객석의 어린이들은 일제히 손을 들어 저마다 연상되는 것을 외치며 무대와 하나가 됐다.

    다음 곡 ‘도레미 송’이 연주되자 공연장은 커다란 합창의 무대가 됐다. 한 곡, 한 곡 연주가 끝나면 곡 해설과 퀴즈가 이어지고 노래도 따라 부르는 즐거운 음악수업. “에델바이스 부를 수 있는 사람?” 어느 50대 주부가 무대에 올라 영어로 노래를 부르자 관객들은 놀라며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아, 그 음악!” 영화 ‘미션’의 주제곡이자 ‘넬라 판타지아’로 많이 알려진 ‘가브리엘의 오보에’ 연주 때 나온 객석의 반응. 이어 테너의 ‘경복궁 타령’에서 관객들은 박수로 장단을 맞췄다.

    하나가 된 음악회가 절정에 이르고 앙코르 곡이 나올 시간. “과연 무슨 음악일까”. 모두가 궁금하던 순간, 연주된 곡은 동요 ‘아기염소.’



    “파란하늘/ 파란하늘 꿈이/ 드리운 푸른 언덕에/ 아기염소 여럿이/ 풀을 뜯고 놀아요….” 공연장에는 마치 어린이 합창단을 방불케 하는 아이들의 노랫소리가 울려 퍼졌다.

    공연이 끝난 뒤 원 단장은 “어린이들이 많이 와서 정말 좋았다”며 아이들을 안아주고 사진을 함께 찍는 훈훈한 시간을 가졌다. 그렇게 가을 저녁을 수놓은 플루트의 선율은 즐겁고 따뜻한 음악수업이 됐다.

    TIP

    ‘나눔예술’ 홈페이지 클릭하세요


    나눔공연은 누구나 무료로 즐길 수 있는 문화 나눔의 장입니다.

    나눔예술 홈페이지(www.nanumart.com)에 들어와서 공연 일정을 확인하세요.

    서울시청년예술단 무용단원 전다윤 씨

    “춤꾼은 무대에 설 때 가장 흥이 나죠”


    가을밤 사로잡은 플루트 선율
    “존경하는 선생님, 선배들과 함께 선다는 게 부담됐지만 처음엔 몰랐어요. 공연이 끝난 뒤에야 제가 오른 무대가 얼마나 뜻깊은 것인지 실감했어요.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서울시청년예술단 무용단원인 전다윤(24) 씨. 그는 9월 초 서울남산국악당이 기획한 나의 무용담 ‘삶은 춤이다. 춤은 삶이다’ 공연에서 차세대 춤꾼으로 궁중무용 ‘춘앵전’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얼마 전 중랑캠핑숲의 나눔공연과 세종별밤축제에선 창작무용 ‘춤추는 인형’으로 “천사 같다”는 찬사도 받았다.

    “극장 무대와 비교할 때 나눔무대는 공연의 준비나 긴장감에서 다를 바 없지만 한 가지 더한 게 있다면 흥이죠. 춤을 추는 동안에도 관객들의 반응이 바로바로 들리고 끝나고 나면 뿌듯함으로 채워지죠.”

    그래서 어느 무대든 소중하고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단다. 갈 길이 멀다는 전씨는 서울시무용단의 창작무용극 ‘백조의 호수’ 등 큰 무대에도 적잖이 오르면서 자신만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큰 무대가 아니라도 자주 무대에 서서 춤꾼의 자존감을 살리고 싶어요. 청년예술단은 내일을 위한 발판이에요. 맘껏 연습할 공간도 있어 정말 좋고요.”

    시도하는 걸 좋아한다는 그는 뮤지컬, 연극 등 다양한 장르를 많이 접해 안목을 키워나가려 한다. 하얀 버선처럼 한국적 미를 담은 춤사위를 구사하고 싶다는 전씨의 다음 무대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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