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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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심만만! ‘사실주의’ 결산전

  • 파리=이지은 오브제아트 감정사

    입력2007-02-16 11: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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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심만만! ‘사실주의’ 결산전

    드 라 투르의 ‘늙은 악기 연주자’.

    큐레이터들 사이에서 하나의 사조를 내걸고 전시회를 여는 것은 꿈같은 일이다. 전시를 통해 미술의 큰 흐름을 통틀어 보여주는 것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많은 작품을 한자리에 모으는 것은 물론, 사조의 원류와 의미에 대해 철저히 파악하지 않으면 좀처럼 열기 어렵다.

    모네의 ‘수련’이 소장된 파리의 오랑주리 미술관에서 지금 ‘사실주의’라는 대단한 이름의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17세기부터 20세기 전반까지 프랑스 사실주의의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전시회인데, 일단 그 방대한 작품 수에 놀라고 만다. 드 라 투르, 발랑탱, 히발 같은 17~18세기 작가들을 필두로 피카소, 레제, 발트우스 등 20세기 거장의 작품까지 한자리에 모였다.

    이번 전시회는 일종의 리바이벌 전시회다. 오페라 작품처럼 전시도 인기 있거나 의미가 남다른 경우 몇 년간 시차를 두고 다시 열게 되는데, ‘사실주의’전은 1934년 같은 미술관에서 한 차례 열었던 전시회다. 당시 전시회는 사실주의라는 사조를 미술사에 자리매김한 의미 있는 자리였다. 특히 프랑스 17세기 회화의 거목으로 일컬어지는 드 라 투르는 당시 전시회를 통해 재평가받았다.

    과연 무엇이 ‘사실’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미술사학자들마다 의견이 분분하다. 그러나 그림 속에 숨겨진 시대상을 정말 사실처럼 엿볼 수 있는 놓치기 아까운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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