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78

2017.03.08

책 읽기 만보

부담감 떨쳐내고 성과를 낼 수 있는 법

  • 윤융근 기자 yunyk@donga.com

    입력2017-03-03 16:2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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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왜 잘하고 싶은데 잘하지 못할까?
    헨드리 와이신저·J.P. 폴루-프라이 지음/ 정준희 옮김/ 위너스북/ 440쪽/ 1만6000원


    새로운 일과 책임을 맡았을 때 흔히 ‘내가 가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낀다. 스포츠 경기에서 신인 선수가 종종 무리한 플레이로 과욕을 부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재투자 전략’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과욕은 좋은 결과를 낼 수 없다. 오히려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증폭해 성적을 떨어뜨린다. 부담되는 환경에서 능력을 100% 발휘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어떤 일을 하든지 부담감은 판단력, 결단력, 주의력, 실력을 크게 저하시킨다. 이 때문에 부담감을 효과적으로 다스리는 전략이 필요하다.

    ‘위기에 강한 선수’로 알려진 세계적 농구 스타 마이클 조던도 극심한 부담감을 느낄 때 평소보다 좋은 성적을 낸 적이 없다. 그도 선수 생활 동안 900번 이상 슛에 실패했고, 300번의 경기에서 졌다. 특히 승부를 결정지을 슛을 26번 놓쳤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가 경기 종료 몇 초 전 넣은 극적인 슛만을 오랫동안 기억한다. 조던은 위기에 특별히 강한 것이 아니라 위기의 순간 부담감을 조절해 최선의 기량을 발휘했을 뿐이다.

    열심히 준비하고도 매번 실수했던 사람들을 위해 공동 저자는 부담감을 줄이는 방법을 소개했다. 가장 먼저 꼽은 것이 부담되는 순간을 ‘도전’과 ‘기회’ 혹은 ‘재미’로 생각하라는 것이다. 부담되는 순간을 하나의 재미로 인식할 때 외부 자극을 즐겁고 흥미롭게 여기게 되기 때문이다.



    선사시대 사냥꾼은 영양 무리를 보면서 첫 번째 화살이 빗나가더라도 사냥에 성공할 다른 많은 기회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조만간 성공할 것이므로 서두를 필요가 없었던 것. 미국미식축구리그(NFC) 쿼터백은 후반 경기보다 전반 경기에 이기면 부담감을 덜 느낀다고 한다. 이미 자신의 기량을 입증할 기회를 가졌기 때문이다. 성공할 기회가 단 한 번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 부담감을 훨씬 덜 느낄 수 있다.

    또한 사안을 중요하게 평가할수록 부담감을 크게 느끼게 된다. 부담감이 인식을 왜곡하는 바람에 종종 사안을 비이성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런 왜곡된 사고는 판단력과 의사결정력 같은 인지 도구의 기능을 떨어뜨리고, 충동적인 행동을 부추길 수 있다. 따라서 특정 사안의 중요성을 축소시켜 생각함으로써 얼마든지 부담감을 줄일 수 있다.

    자신감은 삶의 모든 측면에 영향을 미친다. 한 직원이 바짝 긴장해 더듬거리며 프로젝트를 설명할 때 그를 지지해줄 책임자는 없을 것이다. 자신감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매력적이고 인기가 높다. 또한 다른 이에게 신뢰감을 준다. 신뢰를 얻는 것이 성공적인 사회생활의 열쇠다. 부담감은 성공을 가로막는 주범이다. 부담감이 어떤 식으로 우리를 위태롭게 하는지 통찰한 뒤 그에 맞는 대응 방법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나만의 자신감, 낙관, 끈기, 열정을 길러야 부담감을 넘어설 수 있다. 최선의 노력에 부담감을 떨치는 전략까지 갖추면 금상첨화다.




    나는 책나무를 심는다
    한상수 지음/ 한권의책/ 328쪽/ 1만7000원


    아침독서운동에 열심인 저자는 동네책방에 관심을 쏟고 있다. 동네책방은 도서관과 더불어 책 문화를 만드는 중심 구실을 담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동네책방 활성화는 출판계 불황을 타개하는 가장 좋은 지름길이기도 하다. 동네책방을 통해 아이들에게 책 읽을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그들의 삶을 바꾸는 방법이라 굳게 믿는다.





