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03

..

성형외과 치과의 ‘환상 협진’‘주걱’ 탈출 ‘V라인’으로

아이디병원 박상훈 원장 ‘先수술 後교정’ 주걱턱 치료법

  • 최영철 ftdog@donga.com

    입력2009-09-11 11:32: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성형외과 치과의 ‘환상 협진’‘주걱’ 탈출 ‘V라인’으로
    세상에는 모두 같은 별명으로 불리는 사람들이 있다. ‘주걱’이 바로 그 별명. 턱의 생김새가 밥을 풀 때 쓰는 주걱과 비슷하다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주걱턱은 동양인에게 상대적으로 많은 턱 모양이다. 미국 교정학회지에 따르면 서양인은 전체 인구의 0.5~1.6%인 데 비해 한국인은 9.4~19%, 중국인은 14.5%, 일본인은 4~13%가 주걱턱이다.

    한국인 10명 중 1, 2명이 평생 ‘주걱’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사는 셈. 주걱턱은 남녀 구분 없이 동일한 비율로 발생한다. 주걱턱 환자의 경우 사회정신적 문제가 육체적 문제보다 큰 영향을 미친다. 전체 주걱턱 환자의 약 5%가 심각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조사보고도 있다.

    회사원 여수련(22) 씨도 주걱턱 때문에 대인관계 기피증이라는 정신질환이 생길 정도였다. 초등학교 때부터 10여 년 동안 ‘주걱’이라는 별명으로 불린 그는 친구들의 놀림에 상처를 받으면서 점점 소심한 성격으로 변해갔다. 치아교정도 받았지만 교정기 때문에 입을 가리고 웃는 습관만 생겼을 뿐, 주걱턱은 그대로 남았다.

    엄청난 스트레스로 두통, 소화불량

    여씨가 주걱턱 공포에서 해방된 것은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얼굴뼈 성형 전문병원인 아이디병원을 찾고 난 뒤부터. 치아교정을 먼저 하고 턱수술을 하는 여느 병원과 달리 이곳은 수술로 턱선을 잡은 뒤 치아교정을 했다. 여씨에게 ‘선(先)수술 후(後)교정’ 치료법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이후 여씨는 턱뿐 아니라 성격도 바뀌었다. 비로소 그는 ‘주걱턱’의 덫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주걱턱이란 아래턱이 위턱보다 크거나 튀어나온 턱을 가리키는데 정확한 의학적 용어는 ‘하악골 전돌증’이다. 주걱턱의 근본적인 원인은 치아가 아닌 턱뼈에 있다. 아래턱이 정상보다 과잉 발달해 성장이 멈춰야 하는 시점에서 멈추지 않고 계속 성장하면서 발생한다. 주걱턱은 심미적으로 보기 싫은 형태라 외모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기능적인 문제도 동반한다.

    비정상적인 턱뼈의 발달로 치아 맞물림에 이상이 생기면서 발음이 새거나 음식을 씹기 힘들어지는 것. 주걱턱 환자에게서 두통, 소화불량 등의 관련 질환이 생기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이디병원이 2004년 7월부터 2009년 6월까지 5년간 주걱턱 수술을 받은 환자 1793명을 대상으로 주걱턱의 불편함을 조사했더니 다양한 불편이 복합적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불편 사항은 역시 치아가 제대로 맞물리지 않는 부정교합에서 비롯됐다.

    씹는 데 지장이 있거나 발음이 좋지 않다고 호소한 환자가 84%일 정도. 또한 턱이 튀어나와 보기 싫다는 경우도 81%에 이르렀다. 외모지상주의 시대에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다. 그 밖에 턱관절 이상으로 턱에서 소리가 나거나 턱이 아프고 불편하다는 의견, 얼굴의 비대칭이 고민이라는 의견도 각각 30~40%에 달했다(중복답변 허용).

    이처럼 주걱턱 환자들은 턱과 치아의 문제를 복합적으로 느끼는 게 일반적인데, 아래턱이 튀어나오면서 위턱과 교합이 맞지 않아 치아가 정상인과 반대로 물리고, 이로 인해 턱관절 등에 계속 부담이 가기 때문이다. 이런 증상을 감안해서인지 주걱턱 환자에 대한 치료는 치아교정이 턱 성형보다 먼저 이뤄지는 게 관행이었다. 환자 스스로도 당장의 씹는 고통 때문에 치과 문을 먼저 두드렸다.

