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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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국무총리실 김창영 공보실장?”

정운찬 총리 오른팔役 ‘의외의 기용’ 세종시 난제 해결 구원투수 역할 해낼까?

  •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입력2009-12-29 11: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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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 국무총리실 김창영 공보실장?”

    (위 오른쪽) 김창영 공보실장

    “총리 주변에 정말 사람이 없어요. 대권 도전을 하려다가 접은 이유도 그래서죠. 유능하고 무능하고를 떠나서, 큰일을 하려면 뭔가 믿고 맡길 사람이 필요한데 없었어요.”

    정운찬 국무총리와 가까운 서울대 경제학과 제자 출신 정치인의 말이다. 정 총리가 그동안 ‘마당발 인맥’으로 알려진 것과는 정반대의 얘기다. 경기고,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마이애미대 석사와 프린스턴대 박사, 여기에 서울대 총장 출신이건만 사람이 없다니….

    기자 출신 … 자민련 통해 정치 입문

    정 총리를 잘 아는 정치인에게서 이런 말이 나온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최근 이뤄진 총리실 인사 때문이다. 정 총리는 2009년 9월 말 취임 이후 2개월여 만인 12월11일 첫 인사를 단행했다. 인사 대상은 1명. 당초 공보실장과 정무실장 등 2명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인사는 공보실장만 났다.

    통상 이들 두 자리는 총리를 잘 아는, 그야말로 최측근이 임명된다. 특히 총리실을 장악하고 자신의 정치적 운명이 걸린 세종시 문제를 의도대로 풀어나가야 하는 정 총리의 입장에서는 더욱 그래야 했다. 그런데 결과는 의외였다. ‘따뜻한손’ 출판사 김창영 대표가 신임 공보실장으로 임명된 것.



    김 실장은 대전에서 태어나 대전고를 졸업한 충청권 인사다. ‘따뜻한손’은 2007년 정 총리의 자서전 ‘가슴으로 생각하라’를 펴낸 출판사다. 총리실은 김 실장의 발탁 배경으로 이 두 가지를 꼽는다. 하지만 정 총리의 측근들은 이 같은 결과에 고개를 갸우뚱한다. 김 실장의 전력을 보면 정 총리와는 잘 어울릴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 총리의 측근 그룹으로 꼽히는 정치인 중에서 정 총리와 김 실장의 관계는 물론, 김 실장에 대해 아는 사람이 극히 드물다.

    한국일보 기자 출신인 김 실장은 1990년대 중반 충청권을 기반으로 한 자민련에 몸을 담으면서 정치에 입문했으며, 자민련에서 총선기획단 부단장과 정세분석위원, 부대변인 등을 역임했다. 그러다 1999년 말 김대중-김종필 내각제 합의가 깨지자 이에 불만을 품은 김용환 의원 등 일부 정치인이 탈당해 창립한 한국신당으로 당적을 옮긴다. 그리고 그해 4월 치러진 16대 총선에서 대전에 출마해 낙선했고, 한국신당이 한나라당에 흡수 통합되면서 다시 당직이 바뀐다. 2002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때 대전·충남지역 대변인을 맡은 것을 끝으로 정계를 떠나 출판사를 차렸다.

    그렇다면 정 총리와 김 실장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을까. 김 실장은 정 총리와의 인연을 “2003년 1월 언론계, 학계, 문화예술계 충청권 인사 20명 정도가 모인 사모임에서 처음 만났다”고 소개했다. “그리고 그해 3월 서울대 총장실에서 따로 만난 자리에서 불우청소년을 위해 어린 시절 역경을 이겨낸 정 총장에게 자서전 집필을 권유했고, 그 후 매년 6~7차례 만나면서 친분관계를 유지해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실장은 “그동안 정 총리를 만나면서 선과 결이 고와 인간적으로 꼭 한 번 모셔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총리의 일부 측근은 김 실장의 이력을 거론하면서 “정 총리를 통해 정치권에 다시 들어오려는 충청권 정치낭인 중 한 명”이라고 의심한다. 김 실장은 이에 대해 “정치는 시기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 번 정계를 떠난 이상, 정치에는 전혀 뜻이 없다”고 못 박았다.

    한편 정무실장으로 거론되는 서울대 출신 K씨도 정 총리와 그리 가깝지 않은 인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K씨는 16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전력이 있는 정치지망생이다. 김 실장과 K씨, 과연 이들이 세종시 문제에 정치적 사활을 건 정 총리와 언제까지 생사고락을 같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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