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88

2007.06.05

알반 베르크 현악 4중주단의 ‘마지막 연주’

  • 입력2007-05-29 18: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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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반 베르크 현악 4중주단의 ‘마지막 연주’
    ♪ 현존 세계 최고의 현악 4중주단으로 평가받는 알반 베르크 현악 4중주단이 마지막 내한 공연에 나선다. 5월31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그들의 공연은 그래서 더 특별하다.

    제2 빈악파의 한 사람인 알반 베르크를 내세운 ‘알반 베르크 쿼텟’은 1970년에 창단, 37년간 활동을 통해 전 세계 실내악 팬들에게 정련된 사운드와 해석을 들려주었다. 레퍼토리는 고전과 현대를 넘나들었고 발표하는 앨범마다 클래식 팬을 매혹했다. 빈 스타일의 절제미와 파워, 전통과 파격의 교차가 이들의 특징이었다. 특히 음악 팬들은 빈에서 활약한 베토벤과 슈베르트의 작품 연주와 리코딩에 매료됐다.

    그럼에도 이들이 팀을 해체하는 이유는 2005년 타계한 비올리스트 토마스 카쿠스카 때문인 듯하다. 그의 애제자 이자벨 카리지우스를 비올리스트로 맞이해 지난해 내한 공연에서처럼 굳건함을 과시하기도 했지만, 아무래도 카쿠스카의 빈자리가 너무 컸던 모양이다. 37년의 호흡이 단 1, 2년 만에 만들어질 수는 없는 일 아니겠는가.

    이번 한국 고별연주에서는 역시 빈의 현악 4중주단답게 빈 고전파의 대부 하이든의 작품을 골랐다. 하이든의 현악 4중주곡 가운데 최고봉이라 일컫는 현악 4중주 D장조 작품 20-4와 빈에서 큰 발자취를 남긴 베토벤의 현악 4중주 Bb장조 op.130/133(대푸가), 카쿠스카의 죽음을 애도하며 헌정한 현대음악의 대가 볼프강 림의 곡 ‘무덤(Grave)’ -토마스 카쿠스카를 추모하며- 을 연주한다. 이 곡은 올해 1월28일 콘체르트하우스 빈에서 바로 알반 베르크 현악 4중주단에 의해 초연됐다. 물론 국내에서도 처음 연주된다.

    알반 베르크 현악 4중주단은 2007년 여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마지막 공연을 열 예정이다. 본고장 빈이 아니어서 의아하지만 어쨌든 그들은 마지막 ‘춤’으로 왈츠(빈) 대신 탱고(아르헨티나)를 택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마지막 탱고’를 추고 싶어서일까.



    장일범 음악평론가·KBS-FM ‘장일범의 생생클래식’ DJ

    알반 베르크 현악 4중주단의 ‘마지막 연주’
    ♪ 빌 에반스와 함께 재즈계의 대표적 지성파 피아니스트로 꼽히는 돈 프리드먼(Don Friedman)의 새 음반 ‘Timeless’가 발매됐다. 2004년 자신이 리드하는 피아노 트리오 형태로 녹음된 이 음반은 세계시장에는 이미 2005년 첫선을 보인 작품이지만 국내에는 2년 만에 지각 발매됐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그가 ‘돈 프리드먼 VIP 트리오’라는 이름으로 대동하는 두 명의 연주자. 베이스의 존 페티투치, 드럼의 오마 하킴이 바로 그들이다. 각각 칙코리아 밴드와 웨더 리포트에서 맹활약한 퓨전재즈계의 대표적 테크니션들인 점을 감안하면 다소 이례적인 조합이다.

    하지만 셋의 만남에 고개를 갸웃거렸을 팬들이라도 앨범을 들으면 의문은 금방 감탄으로 바뀐다. 과연 명불허전이다. 앨범을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빼곡 채운 8곡은 모두 유명한 스탠더드 재즈곡이다.

    쳇 베이커의 버전으로 유명한 ‘Alone Together’가 기교와 서정 사이를 절묘하게 오가며 포문을 열면 빌 에반스가 즐겨 연주했던 ‘Emily’와 ‘Turn out the Stars’가 탄탄하게 뒤를 받친다. 보사노바 리듬이 여유로운 ‘Body and Soul’도 추천 트랙. 앨범의 대미는 델로니어스 몽크, 마일스 데이비스 등 수많은 연주자들이 거쳐갔던 재즈의 고전 ‘Round Midnight’이 장식한다. ‘Timeless’는 피아노 트리오가 들려줄 수 있는 서정의 세계를 가장 명료하게 보여주는 수작이다.

    정일서 KBS 라디오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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