    악성 나르시시스트와 그 희생자들
    장 샤를르 부슈 지음/ 권효정 옮김/ 바다출판사/ 240쪽/ 1만5000원

    사이코패스가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 결여, 물리적 공격과 가해로 발현된 것이라면 악성 나르시시스트는 정신적·심리적으로 상대를 무참히 짓밟고 황폐화하는 특징을 보인다. 그들은 폭력적이거나 극단적인 병리 상태에 빠지지 않고, 겉으로는 매혹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평범함 속에 감추고 있다 갑자기 드러내는 악성 나르시시스트를 해부한다.






    사람, 삶을 안다는 것
    박명우 지음/ 이엘북스/ 220쪽/ 1만2000원


    눈에 보이는 것은 믿고 보이지 않는 것은 믿지 않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또한 보이는 것만이 진리라고 웅변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러나 분명하게 보이지 않아도, 잡히지 않아도 여전히 중요한 것이 무척 많다. 보이지 않는 그것들이 나 자신을 이해하는 근거가 되고 중심이 된다. 너무나 익숙해 잘 모르는, 나를 찾아가는 방법을 제시한다.





    조선왕조여인실록
    배성수 외 3인 지음/ 온어롤북스/ 268쪽/ 1만3800원


    역사의 주인공은 대부분 남성이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여성이 사회를 주도한 시기는 극히 드물다. 그러나 한국인의 머릿속에는 황진이, 신사임당, 허난설헌, 김개시 같은 여인들이 깊이 박혀 있다. 시대적 한계 속에서도 그들은 두각을 나타낸 삶을 살다 갔다. 평소 이름만 알고 있던 조선시대 여인들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통찰한 뒤 그에 맞는 대응 방법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나만의 자신감, 낙관, 끈기, 열정을 길러야 부담감을 넘어설 수 있다. 최선의 노력에 부담감을 떨치는 전략까지 갖추면 금상첨화다.





    현대철학의 예술적 사용
    홍명섭 지음/ 아트북스/ 336쪽/ 2만2000원


    우리는 보통 미술이란 작가가 그리고 싶은 것을 그리고, 의도한 바를 표현한 것이라 생각한다. 감상은 작가가 작품 속에 숨겨둔 의도를 찾아내는 것이라 여긴다. 저자는 이런 통념에 의문을 제기한다. 작품은 어디까지나 그것을 보는 사람들 각자의 이해 차원에서 작동하고, 작품의 의미는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그때그때 감응하는 역동적 흐름이라고 말한다.





    야산 이달
    이응국 지음/ 한길사/ 464쪽/ 2만2000원


    야산 이달은 1889년 태어나 1958년 생을 마쳤다. 국운이 바람 앞 촛불처럼 힘없이 꺼지려 하는 시대를 살다 갔다. 그는 역사의 소용돌이가 많은 민초를 휩쓸어갈 때 거인처럼 우뚝 서 험한 파고를 정면으로 받았다. 야산은 역학을 이론적으로 정립해 후천사상을 제시했고, 새 세상을 꿈꾼 이상주의자였으며, 다른 이웃을 더 돌봤던 실천운동가였다.





    축복
    켄트 하루프 지음/ 한기찬 옮김/ 문학동네/ 472쪽/ 1만5800원


    삶의 마지막 순간을 그린 소설. 어느 여름날, 대드 루이스는 온몸에 암이 퍼졌다는 사실을, 여름이 끝나기 전 생을 마감하리라는 것을 알게 된다. 열다섯 살 때 집에서 도망치듯 나와 철물점에서 일을 시작하고, 아내 메리를 만나 딸 로레인과 아들 프랭크를 키우며 성실하게 살아왔다. 그런 그가 죽음을 앞두고 회한과 후회에 빠져드는데….





    고상만의 수사반장
    고상만 지음/ 삼인/ 320쪽/ 1만4000원


    저자는 감옥에 갇혀 있거나 죽어서 목소리를 잃었거나 절벽 끝에 내몰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최초로 세상에 알리고, 법과 언론과 시민을 결합시켰다. 그래서 별명이 ‘시민들의 고 반장’이다. 존속살인 혐의로 수감 중인 완도 여성 무기수 김신혜 등 깊은 절망에 빠진 이들의 목소리를 팟캐스트 방송을 통해 시민에게 알렸다. 파괴할 수 없는 인간의 존엄성을 말한다.


    만보에는 책 속에 ‘만 가지 보물(萬寶)’이 있다는 뜻과 ‘한가롭게 슬슬 걷는 것(漫步)’처럼 책을 읽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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