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39

2008.06.10

숨막히게 아름다운 발레의 모든 것 外

  • 정현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doppelg@donga.com

    입력2008-06-02 16: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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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숨막히게 아름다운 발레의 모든 것 外

    2008 세계 발레스타 페스티벌에 출연하는 키로프발레단의 레오니드 & 올레샤 커플.

    러시아 작곡가 차이코프스키는 자신이 꿈꾸던 ‘이상 세계’를 발레에서 발견했다고 했다. 그래서 ‘백조의 호수’ ‘호두까기 인형’ ‘잠자는 숲 속의 미녀’ 등 그의 3대 발레곡은 그가 찾아낸 행복한 이상세계의 다른 이름들이다. 그곳에서 사람들은 중력의 법칙을 벗어난 듯 우아하게 춤추고, 아름다운 음악에 이끌려 살아간다.

    6월5, 6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전 세계 발레 스타들이 그리는 이상 세계를 만날 수 있다. 2008 세계 발레스타 페스티벌(www. wdcseoul.com)이 바로 그것.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의 수석 무용수 마뉘엘 레그리, 러시아 키로프(마린스키) 발레단의 간판 무용수 레오니드 사라파노프, 공훈예술가인 볼쇼이발레단의 안나 안토니체바 등이 출연해 ‘백조의 호수’를 비롯한 고전 명작 하이라이트와 롤랑 프티의 ‘타이스’ 등 컨템퍼러리 발레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이번 페스티벌은 무용수들의 개성과 매력, 기량 그리고 다양한 춤 해석을 한 무대에서 비교해볼 수 있는 갈라(Gala) 공연으로, 7쌍의 무용수가 파드되(2인무)와 솔로 등 14가지 작품을 선보인다. 특히 파리오페라발레단의 ‘자존심’인 마뉘엘 레그리와 도로테 질베르가 펼칠 ‘마농’(안무 케네스 맥밀란) 중 베드룸 파드되가 어떻게 그려질지 기대된다. 연인들의 숨 막힐 듯 열정적인 사랑을 그린 이 파드되는 발레 역사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 중 하나로 꼽힌다.

    이 밖에 키로프발레단의 레오니드 사라파노프와 올레샤 노비코바가 함께 하는 ‘해적’, 볼쇼이발레단의 드미트리 벨로골로프체프와 안나 안토니체바의 ‘스파르타쿠스’, 독일 뮌헨 국립발레단의 발레리나 루이치 라카라와 시릴 피에르 부부가 연기할 ‘백조의호수’ 파드되도 빼놓을 수 없다. 정열적인 스페인풍의 음악과 춤이 등장하는 ‘돈키호테’ 파드되(로베르타 마르케즈 · 다닐 심킨), 탱고 선율이 인상적인 ‘탱고 아르헨티노’(마르타 로마냐 · 이나기 우레자가)는 ‘발레는 춤이면서 동시에 음악’이라는 점을 새삼 기억하게 할 듯하다. 문의 (02) 915-8086

    숨막히게 아름다운 발레의 모든 것 外
    ‘파바로티, 칼라스, 도밍고, 게오르규, 바르톨리, 알라냐, 빌라존, 플레밍….’



    ‘성악의 왕국’으로 불리는 EMI가 ‘클래시컬 2008’에 이어 선보인 앨범 ‘오페라 2008’에는 세계적 슈퍼스타들이 부르는 40곡의 오페라 아리아가 담겨 있다. 재킷에는 흥미로운 해설과 함께 각 아리아의 오리지널 음반 사진이 실려 좋은 정보가 될 듯하다.

    이 음반을 들으면서 오페라의 완결감 혹은 만족감에 대해 생각했다. 오페라는 음악뿐 아니라 문학(대사), 연극(연기와 구성), 미술(무대장치와 의상), 무용 등 다양한 요소가 결합된 종합무대예술이다. 그래서 어느 아리아 일부분만 듣고 작품을 제대로 감상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슈퍼스타들이 전하는 5분 안팎의 짧지만 드라마틱한 아리아들은 마치 한 편의 오페라를 본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더욱이 이미 다른 세상으로 떠나고 없는 마리아 칼라스(벨리니의 ‘노르마’ 가운데 ‘정결한 여신이여’), 루치아노 파바로티(마스카니의 ‘친구 프리츠’ 중 ‘체리 이중창’), 루치아 포프(드보르자크의 ‘루살카’ 가운데 ‘달에게 바치는 노래’)의 목소리를 듣고 나면 그런 기분이 더하다. 어쩌다 오페라 공연장엘 갔다 기량이 떨어지는 가수들의 노래에 졸다가 돌아오면 차라리 이런 컴필레이션 음반이 낫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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