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86

2009.05.19

한국의 직장인, 읽어야 살아남는다

성인을 위한 독서 가이드 … 독서클럽 만들면 다양한 관점 배양

  •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입력2009-05-15 13: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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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직장인, 읽어야 살아남는다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이어지는 정신없는 일과. 야근에, 또 반주 한잔 곁들인 저녁 자리를 지키느라 어물쩍거리다 보면 하루 24시간은 허무하게 사라지고 만다. 매일 반복되는 고단한 인생을 항변하며 샐러리맨들은 한결같이 이렇게 말한다.

    “책 읽을 시간이 없다!”

    그러나 매일 조금씩 독서를 하지 않는 것은 장기적으로 자기 성장을 포기하는, 즉 ‘지적 죽음’을 택하는 길이라고 도서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과학기술부 원자력실장, 청와대 과학기술비서관 등을 지내고 화제의 책 ‘한국의 이공계는 글쓰기가 두렵다’와 ‘한국의 직장인은 글쓰기가 두렵다’를 펴낸 국민대 임재춘 초빙교수는 “산업시대에는 지식을 많이 쌓는 것이 곧 경쟁력이었다. 하지만 이제 10년만 지나면 새롭게 습득한 지식의 90%가 무용지식(obsolete knowledge)이 돼버린다. 넘쳐나는 정보 가운데 옥석을 가리고 이를 체계화하는 능력은 독서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임 교수는 지적인 면에서 ‘샐러리맨의 죽음’ 대신 ‘영생’을 얻을 수 있는 독서 실천법 중 하나로 출퇴근 시간 지하철 안, 점심시간 후 남은 시간 등을 활용하는 ‘자투리 시간 독서법’을 적극 추천했다.

    책읽는사회만들기 국민운동 도정일 상임대표(경희대 명예교수)는 독서 생활을 ‘혼의 춤’에 비유했다. 펀드가 반 토막이 나고 아파트 값이 널뛰는 불확실성의 세상에서 영혼을 살찌우는 유일한 재산은 책을 통해 쌓은 지혜뿐이라는 것이다.



    “하루 중 모든 ‘기다리는 시간’에 책을 읽겠다는 각오를 해볼 것을 권합니다. 작은 사이즈의 책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서 거래처 사람 또는 버스나 엘리베이터를 기다릴 때 꺼내 읽는 것이지요. 의외로 책 한 권을 빨리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도 교수는 “독서 습관은 ‘대물림’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부모가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자녀에게도 큰 교육이 된다”고 강조했다.

    “독서는 일종의 습관이라 어려서부터 몸에 익숙해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릴 때부터 책에 대해 애착을 쌓아야죠. 주말에 TV 보는 시간을 줄이고 한두 시간을 가족과 책 읽는 시간으로 정하세요. 아이들과 낭독도 해보면 부모, 자녀의 독서 습관을 함께 기를 수 있습니다.”

    한국출판연구소 백원근 책임연구원은 독서에 대한 ‘자발적인 반강제성’을 높이려면 독서클럽을 조직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조기 축구회, 주말낚시 모임처럼 동호회 성격을 띤 사내 독서클럽을 조직하면 현상이나 사물을 좀더 다양한 관점에서 보는 힘을 키울 수 있고 책 내용도 오래 기억할 수 있습니다.”

    백 연구원은 “하루 30분씩을 책 읽는 시간으로 정하고 사장부터 말단 사원까지 책을 읽는 회사들도 생겨났다”며 “회사 차원에서 직장 도서관을 만들고 독서를 권장하는 것은 구성원들의 중장기적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투자”라고 덧붙였다.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선정 ‘4, 5월에 읽을 만한 책’

    한국의 직장인, 읽어야 살아남는다
    서울, 어느 날 소설이 되다 이혜경 외 지음, 강 펴냄

    9명의 여성 작가가 서울을 배경으로 한 편씩의 단편소설을 써냈다. 수많은 군상을 품에 안고 있으면서도 일상적으로는 사랑받지 못하는 서울. 그 구성원들의 상처와 고독의 깊이는?

    클레오파트라의 바늘 김경임 지음, 홍익출판사 펴냄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과 영국의 대영박물관에는 자국 유물보다 다른 나라들에서 약탈해 온 유물이 훨씬 많다. 외교통상부 문화외교국장을 지낸 저자가 전하는 ‘세계 문화유산 약탈사’.

    횔덜린의 송가마르틴 하이데거 지음, 최상욱 옮김, 서광사 펴냄

    철학자 하이데거는 학문적 인생의 후반기를 시인 횔덜린과 대화하면서 보냈다. 그는 이 대화를 통해 2000년 넘게 이어져온 서양 사상사와 작별하고 미래 사상사를 여는 새로운 시도를 도모했다.

    권력과 싸우는 기자들 알리샤 C. 셰퍼드 지음, 차미례 옮김, 프레시안북 펴냄

    미국 정치사와 언론사를 바꿔놓은 역사적인 워터게이트 사건을 두 기자의 취재 과정을 중심으로 추적했다. 자기 보전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권력의 생태와 이를 감시하는 언론의 책무를 깨우쳐준다.

    퍼센트 경제학 구정화 지음, 해냄출판사 펴냄

    우리 사회에서 ‘연상녀·연하남’ 커플이 결혼할 확률은? 또 결혼 비용 중 신랑 측과 신부 측이 부담하는 평균치는? 우리 피부에 와닿는 경제 관련 통계수치를 총망라한 책.

    아메리카 장 보드리야르 지음, 주은우 옮김, 산책자 펴냄

    마르크시즘, 정신분석학, 철학, 기호학, 정치경제학 등 여러 학술 분야에서 근대 지식에 원초적 도전을 제기해온 탈(脫)근대론자 장 보드리야르가 본 미국. 그가 “미국에서는 ‘현실적 삶’의 흔적이 사라지고 오직 그 잔향으로서의 박제적 이미지들만 남겨져 있다”고 말한 까닭은?

    겨우 존재하는 것들 2.0 김제완 지음, 사이언스북스 펴냄

    물질세계를 지배하는 기본 원리를 이해하기 쉽게 풀어냈다. 보통사람들이 다른 학문으로 여기는 물리학과 천문학의 개념 용어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보여준다.

    낮은 데로 임한 사진 최민식 지음, 눈빛출판사 펴냄

    1집(1968년)에서 13집까지 이어지는 사진집 ‘인간’ 시리즈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작가 최민식이 자신의 사진 30여 점과 함께 스스로의 이야기를 써내려갔다.

    정세청세(정의로운 세상을 꿈꾸는 청소년, 세계와 소통하다) 인디고 아이들 지음, 궁리 펴냄

    부산에 있는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 서점 ‘인디고 서원’에서 인문학을 공부해온 고등학생들이 그동안 쌓은 내공을 보여준다. 선택하기, 실천하기, 저항하기, 사랑하기 등을 키워드로 한 그들의 토론은 올해도 열기를 더해가는데….

    지렁이가 흙똥을 누었어 이성실 글, 이태수 그림, 다섯수레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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