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70

2007.01.23

영어과학공원 만드는 아이디어 구청장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입력2007-01-17 15: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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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어과학공원 만드는 아이디어 구청장
    1월1일 서울 노원구 중계2동의 한 찜질방. 아주머니들이 근처에 들어설 영어과학공원을 화제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어떻게 그런 기발한 생각을 해냈는지…. 구청장을 참 잘 뽑았어.”

    노원구가 중계2동 중계근린공원을 손질해 자연친화적 ‘노원영어과학공원’을 조성한다. 공원 리모델링 계획을 보고받은 이노근(53) 노원구청장이 영어체험과 과학교육을 겸한 테마형 공원을 만들자고 제안한 것. 총사업비는 ‘겨우’ 20억원이지만 파급효과는 적지 않다. 저평가되었던 인근 아파트값도 노원영어과학공원 덕에 뛰고 있는 것.

    행정고시 출신으로 서울시에서 주로 일한 이 구청장은 관료 시절 ‘아이디어 맨’으로 통했다. 청계 광장 조성, 대학로·인사동 문화의 거리 조성, 청계천 하류의 청계고가 교각 3개 보존, 덕수궁 수문장 교대 의식 등이 이 구청장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구청장은 최근 ‘동대문야구장에 인공산을 만들자’는 제안으로 제2회 서울창의인상을 수상했다. 구청장의 아이디어는 동대문야구장 터에 언덕을 만든 뒤 지상에는 테마공원을 세우고 지하에는 벼룩시장 등을 조성하자는 것.



    “동대문운동장은 이해관계가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는 곳입니다. 서울시가 공원을 세우겠다고 발표했지만, 임시 수용한 노점상들의 반발을 무마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인공산을 조성하면 지하에 1500여 노점상을 입주시킬 수 있는 데다, 동대문 패션몰과 연계되는 시너지 효과도 얻을 수 있습니다.”

    이 구청장의 바람은 도시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이다. 노원구는 새로 짓거나 재건축되는 아파트 단지의 용적률을 높이고 건폐율을 낮춰 쾌적성을 높일 계획이다. 성냥갑형 아파트촌을 명품 아파트 단지로 바꾸겠다는 것.

    “지금까지는 용적률·건폐율 등 건축 기준만 맞으면 별다른 조건없이 허가를 내줬지만, 앞으로는 획일적인 형태의 아파트는 허가하지 않을 방침입니다. 수려한 스카이라인을 만들어 노원구의 부가가치를 높일 계획입니다.”

    올해 착공되는 당현천 생태화 사업을 비롯해 창동차량기지와 도봉면허시험장 이전 부지 활용도 도시 생명력을 테마로 추진할 예정이다. 이 구청장은 구청 직원들에게도 발상의 전환을 강조한다. “가죽은 그냥 두면 딱딱하고 썩어서 쓸모없게 됩니다. 그러나 삶고 두들겨 항상 부드러움을 유지해 쓸모 있게 만들면 매우 유용한 물건이 됩니다. 이것이 말 그대로 혁신(革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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