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28

2006.03.28

“논술교육, 학원 아닌 학교가 책임져야”

전문가 좌담

  • 입력2006-03-27 11: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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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명수 김명수 논술연구실 대표
    • 박정하 성균관대 학부대학 교수·교육방송(EBS) 논술연구소 부소장
    • 박찬호 서울 경성고등학교 국어 교사
    • 이명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대학수학능력시험 연구관리처장 (가나다順)
    “논술교육, 학원 아닌 학교가 책임져야”

    이명준

    이명준 2008학년도에 대입시험을 치르는 올해 고교 2학년부터 약간의 제도적 변화가 있을 예정이다. 2007학년도 대학입학수학능력(수능) 시험을 보는 학생들까지는 수능시험에서 표준점수와 백분위·등급의 세 가지를 부여받는데, 2008학년도 수능부터는 9단계로 된 등급만 나가게 된다. 따라서 내년 대입부터 강조되는 것은 세 가지다. 수능 성적에 따라 부여받는 등급, 내신 성적, 그리고 논술시험이다. 이 중 논술시험의 비중이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아진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학에서 논술을 어떻게 채점하고, 입학 사정에는 어떻게 반영하는지 등에 대해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안이 커질 수 있다고 본다.

    박찬호 현재 우리나라에 고등학교가 인문계 1300여 개, 실업계 700여 개로 모두 2000개가 넘는다. 이는 전교 1등인 학생만도 2000명이 넘는다는 얘기다. 전교 1등을 하는 최상위권 학생들이 대체로 특정 대학, 특정 학과를 선호하는 경향을 고려할 때 내신이 최상위권 학생들 간에 변별력을 갖는다고 보기 힘들다. 또 수능이 석차 공개 없이 9등급 체제로 갈 때 상위 2% 학생들은 예체능 과목을 제외했을 때 전 과목에서 1등급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2%라고 해도 수험생 수를 60만명이라고 볼 때 1만2000명이다. 이 숫자만 해도 서울대와 연·고대의 일부 하위권 학과(지망 학생이 적은 과)를 제외한 전체 신입생 수보다 많다. 이 경우 내신이 대학에서의 학업 능력에 대한 변별력을 갖기 어려우므로 논술 비중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현실 때문에 최근 논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급증하는 경향이 있는데, 우선 논술이란 것이 하나의 학문으로서 성립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논술은 대학입시의 한 수단으로 나타난 것이다. 그러다 보니 논술을 담당할 주체도 불분명하고(국어과 교수인지 사회과 교수인지 등) 교육체계나 내용도 구체적으로 완성된 것이 없다. 개인적으로 논술지도를 10년 정도 해왔는데, 과연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지도를 했는가에 대해 늘 아쉬움이 남는다.

    대학에서도 논술시험과 관련해 연구를 많이 하지만, 어떤 연구 결과가 나오면 그것이 곧 정형화된 틀로 굳어져 다음 해의 논술지도 방향이 되곤 했다. 대학은 대학대로 그런 틀에서 벗어난 문제를 내야 한다는 부담을 안게 되고, 그러다 보니 결국 학생들만 골탕 먹는 식이 아니었는지 반성하게 된다. 이제는 제대로 된 논술지도와 교육방법이 정립돼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주간동아’와 같은 언론매체가 논술기획을 마련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본다.

    “지식 자체보다 지식 적응력, 생산력이 더 중요”



    박정하 대학 입장에서 논술시험을 보는 이유는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소극적으로는 변별력을 높이는 차원이 있다. 지금도 그렇지만2008년부터 등급화된 수능 결과가 나오면 논술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수능 등급이 세분화되면 모를까, 주어진 자료만 갖고서는 특히 일부 상위권 대학들은 학생을 선발하기가 더 어려워진다.

