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20

2006.01.24

수출로 먹고사는데 수출이 문제?

  • 윤융근 기자 yunyk@donga.com

    입력2006-01-23 09: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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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출로 먹고사는데 수출이 문제?
    노무현 정부가 성장도 추구하면서 양극화 해소를 위해 분배 개선을 시도하겠다는 것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판단이다.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리나라 경제정책은 일자리 확충을 통한 빈곤 퇴치로 사회적 통합의 기초를 형성한 뒤 소득분배 구조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한국경제는 제대로 가고 있는가. 세계 10대 경제대국임에도 우리 경제의 미래가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한국경제의 산증인 김준성 전 부총리가 경제성장의 역사는 물론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문제점과 대안을 제시하고 나섰다.

    겉모습만 보면 2005년 한국경제는 우등생이다. 220억 달러의 무역수지 흑자, 2802억 달러의 외환보유고, 1만6000달러의 국민소득, 3.9%의 경제성장률, 2.4% 물가상승률에 3.3%의 실업률로 안정된 상태다. 그러나 가계와 기업의 체감경기에는 찬바람이 분다. 김 전 부총리는 거시적 경제지표를 근거로 경제를 낙관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저자는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문제점을 역설적으로 ‘수출산업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구조’로 꼽는다. 과거 개발도상국 시절과는 전혀 다른 국제경쟁 상황에서 수출산업이 안고 있는 구조적 취약점은 우리 경제를 일시에 바닥으로 떨어뜨릴 수 있을 만큼 위협적이라고 분석한다. 또 10여개 대기업과 다섯 가지 정도의 상품이 수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제품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원자재를 상당 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적 불안도 지적한다.

    경제의 몸집은 커져도 일자리가 줄어드는 현상을 최대한 억제하는 것이 발등의 불이다. 1년에 배출되는 신규 노동력을 흡수하기 위해선 경제성장률이 5%는 넘어야 하는데 내수와 투자가 부진한 상황에서는 도달하기 어려운 수치로 들린다. 한국 경제의 원동력을 걱정하는 노 경제학자의 지적이 절절하다.



    김준성 지음/ 문이당 펴냄/ 224쪽/ 1만원

    수출로 먹고사는데 수출이 문제?
    가장 열광적인 히틀러의 숭배자였으며 나치즘의 화신으로 꼽혔던 요제프 괴벨스의 평전. 괴벨스가 쓴 일기와 소설, 연설문, 편지 등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그의 내면세계를 분석했다.

    하급군인 출신이나 사회 부적응자가 많았던 나치 지도부에서 인문학 박사 학위를 지닌 지식인 괴벨스는 예외적 존재였다. 그는 몇 마디 말과 몇 줄의 글로 사람들을 분노와 열광, 광기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을 수 있는 타고난 연설가이자 선동가였다. 또한 정치에서 대중매체의 절대적인 효과를 누구보다 먼저 깨닫고 그것을 정치적 목적에 이용한 전술가였다.

    저자는 괴벨스의 탁월한 능력뿐 아니라 심리 변화에 많은 관심을 쏟았다. 젊은 시절 레닌의 러시아혁명에 심취했던 혁명적 사회주의자가 왜 정반대의 극단적인 나치주의자로 변신했는지, 유대인 교수를 존경하고 히틀러 추종자들을 조롱하던 그가 왜 갑자기 철저한 반유대주의자가 돼 유대인 절멸정책을 기획했는지, 괴벨스의 변신 과정을 섬세하게 묘사했다. 천재적 능력과 악마적 심성, 괴벨스의 두 모습이 흥미롭다. 랄프 게오르크 로이드 지음/ 김태희 옮김/ 교양인 펴냄/ 1056쪽/ 3만9000원

    ■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슬로 석세스’

    수출로 먹고사는데 수출이 문제?
    “건강하다면 이미 성공한 것이다.”

    40대 초반의 은행원에게 느닷없이 찾아온 혈액암은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저자는 죽음의 문턱에서 5년여 투병기간을 거치며 삶과 인생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됐다고 고백한다.

    저자는 지난 2년간 한국은행 사내 온라인 게시판에 100여 편이 넘는 글을 올려 직원들의 사랑을 받았다. 평범하지만 삶의 중요한 가치를 일깨우는 글들이다. 그는 성공을 위해 모든 것을 거는 사람들에게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자신만의 성공철학을 만들어가자는 ‘슬로 석세스’를 설파한다.

    초고령 사회가 다가오고 있다. 우리 모두 오래 사는 것에 대비해야 한다. 굵고 긴 삶은 확률적으로도 희박하다. 가늘게라도 오래 사는 삶이 될 가능성이 높은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이젠 출세와 성공은 자리의 높낮이가 아니라 자신의 자리를 얼마나 빛나게 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는 게 성공으로 연결된다는 것. 제때에 건강을 챙기지 못했던 후회와 투병을 통한 저자의 깨달음은 앞만 보고 달리는 우리에게 성공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김정하 지음/ 이코북 펴냄/ 214쪽/ 1만2000원

    ■ 윤융근 기자 yuny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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