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21

2006.01.31

엄마와 남동생의 어느 봄날

  • 입력2006-01-24 15: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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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와 남동생의 어느 봄날
    먹고사는 일이 힘들었던 시절이었다. 1969년 어느 봄날 아침, 사진 속의 엄마는 행복하게 웃고 있다. 바느질 솜씨가 좋았던 엄마는 나와 동생 옷을 자주 만들어 입혔다. 당시 스크린을 주름잡던 아역 배우들의 옷을 본뜬 동생의 양복도 엄마의 작품이다.

    아버지께서 교사직에 있었다 해도 궁핍한 시집에서 맏며느리였던 엄마의 ‘살이’는 참 고단했다. 시동생을 업고 아궁이에 불을 지펴 하루 스무 개의 도시락을 싸기도 했고, 소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고만고만한 시동생, 시누이들이 내놓는 빨래는 거르는 날이 하루도 없었다. 손이 트고 얼굴이 까매져도 바를 크림은커녕 입성조차 변변치 않았던 엄마의 젊은 날들….

    먹고살기에도 버거워 당신 몸 으스러지는 것은 돌보지 못한 엄마는 결국 자식들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주고 너무 빨리 세상과 이별했다.

    어머니가 가신 지 벌써 12년, 사진 속 동생 용봉이는 이날 아침을 기억하고 있을까. 어머니, 보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

    ■ 이민지/ 서울 서대문구 홍제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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