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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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입 열면 다쳐” 6년 만에 과녁 바꿔 정조준?

  •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입력2008-01-16 10: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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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입 열면 다쳐” 6년 만에 과녁 바꿔 정조준?

    2003년 1월21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한 김대업 씨.

    김대업발(發) 병풍(兵風)이 다시 한 번 불 것인가. 이번 바람의 방향은 야당에서 여당으로 180도 바뀌었다. 그가 폭로를 예고한 것은 2002년 대선 당시 그에게 ‘힘을 실어줬던’ 여당 측 인사들이다.

    김씨는 최근 지인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2002년 대선에서 나를 의인(義人)이라 부른 (대통령) 측근들과 현 정부에서 잘나갔던 사람들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라며 “내게 어떤 말을 했는지, 어떻게 정권을 잡았는지, 어떤 말과 행동을 이중적으로 해왔는지, 나를 (어떻게) 속여 왔는지 이제는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김씨는 2002년 대선 때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겨냥했던 병풍사건의 주역이다. 그는 대선 직전 “이회창 후보 측이 아들의 병역비리를 은폐하기 위해 대책회의를 열었다”고 폭로한 데 이어, 이 후보의 부인이 병역 관계자에게 돈을 줬다는 내용이 담긴 녹음테이프까지 공개했다.

    대선에서 이 후보가 패한 뒤 이러한 폭로는 모두 허위로 판정됐다. 김씨는 2004년 2월 대법원에서 명예훼손 및 무고, 공무원 사칭 등의 혐의로 징역 1년 10개월의 형을 최종 확정받고 복역, 그해 10월 1개월의 잔여 형기를 남기고 가석방됐다. 그가 구속된 것은 2003년 1월.

    김씨는 병무 비리 수사에 참여한 경력과 스스로 병무 비리에 연루된 전력이 있는 ‘특이한’ 인물이다. 1980년대 초 군 병원에 의정(醫政) 부사관으로 입대했다가 몇 년 뒤 병역비리 서류변조사건에 연루돼 옷을 벗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군 병원 경력을 인정받아 98년 검군(檢軍) 병역비리 합동수사반에서 보조요원으로 활동했다. 김씨가 수사에 참여한 3년여 간 적발된 병무비리 사범은 1000여 명에 이른다. 병풍과 병역비리 연루로 복역한 일 외에도 협박 혐의로 구속된 전력이 있으며, 2001년에는 사기 혐의로도 구속됐다.



    그가 6년 전의 병풍 내막에 대해 입을 열겠다고 나서자 한나라당을 비롯한 사회 일각에서는 “앞으로 더는 정치공작이 자행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2002년 병풍의 진상이 소상하게 밝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김씨가 워낙 유별난 사람인 데다, 이번 참여정부의 마지막 특별사면에서 자신이 제외된 데 대한 배신감 때문에 폭로하려는 것”이라며 그의 불순한 의도에 끌려다녀서는 안 된다는 우려를 내비쳤다.

    ‘의인’에서 ‘정치공작범’으로 추락한 김씨가 이번 폭로로 ‘정치 희생양’이라는 새 타이틀을 얻을 수 있을까. 그의 ‘입’이 참여정부의 마지막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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