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73

2007.02.13

“스캔들·루머에 앉아서 당할쏘냐”

  • 이동현 스포츠한국 연예부 기자 kulkuri@sportshankook.co.kr

    입력2007-02-07 17: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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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캔들·루머에 앉아서 당할쏘냐”

    김태희

    스캔들과 루머에 대처하는 연예인들의 자세가 바뀌고 있다. 불과 1~2년 전만 해도 연예인들은 자신을 둘러싼 스캔들에 대해 ‘무시’하기 일쑤였다. 사실 여부를 떠나 무대응으로 일관하면서 소문이 사라지길 기다리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소문에 묵묵부답하다 보면 ‘시간이 약’인 듯 어느 틈엔가 소문은 잦아들었고 진실도 묻혀버렸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상황이 달라졌다. 소문이 나기 무섭게 연예인들과 소속사는 반박 보도자료를 내는 등 입장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소문이 나는 순간부터 반박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지도 않는다. 소문에 대해 모르던 사람들이 연예인의 반박 성명 때문에 알게 되는 경우도 있을 정도다.

    이런 사례 중 하나가 바로 최근 환각제 복용 소문에 휩싸인 배우 신하균이다. 신하균은 지난 1월27일 ‘서울 마포경찰서가 영화배우 S씨의 엑스터시 복용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 중’이라는 소문이 나자마자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즉각적인 반박에 나섰다. 사건이 알려진 지 불과 2시간여 만의 일이다.

    배우 오지호도 소문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한 사례로 꼽힌다. 오지호는 1월 초 서울 강남의 고급 술집 종업원 임모 씨가 자살한 사건이 터지고 그의 애인이 유명 탤런트라는 소문이 퍼진 뒤 불과 일주일 만에 자신이 임모 씨의 연인이었음을 밝혔다. 당시 오지호가 그 ‘유명 탤런트’라는 소문이 퍼지고 있긴 했지만, 오지호가 무대응으로 일관했다면 묻혀버릴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오지호는 직접 나서서 진상을 밝힘으로써 소문이 확대되고 이미지가 나빠지는 것을 막았다.

    이처럼 연예인들이 소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배경에는 인터넷의 발달이 있다. 인터넷 정보검색 기능이 발달하면서 소문의 확산 속도가 무서울 만큼 빨라진 것이다. 또한 확산 과정에서 근거 없는 소문이 곁들여지면서 연예인 스스로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억울한 스캔들에 휘말릴 여지도 많아졌다. 소문에 소문이 꼬리를 무는 과정에서 거짓이 사실로 굳어지는 상황도 속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연예인들은 루머가 확산되기 전에 사실 여부를 분명히 밝히는 편이 유리해졌다. 신하균의 경우에도 S씨로 시작된 소문이 인터넷에 유포된 지 불과 1시간 남짓 만에 ‘S씨는 신하균이다’라고 기정사실화됐기 때문에 적극적인 대응이 불가피했다는 후문이다.



    신하균의 한 측근은 “신하균이 순식간에 범법자 취급을 받고 심한 상처를 받았다. 있지도 않은 정황이 사실로 유포되는 것을 보고 가만히 있어선 안 되겠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신하균은 직접 마포경찰서에 출두해 소변검사를 받음으로써 음성 판정을 받아 소문이 거짓이었음을 입증했다. 결과적으로 빨리 혐의를 벗는 효과까지 얻은 셈이다.

    2006년 악성 루머의 가장 큰 희생양은 김태희였다. 김태희는 지난해 내내 재벌기업 후계자와의 결혼설에 시달렸다. 김태희는 소문이 한창 확산될 무렵 방송사 연예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이를 부인했다. 그러나 본인이 강력 부인했음에도 ‘비밀 결혼설’ ‘낙태설’ 등의 악성 루머가 급속히 확대됐다. 급기야 김태희가 루머를 유포한 누리꾼들을 고소함으로써 소문이 잠잠해졌다. 스캔들과 루머에 대응하는 방식도 시대의 변화에 따라 크게 변하고 있음을 이번 사례들이 여실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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