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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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마 두 달 만에 ‘또’ … 변함없는 ‘盧의 남자’

  • 정연욱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jyw11@donga.com

    입력2006-10-25 18: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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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18일 노무현 대통령은 공석인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장(장관급)에 김병준(사진) 전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을 지명했다. 8월 말 사의를 표명한 송하중 전 위원장의 후임이다. 논문 표절 의혹에 휩싸여 8월 초 교육부총리 직에서 물러난 김 신임 위원장은 불과 두 달여 만에 다시 대통령 곁으로 돌아온 셈이다.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노 대통령의 ‘정책 스승’이다.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의 자문교수단을 이끌었던 김 위원장은 현 정부 출범 후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장(2003년 4월~2004년 6월) 및 대통령 정책실장(2004년 6월~2006년 5월)을 지내면서 노 대통령 옆을 지켰다. 특히 ‘3·1절 골프 파문’으로 물러난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후임 자리를 놓고 한명숙 총리와 막판까지 치열한 경합을 벌이기도 했다.

    노 대통령의 각별한 ‘애정’ 때문인 듯, 그는 여권 내 강경파를 자처했다. 특히 정책실장 재직 당시 부동산 정책에 대해 “헌법처럼 바꾸기 힘든 정책을 만들겠다” “세금폭탄은 아직 멀었다” 등의 강성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특히 정책 라인에 대한 그의 ‘입김’은 거셌다. 그가 추진한 대통령 자문기구 정비에 반발한 윤성식 당시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장은 6월에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여권의 한 고위인사는 “윤 전 위원장은 김 위원장의 견제에 버틸 수 없었다”며 당시의 분위기를 전했다.

    2007년 대선 구도와 관련해 그가 주변에 ‘노심’(盧心·노 대통령의 의중)을 전달하고 있다는 얘기도 정치권에서 끊이질 않는다. 이런 점 때문에 그는 교육부총리 임명 당시부터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거센 ‘불가론’에 부닥쳤다. 끝내 노 대통령이 김병준 교육부총리 임명을 강행하자 당-청 간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

    김 위원장의 기용을 놓고 야당은 벌써부터 ‘코드인사’ ‘회전문인사’라며 비판하고 있다. 웬만한 여론에는 신경 쓰지 않는 노 대통령의 ‘오기 인사’가 발동한 것이라는 지적도 만만찮다.



    어찌 됐든 노 대통령이 그를 다시 가까이 두기로 결정한 것은 임기 말 정책 추진의 일관성을 고려한 포석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에 대한 노 대통령의 각별한 신임을 감안할 때 그가 정책기획위원장을 징검다리 삼아 임기 말에는 비서실장에 오르리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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