    성형외과 치과의 ‘환상 협진’‘주걱’ 탈출 ‘V라인’으로

    주걱턱 성형을 위해서는 얼굴 3D CT를 촬영해야 한다. 3D CT는 X선 촬영으로 나타나지 않는 미세 부분까지 보여준다(위). 주걱턱 치료 전과 후의 모습(아래).

    실제로 아이디병원의 조사 결과 주걱턱 환자 중 많은 사람이 이미 어린 시절 치아교정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중·고등학교 때 주걱턱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고, 수술 환자 중 30% 정도는 그 시절에 치아교정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었다. 하지만 이들 중 많은 수는 성인이 된 후 다시 성형수술을 받았다. 치아교정만으로 주걱턱을 해결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주걱턱 치료는 성장 전과 후로 나눌 수 있는데, 성장 전에는 성장조절 치료와 치아교정 등이 치료방법으로 꼽힌다. 성장 전 치료는 주걱턱을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고 치료에도 제한이 많아 효과가 완벽하지 않다. 따라서 성장기에 무조건 치아교정을 하기보다 골격 성장시점 검사로 정확한 수술 가능시기를 알아보는 것이 좋다.

    수술과 교정이 모두 필요하므로 정확하게 주걱턱 치료계획을 세우는 것이 시간과 비용을 모두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는 얘기다. 따라서 이미 성장기에 치아교정을 받았더라도, 성인이 된 뒤 다시 주걱턱 여부와 치아 교합에 문제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만약 주걱턱이 그때까지 개선되지 않았다면 턱수술과 함께 재교정이 필요한데, 이는 결국 아래턱뼈의 과잉성장 문제와 치아 부정교합 문제를 복합적으로 해결하는 셈이다.

    先 외모콤플렉스 탈출, 後 기능회복

    아이디병원은 주걱턱 개선방법에서 여느 개원가에선 보기 드물게 성형외과와 치과 전문의가 함께 하는 협진 시스템을 갖췄다. 그동안 주걱턱 치료를 하려면 치아교정은 치과에서, 턱수술은 성형외과에서 진료받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런데 아이디병원은 이 두 과(科)가 협진함으로써 환자들의 불편을 해소했다. 주걱턱 치료에서 기존 병원과의 가장 큰 차별성은 관행과는 반대로 이뤄지는 ‘선수술 후교정’ 치료법에 있다.

    치아교정을 먼저 한 후 턱수술을 하던 기존의 치료법과 달리, 수술 후 치아교정에 들어가는 것. 이 치료법은 수술로 아래턱뼈의 과잉성장 부분을 V라인으로 변화시키기 때문에 일단 외모 콤플렉스에서 벗어날 수 있어 좋다. 그런 후 치아교정으로 위아래 치아 맞물림을 좋게 하면 발음이 새거나 음식 씹기 어려운 문제 등 기능적인 문제도 함께 해결된다.

    기존 교정 후 수술 방법과 달리 턱 문제가 먼저 해결되기 때문에 심미적 효과가 크고, 기존 방법보다 6~12개월 교정기간이 단축된 것도 장점이다. 아이디병원은 얼굴뼈 수술로 명성을 날리던 박상훈 성형외과가 30병상을 갖춘 병원급으로 확장해 재탄생한 병원으로, 대학병원 출신의 전문의가 대거 포진해 있다. 이들 전문의는 아이디병원이 ‘얼굴뼈와 치아의 상관관계’를 가장 잘 이해하고, 최적의 효과를 내는 병원이라 자부한다.

    대학병원 교수 재직시절부터 얼굴뼈 수술 전문가로 잘 알려진 박상훈 대표원장은 토털 미용수술이 대세인 개원 성형외과 사이에서 얼굴뼈 성형 한 우물만 파온 인물. 해외 학회에 지속적으로 논문을 발표한 결과, 이 병원을 찾는 해외 환자도 적지 않다. 박 대표원장은 “모든 턱뼈 수술이 치아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협진을 하면 환자의 만족도는 크게 높아진다. 얼굴뼈 전문병원으로서 국내 환자는 물론 해외 환자들에게도 턱과 치아 문제를 가장 잘 치료할 수 있는 특화된 병원으로 자리매김하겠다”라고 밝혔다.

    아이디병원의 ‘선수술 후교정’ 치료법은 주걱턱 치료뿐 아니라 하악왜소증, 안면비대칭, 돌출 입 등에 모두 적용된다. 이 병원은 선수술, 후교정 치료법과 관련해 치과의를 대상으로 심포지엄을 열기도 했는데, 반응이 좋아 치과와 성형외과 전문의를 대상으로 매년 심포지엄을 열 계획이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