    “논술교육, 학원 아닌 학교가 책임져야”

    박찬호

    하지만 대학이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이유가 이 때문만은 아니다. 몇 해 전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낸 보고서에도 나와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사회가 원하는 인재를 대학이 아직도 제대로 양성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설령 인재를 길러내더라도 사회의 변화속도가 빠르다 보니 대학에서 배운 지식의 유효기간이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 결국 기업 입장에선 대학 졸업생을 다시 가르쳐야 한다는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지식 자체보다 지식 적응력, 지식 생산력을 더 중요한 가치로 인식하는 시대가 됐다. 논술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추세를 그런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 혹시 대학 본고사가 부활한다고 해도 과거처럼 지식 위주의 시험 형태가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대학과 그렇지 않은 대학 신입생의 수준 차이는 사실상 매우 크다. 입학 때 논술을 안 치는 대학 중 상당수는 1학년 때 논술과목을 필수로 이수하게 하고 있다. 텍스트를 읽고 자기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것은 정상적인 대학 수업을 위해서도 필수적인 기초능력이기 때문에 훈련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대학에 비해 그만큼 학업 진도가 처져 있다는 얘기다. 다시 말해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대학은 그만큼 대학교육의 출발점을 높여서 확보할 수 있고, 사회가 요구하는 인력 공급을 위한 토대를 빨리 마련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대학은 제도가 허용하는 한 학생의 의사소통 능력을 측정하기 위한 평가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김명수 논술이란 문제는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초·중·고 교육과정에서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프랑스나 독일 등 외국에 비해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충실히 준비한다면 청소년들의 창의력, 사고력 계발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리라고 본다.

    하지만 현실에서 나타나는 모습이 반드시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감과 혼란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논술은 대입과 직결되는 과목’이라는 게 학생과 학부모의 대체적인 인식인데, 특히 고등학교 3학년에겐 논술이 발등의 불이다. 내신에다 수능 준비에 바쁘고, 학교는 학교대로 수업에 바쁜 판국에 논술을 제대로 준비시킬 여력이 없다. 그러니까 학생들이 학원을 가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논술이 1, 2개월 공부한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닌 만큼 유형적인 답안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명준 앞서 말씀하셨듯이 지금은 학생들이 단순히 지식을 얻는 것보다 지식을 가공하고 재창조하는 능력이 중요한 시대가 됐다. 우리 학생들은 이미 97년 제7차 교육과정이 도입되면서 그런 교육을 받고 있다. 몇 해 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학업능력 비교 시험에서 우리나라 학생들이 문제해결 능력에서 상당히 높은 점수를 받아 최상위권에 오른 적도 있다. 따라서 이러한 시대적 요구는 일정 부분 교육에 반영돼왔다고 할 수 있다.

    당면 문제는 논술시험에 대한 학부모와 학생의 불안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현행 제도에 문제가 있다면 보완책은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입시라는 목표를 위해 단기간에 요령 위주로 논술을 지도하는 것은 궁극적인 해결책이 아니라고 본다. 지난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논술지도용 교재를 만드는 과정에서 서울에 있는 프랑스 국제학교의 교장 선생님을 만난 적이 있다. 그분 말씀이 ‘논술교육이 필요하다고 해서 별도의 시간을 만들어 가르치기보다는 학교에서 전 과목에 걸쳐 학생들에게 사고하는 방법과 글쓰기를 일상화해서 가르치면 된다’라고 했다. 옳은 말이라고 생각한다.

    “논술교육, 학원 아닌 학교가 책임져야”

    박정하

    박찬호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다. 한편 논술시험에 대해 평가하자면, 과연 제한된 텍스트로 이뤄진 몇 개 문제를 갖고 학생의 사고능력에 대한 종합적 판단이 가능할 수 있는가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논술시험은 논리적이며 체계적인 사고력과 창의력 등 학생의 총체적인 지적 능력에 대한 평가가 돼야 하는데, 공정성과 객관성만 중시하다 보니 채점을 위한 시험으로 변질된 면도 없지 않다.

    논술 교육의 목적이라 할 수 있는 사고력 배양이 특정 내용의 교육을 통해 이뤄질 수 있는가도 문제다. 오히려 생활 속에서 겪는 다양한 체험을 통해 얻는 지혜와 지식의 총화가 사고력의 기저를 이룬다고 볼 때, 특정 내용의 압축적·일방적 전달을 통해 사고력을 향상시키려는 의도 자체가 조금은 무리가 아닌가 싶다. 논술시험에 대해 시험 자체나 교수방법에 대한 더욱 깊이 있고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본다.

