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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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장례문화 꽃피우겠다”

전국상조협회 박헌준 신임회장 “협회 산하 공제조합 설립 추진”

  •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입력2010-02-10 19: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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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장례문화 꽃피우겠다”
    충북 제천이 고향이다. 서울 성북구 돈암동(현재 노원구 중계동)에 자리한 서라벌고교를 졸업했다. 그게 최종 학력이다. 첫 직장은 울산 현대중공업. 2년 근무하다 그만뒀다. 적성에 맞지 않았다. 그 대신 낯선 사람을 상대로 영업을 시작했다. 본거지는 울산.

    처음 판 것이 1000원짜리 지갑이다. 주로 버스에서 팔았다. 그 다음은 책, 주로 전집이었다. 그 다음은 레저용품, 그 다음은 카메라, 그 다음은 보험… 그리고 지금은 ‘상조(相助)’를 판다.

    “시대에 따라 또는 소득수준의 변화에 따라 사람들의 욕구도 변한다. 그 변화에 따라 영업 아이템을 바꿨다. 그때마다 목숨을 걸었다. 영업은 게을러서는 안 된다. 피나는 노력을 했다. 그 결과, 선택한 아이템마다 전국에서 최고로 많이 팔았다. 30년 동안 영업 일선에서 살았다.”

    2월5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제4대 전국상조협회 신임회장에 취임한 현대종합상조 박헌준(57) 대표의 이야기다. 박 대표는 1996년 현대화재해상보험 입사 첫해에 이어 97년, 99년 연거푸 전국 판매대상을 거머쥐며 ‘3연패 명예회원’에 올랐다. 그런 그를 상조업에 뛰어들게 만든 계기는 우연히 찾아왔다.

    “돈은 먹고살 만큼 벌었으니 외국 이민을 준비하고 있었다. 어느 날 친구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장례식장에 조문을 갔는데 문득 ‘상조라는 게 하고 싶은 사람은 없어도,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독 상조업은 제자리걸음인 점도 아쉬웠다. 사람의 탄생도 중요하지만, 마지막 가는 길은 더 중요하다. 죽음을 어둡고 슬프게 맞이할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이별로 승화시키고 싶었다.”



    “장례업계 하나로 통합할 터”

    2002년 2월, 그렇게 울산에서 시작한 상조업은 나날이 번창했다. 고객의 금전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10년 분납상품을 만들었으며, 발인에서 끝나지 않고 장지나 화장지까지 안내하는 등 ‘고객감동 서비스’에 역점을 둔 것이 적중했다. 그렇게 한 지 3년 만에 서울 여의도로 본사를 옮겼다. 이후 상조회사로서는 처음으로 공중파에 광고를 내보내고, 홈쇼핑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등 기존 상조회사와는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구사했다. 그 결과 전국 120개의 직영 지사를 갖추고, 자산 400억원에 계약고 1조원을 돌파한 회사로 급성장했다.

    사실 상조회사가 일반인에게 알려진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는다. 최근 4~5년 사이 우후죽순 생겨나 현재 400여 개가 난립한 상태. 이 가운데 115개 업체가 전국상조협회 회원사로 들어왔다. 나머지 회사는 다른 3~4개 협회에 분산돼 있다. 박 대표가 전국상조협회 신임회장으로서 꼭 이루고 싶은 목표 가운데 하나가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다.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둔 상조업 관련 법안인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법률안’ 시행 이후 예상되는 문제를 최소화하는 것도 그의 몫. 이 법안은 그동안 상조회사가 난립하면서 피해자들이 발생하자 정부가 이를 규제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문제는 기준이 까다롭고 처벌규정이 강해 법안이 시행되면 몇몇 회사는 문을 닫을 수밖에 없고, 그럼 자칫 선의의 피해자가 생길 수 있다는 것. 박 대표는 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협회 산하에 ‘공제조합’ 설립을 추진 중이다.

    박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업계가 통합돼 한 목소리를 내고 장례문화가 우리나라에 꽃피울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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