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50

2010.08.16

‘性’을 정확히 아는 것이 치료의 첫걸음

경희대 한의대 신계내과 안세영 교수

  •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입력2010-08-16 15: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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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性’을 정확히 아는 것이 치료의 첫걸음
    “환자는 양방이든 한방이든 저렴한 비용에, 빨리 낫고 부작용 없는 치료가 최고입니다. 그러려면 정확한 정보를 알아야 합니다.”

    경희대 한의대 신계내과 안세영(47) 교수가 최근 인간의 성을 의학과 생물학, 인류학적 관점에서 고찰한 책 ‘性학’(지상사 펴냄)을 출간했다. 이유는 환자가 능동적으로 치료법을 선택하려면 정확한 정보를 알아야 한다는 그의 신념 때문.

    그래서일까. ‘性학’에서는 대학교수 체면은 잠시 접고, 직접 생식기를 그려가며 성행위 시 생식기의 변화 등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그렇다고 ‘성’이 의학 서적처럼 한 장 넘기기가 천근만근 무겁게 다뤄진 것도 아니다. 전문적인 의학 내용과 과학, 동양 고전, 속담 등이 한데 섞여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정자 생산을 위해 체온보다 3~4℃ 낮은 환경을 조성해줘야 남성의 고환은 주름투성이 음낭으로 내려온다. 주름은 열을 발산시키기 위한 면적을 넓게 해 고환을 잘 식혀준다. 인도에선 한때 산아제한 목적으로 남성에게 뜨거운 욕탕에 들어가기를 권장했다”는 식이다.

    이처럼 동서양의 인문학이 총동원된 것은 평소 그의 독서량이 뒷받침됐기 때문. 그의 연구실 책장에서는 중국사, 맹자, 주역 등 동양 고전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방의 신계내과는 양방에서 비뇨기과, 내분비내과, 신장내과를 포함한 개념입니다. 경희대 한의대 대학원생 시절 신계내과 주임 교수님이 좋아 신계내과의 매력에 빠졌죠.”

    그렇다고 한방의 우월성만 강조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발기부전 치료제는 음경에 일시적으로 혈류를 공급해 인위적으로 발기시키는 반면 한방에서는 성기능 장애를 스트레스와 피로 등으로 체내 기운이 소모돼 나타난 것으로 분석하므로 휴식이 가장 좋은 치료제라고 설명한다.

    지금까지 11권의 책을 낸 안 교수는 우리나라 국민의 과다한 의료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더 정확한 성 관련 서적을 출판할 계획이다. 그리고 한 가지 부탁도 잊지 않았다.

    “책 출간 이후 여성지에서 인터뷰 요청이 몇 차례 있었는데 대부분 섹스 체위에 대해 묻더라고요. 저는 성기능 의사이지 섹스 전문가가 아닙니다.”

    안 교수는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경의대 한의대에 입학, 석·박사 과정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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