    김명수 좌담에 나오기 위해 학생과 학부모들이 논술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조사해봤다. 약 150명의 소수 집단을 대상으로 한 사적인 조사지만, 나름대로 생각해볼 여지는 충분하다고 본다. ‘논술이 대학 입학을 위해 중요한 과목’이라는 데에는 학생과 학부모 다수가 동의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논술이 당장 필요한 과목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변한 것은 고3 학생이 대부분이었다. 고교 저학년 학생들 중에는 ‘논술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모른다’는 답변이 많았고, 학부모들 중에는 ‘논술은 대학에 가서 배워도 늦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향도 많았다. ‘현행 대입 논술시험이 너무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는데, 공감한다. 논술 참고서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학생들이 혼자서 자율학습을 하기에는 버거운 게 사실이다.

    “앞으로 절대 다수의 학생에게도 논술은 필수”

    박정하 대학이 출제하는 논술문제의 난이도는 학생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부러 문제를 어렵게 내서 대학의 권위를 지키려 해서는 안 된다. 대학은 전년도에 냈던 문제,그에 대한 학생들의 대처 데이터 등 갖가지 자료에 근거해 그해의 문제 수준을 결정한다.

    학교 교과과정과 비교해봐도 그렇다. 예컨대 고등학교 도덕·사회과 교과서에 주관식 문제들이 나오는데, 수준이 결코 만만한 게 아니다. 교과내용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야 답을 쓸 수 있는 문제들이다. 또 고등학교 독서 교과서나 읽기 자료를 보면 현재 대입 논술에 나오는 제시문 수준의 글들이 많다. 따라서 대입 논술문제가 어렵다는 것은 실증적으로 검토할 문제이지 단순한 감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앞서 학생들 답안이 천편일률적이라는 말도 나왔는데, 이는 학생들이 단기간에 논술을 준비하는 데에 기인한다. 유사한 자료 풀(pool)을 갖고 준비하다 보니 그런 답안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대학 측도 이런 점을 타파하기 위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한 가지 방안은, 문제를 분절화함으로써 글을 쓰는 사고과정을 평가하는 것이다.

    박찬호 지금까지 일선 학교의 논술교육은 크게 세 가지 차원에서 이뤄졌다. 하나는 일종의 도제제도 식으로, 선생님이 보충수업이든 개별적 차원이든 학생을 따로 불러다 가르치는 형태다. 다음으로 학교가 학원과 연계해 논술교육을 하는 형태가 있고, 앞의 두 가지 방법을 섞어서 하는 것도 있다.

    “논술교육, 학원 아닌 학교가 책임져야”

    김명수

    그런데 앞으로는 절대 다수의 학생에게 논술교육이 필수적인 상황으로 바뀐다. 기존의 방법만으론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를 충족할 수 없다. 무언가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김명수 학생들에게 배경 지식을 쌓게 하기 위해 많은 책을 읽으라고 한다. 그런데 사실 그것들을 다 읽는다는 것은 무리다. 차라리 대학에서 학생들이 읽어야 할 책을 지정해주면 어떨까.

    박정하 이른바 텍스트 지정형 논술인데, 그 효과는 두 가지다. 공교육 차원에서 논술고사에 대한 대비가 가능하다는 게 첫 번째 효과다. 또 하나 중요한 것으로, 이건 사실 우리나라 교육과정의 부정적인 측면인데, 누구나 읽어야 한다고 합의된 텍스트가 없다는 점이다. 예컨대 영미 사회에는 고교 과정에서 셰익스피어를 읽어야 한다는 묵시적인 합의가 있다. 대학에서 텍스트를 지정하는 것은 이런 것을 합의해가는 과정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반면 마이너스 요인은 우리나라의 모든 학원에서 그 도서목록이 공략대상이 된다는 점이다. 교육부가 이를 좌시하겠는가. 또 한 가지 지적할 것은, 논술에서 관건은 학생이 텍스트를 읽었느냐가 아니라는 점이다. 텍스트 제시문은 학생의 해독능력을 측정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텍스트를 지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

    김명수 지금까지 고3 논술은 주로 국어 교사가 담당했는데, 사실 국어 교사만으론 부족한 측면이 있다. 예컨대 학교에서 사회문화나 윤리 수업을 할 때 과거 객관식 위주였던 시험을 서술형 답안과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고교 저학년부터 500자 정도의 서술형 답안을 쓰는 훈련을 받으면 고 3에 올라가 본격적으로 논술을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논술학원의 존재에는 긍정적인 면도, 부정적인 면도 있다고 본다. 긍정적으로 보면 대학 입시와 관련해 논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대학이 요구하는 것을 심각하게 고민하는 주체가 오히려 학원 쪽이라는 점이다. 다시 말해 학교가 충분히 해주지 못하는 것을 보완해주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일단은 학교가 논술교육을 어느 정도 소화해내는 것이 급선무라고 본다.

