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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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라면 제갈량처럼

  • 김현미 기자 khmzip@donga.com

    입력2016-08-05 17:4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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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비가 신야에 주둔하고 있었다. 제갈량의 친구 서서는 신야로 가 유비를 만났다. 유비가 이름 없는 자신을 선비로 깍듯이 대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움직인 서서는 제갈량을 추천했다. “제갈공명은 누워 있는 용이라 불립니다. 장군께서는 그를 만나보지 않겠습니까?” 유비가 말했다. “그럼 한번 같이 모시고 오면 어떻겠소.” 서서가 말했다. “그는 가서 볼 수 있으나 데려올 수는 없습니다. 장군께서 한번 왕림해 보셔야만 합니다.” 유비는 현자를 구하려는 절박한 마음에 제갈량을 찾아갔다. 세 번이나 찾아가 비로소 만났다(‘삼국지’ 촉서 제갈량전/ 신동준의 ‘제갈량처럼 앞서가라’ 재인용).

    제갈량은 누구인가. ‘장원(將苑)’의 저자 소개를 그대로 옮긴다. 중국 삼국시대 촉한의 정치가 겸 전략가. 자는 공명(孔明), 시호는 충무후(忠武侯)다. 후한 말 전란을 피해 출사하지 않고 있었지만 명성이 높아 와룡선생이라 일컬어졌다. 207년 조조에게 쫓겨 형주에 와 있던 유비에게 삼고초려의 예로 초빙돼 천하삼분지계(天下三分之計)를 진언했다. 그 뒤 오나라와 연합해 남하하는 조조의 대군을 적벽에서 대파하고, 형주와 익주를 점령했다. 221년 유비가 제위에 오르자 승상이 됐다.

    사실 역사가 아닌 소설 ‘삼국지연의’ 덕에 사람들은 유비를 중심으로 위, 촉, 오 삼국시대를 기억하지만 정작 인재를 발굴하고 적재적소에 배치해 삼국통일 기반을 닦은 이는 위나라 조조였다. 제갈량은 오장원 전투에서 병으로 죽었다. 그럼에도 제갈량은 살아서 전설이 된 삼국시대 최고 군사전략가이자 명재상이며, 죽은 지 1700여 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지혜의 신’으로 추앙받고 있다. ‘제갈량처럼 앞서가라’의 저자 신동준은 제갈량의 탁월함을 5가지로 요약했다. △최적의 파트너를 만나 평생 신의를 지킴 △2인자로서 경청하고 조직을 잘 관리함 △솔선수범과 성실함 △근검절약과 청렴 △세상을 한발 앞서 보는 통찰력.

    ‘장원(將苑)’은 제갈량 리더십의 진수를 담은 책이다.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장수의 정원’인데, 여기서 정원이란 사냥터에 가깝다는 게 이 책 역자들의 해설이다. 제왕의 정원에 최정예 장수들이 모여 국정을 논하는 모습을 상상해보라. 제갈량은 그들이 갖춰야 할 덕목을 ‘장원(將苑)’에 정리해놓았다. 사람 본성을 살피는 방법을 담은 세 번째 장 ‘지인성(知人性)’에 7가지 방법이 나온다. △시비를 물어 뜻을 보고 △빈틈없는 언변으로 궁지에 몰아 대처 능력을 관찰하고 △계책을 물어 그의 지식을 관찰하고 △재난이 닥쳤음을 알려 용기를 관찰하고 △술에 취하게 해 본성을 관찰하고 △재물로 유혹해 청렴함을 관찰하고 △일에 기한을 두어 그의 신용을 관찰한다. 생사를 가르는 전쟁터에 나갈 장수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은 사람을 알아보고 판단하는 것임을 말해준다. 당신이 리더라면 ‘장원(將苑)’을 옆에 두고 수시로 인용하고 싶을 것이다.





    데이터 시대, 사람의 마음을 읽는 법
    최정묵 지음/ 한스컨텐츠/ 392쪽/ 1만8000원

    여론조사의 본질인 ‘사람들 마음 읽기’에 성공하려면 수치를 분석하는 데이터 마이닝(data mining)을 넘어 인간 내면을 파고드는 멘털 마이닝(mental mining)으로 나아가야 한다. 선거 및 정책 여론조사 전문가로 활동해온 저자가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내적·심리적 요인을 살펴보는 ‘성향 분석’, 외적·환경적 요인을 살펴보는 ‘상황 분석’, 영향을 주고받는 사람과 집단을 살펴보는 ‘관계 분석’을 통해 멘털 마이닝의 세계로 안내한다.




