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20

2010.01.19

부채 한류 전도사 일본서 바람 일으킨다

  •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입력2010-01-15 13: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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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채 한류 전도사 일본서 바람 일으킨다
    ‘부채 작가’ 진말숙(62) 옥전문화연구소 소장이 1월12~14일 일본 오사카 한국문화원에서 부채 순회 전시회를 연다. 일본의 고바야시 후요(小林富美子)와 함께 여는 이번 전시회 ‘바람난 부채 순회전’은 오사카 전시 이후 16~19일 도쿄의 한국문화원에서도 전시된다.

    그런데 순회전 팸플릿 제목이 예사롭지 않다. ‘한일병합 100년’ 기념이란다.

    “부채를 이용한 작품은 일본인에게는 많이 알려져 있어요. 경술국치 100년을 맞아 한국과 일본의 부채 작품을 보면서 일본인들이 한일강제병합에 대해 생각해보는 자리를 만든 거죠. ‘부채 한류(韓流)’도 기대해보고요.”

    진 소장은 원래 서예가였다. 광주시 광산군청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던 1979년 국전에 입선했고, 결혼 후 서울로 이사 와 방배동에 서예학원을 열었다. 지금은 연구소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자고 일어나니 스타는 아니고 부채 화가가 돼 있더라고요. 2000년대 초부터 화선지 대신 부채의 매력에 빠져 부채에 그림을 그렸어요. 부채는 ‘열린다 펼친다’는 의미가 있어 그릴 때마다 신이 나요. 작품 옮기는 것도 편하고요.”



    사실 십수 회 해외 전시회를 한 그로서는 표구된 서예나 문인화 작품을 옮기는 것도 큰일이었다고 한다. 그의 작품에 주로 등장하는 소재는 태극 문양과 기와 무늬 등 전통에서 찾는다. 그가 해외 전시회에서 ‘부채 한류 전도사’로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2004년 그리스 아테네 올림픽 때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선수단에게 선물한 부채도 그의 작품이었다. 태극 문양이 그려진 부채 여백에 ‘당신이 대한민국입니다’는 글귀를 새겼는데, 이 글귀가 당시 대히트를 했다. 그는 이번 전시회에 작품 50점을 전시하고 개회식 때는 직접 한복을 입고 진도아리랑을 부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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