    “교사의 의지, 능력, 여건, 보상 시스템이 관건”

    이명준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논술 교과목 개설 등 이른바 논술을 위한 논술은 곤란하다는 점이다. 우리 국민 공통 기본 교육과정에 주요 과목인 언어·수학·영어 등 10개 과목이 포함돼 있다. 논술교육에서는 체육이나 음악, 미술도 마찬가지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상상력과 감성, 인간의 경험을 다루는 이런 과목들이 글쓰기의 토대가 되는 것 아닌가. 그런 점에서 앞으로 논술교육에는 국어, 사회 과목 교사뿐 아니라 수학, 과학, 예체능계 교사들도 참여해야 할 것이다. 다만 고교 학사 운영의 어려움으로 논술지도를 충분히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학교별로 사정도 다를 것이다. 특히 지방 중소도시 학교의 경우 교사 부족 등 악조건인 경우가 많다. 그런 점에서 일단은 학교 사정에 따라 학생들에게 최대한의 자료와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박찬호 이번에 우리 학교도 자체적으로 논술위원회를 구성했는데, 그런 한계를 나름대로 극복해보자는 의도였다. 하지만 구성원들의 의견에도 편차가 있기 때문에 원활한 운영이 쉽지 않다. 또 교사들이 만들 수 있는 텍스트에도 한계가 있다. 외부 자료를 가져다 편집한다든지 전 교과목 교사들이 머리를 맞대고 협력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주간동아’가 학교 현장에서 교재로 활용할 수 있을 정도의 내용을 담은 잡지를 만들어주고, 자료에 대한 공식적 활용 가능성도 열어주었으면 한다.

    박정하 논술교육에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은 교사의 참여라고 본다. 현재 일선 학교 중 논술교육을 하는 학교가 의외로 많다. 그럼에도 학교에서 논술교육을 주도하는 분들이 겪는 고충은 상당하다. 교사 참여가 저조하기 때문인데, 원인을 4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우선 교사의 의지가 있어야 하고, 의지가 있더라도 능력이 안 되면 할 수 없다. 또한 능력이 있더라도 여건이 안 되면 곤란하고, 여건이 마련돼도 보상 시스템이 없으면 제대로 된 논술교육은 기대하기 어렵다.

    교사 능력 면에서 한 가지 예를 들면, 심지어 국어과 교사를 양성하는 시스템에서도 본인이 논증적인 글을 쓰는 훈련을 하는 과목은 물론이고 논술 가르치는 훈련을 하는 과목도 우리나라 어느 대학 국어교육과에도 없다. 하물며 국어 교사조차 이런 실정이다. 현재 학교에서 논술을 가르치는 교사들은 순전히 개인적인 노력과 약간의 재교육만으로 그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게 근본적인 문제다. 교사양성 시스템을 시급히 보완하고, 교사 연수과정도 강화해야 한다.

    둘째, 여건과 관련해보면, 예컨대 서술형 논술평가를 해서 그게 쌓이다 보면 실질적인 논술 준비가 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학교에 서술형 논술을 평가할 여건이 돼 있느냐는 점이다. 복수(複數) 평가가 아니라면 학부모들의 견제를 견디기 어려울 것이라는 건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즉 시스템이 작동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교사가 학생의 논술 답안을 첨삭하고 평가해주는 것은 과외활동이다. 이는 순전히 교사의 헌신성에 기반한 일이다. 뭔가 제도적 차원에서 교사에 대한 보상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으면 논술교육이 공교육 안에서 소화되기 어렵다고 본다.

    박찬호 모든 교사들이 자기 과목을 열심히 가르친다면 별도 논술교육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 논술은 모든 교과목을 통합적으로 가르칠 때 진정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데, 그것을 할 수 있는 주체는 학교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2008학년도 이후의 논술 대비도 결국 학교 교육의 내실화와 직결되는 문제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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