    고통에 반대하며
    프리모 레비 지음/ 심하은·채세진 옮김/ 북인더갭/ 392쪽/ 1만5500원

    아우슈비츠에서의 생환을 담은 회고록 ‘이것이 인간인가’를 쓴 저자의 에세이집. 이 책에서는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보낸 어린 시절의 추억, 딱정벌레와 벼룩의 생명력, 문학과 현대 문명에 대한 성찰 등 방대하면서도 소소한 관심사를 다룬다. 표제작 ‘고통에 반대하며’에서 프리모 레비는 “고통은 모든 생명을 오염시키는 실체이며 이 고통의 크기를 할 수 있는 한 줄이는 것이 인간의 과제”라고 했다.




    내추럴 히스토리
    존 앤더슨 지음/ 최파일 옮김/ 삼천리/ 504쪽/ 2만7000원

    아리스토텔레스, 린네, 훔볼트, 다윈, 뮤어, 소로. 이들의 공통점은 자연사(natural history)라는 학문을 완성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미국 플로리다애틀랜틱대 생태학·자연사 교수인 저자가 자연사의 역사와 성쇠, 생태학으로 부활하기까지 과정을 정리했다. 수렵채집인으로 살던 호모사피엔스부터 ‘침묵의 봄’ 저자 레이철 카슨까지 자연을 관찰하고 탐구해온 인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우리는 다시 만나고 있다
    박성우·신용목 엮음/ 창비/ 188쪽/ 1만 원

    “시는 쓰는 일로 기획되고 읽는 일로 완성된다.” 창비시선 301번부터 399번까지 각 시집에서 짧은 호흡으로 쉽게 따라 읽을 수 있는 시 86편을 골라 400번 기념시선집을 펴냈다. 수록된 시들은 형식으로 보면 ‘단시(短詩)’ ‘한 뼘 시’ ‘손바닥 시’라 할 수 있지만 그만큼 해석에 연연하지 않고 시 자체를 읽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각 시마다 한 줄 ‘시인의 말’을 보탰다.




    최고의 리더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후지사와 구미 지음/ 하연수·정선우 옮김/21세기북스/ 224쪽/ 1만5000원

    일본 싱크탱크 ‘소피아뱅크’ 대표로서 매주 한 사람씩 성장기업 리더를 만난 지 15년. 1000명 넘는 리더를 인터뷰한 결과 그들의 공통점은 ‘최전선에서 활약하는 우수한 리더일수록 리더다운 업무를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였다. 권한을 현장에 넘기고 조직원의 지지를 받으면서 조직 및 팀을 승리로 이끄는 새로운 리더십과 이를 구현하는 6가지 발상의 전환을 소개했다.




    약속의 날
    신이우 지음/ 박희선 옮김/ 문학동네/ 604쪽/ 1만6800원

    본명 장춘링. 2006년 인터넷 연재소설 ‘넌 아직도 여기에 있었구나’로 데뷔한 이래 ‘빠링허우’(1980년대 이후 태어난 세대)를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하며 발표하는 작품마다 속속 영화화되고 있다. ‘약속의 날’은 2014년 발표한 장편소설로, 서른 살을 코앞에 둔 주인공 펑란이 연하남 딩샤오예를 통해 ‘성숙한 어른’이라는 가면을 벗고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여성의 우정에 관하여
    메릴린 옐롬·테리사 도너번 브라운 지음/ 정지인 옮김/ 책과함께/ 424쪽/ 1만9500원

    남자가 친구가 더 많을까, 여자가 친구가 더 많을까. 기본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사교적이고 개방적이며, 공감과 보살핌과 협력에 뛰어나고 더 ‘우호적’이다. ‘유방의 역사’ ‘아내의 역사’ 등 젠더 관련 저서로 유명한 원로학자 옐롬과 공저자 브라운이 주목한 것은 ‘여성끼리 우정의 역사’다. ‘자매애’부터 ‘동성애’까지 여성의 우정이 어떻게 역사를 바꿔왔는지 살펴본다.




    국가, 유학, 지식인
    조경란 지음/ 책세상/ 352쪽/ 1만8000원

    ‘대국굴기’를 꿈꾸는 21세기 중국을 어떻게 바라보고 이해할 것인지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직면한 과제다. 이 책은 중국 사상 연구가인 저자가 중국을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이를 다시 한국 및 동아시아 문제로 파악하려는 연구의 결실이다. 중국 정부와 지식인들이 공자와 유학을 소프트파워의 근간으로 삼은 데는 지식계와 국가의 타협, 신보수주의의 출현과 국가주의적 이데올로기가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만보에는
    책 속에 ‘만 가지 보물(萬寶)’이 있다는 뜻과 ‘한가롭게 슬슬 걷는 것(漫步)’처럼 책을 읽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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