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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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만6천 환경지킴이들이 뽑은 새 사령탑

  • 정현상 기자 doppelg@donga.com

    입력2003-01-24 10: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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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만6천 환경지킴이들이 뽑은 새 사령탑

    1월20일 오전 환경운동연합 새 사무총장에 선출된 서주원 전 환경연합 사무처장(맨 왼쪽)이 당선 기자회견을 한 뒤 최열 전 사무총장과 악수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사회 각 부문을 한층 발전시키겠지만 환경문제에 대해서는 기대 이하의 시각을 갖고 있어 우려됩니다.”

    1월20일 회원 8만6000명의 아시아 최대 환경단체인 환경운동연합(이하 환경연합)의 새 사무총장에 뽑힌 서주원 전 환경연합 사무처장(46)의 취임 일성(一聲)이다. 10년간 장기집권(?)한 최열 전 사무총장의 뒤를 이어 환경연합을 이끌 서총장은 “33인의 대통령직 인수위원 가운데 환경 담당 위원이 없다는 것은 노당선자의 환경 부문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부족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노당선자의 환경정책이 새만금 간척사업이나 경인운하 건설 등 대규모 환경파괴 사업을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것이어서 시민환경단체와의 마찰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1월4~13일 국내 시민사회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회원직선제를 통해 선출된 서총장은 전남 목포 출신으로 서울대 공대를 나와 민주주의민족통일인천연합 사무처장, 인천환경연합 사무처장 등을 역임했다. 1995년 인천 굴업도 핵폐기장 백지화운동 등을 통해 지역 환경운동을 이끌다 2000년부터 환경연합 사무처장을 맡아 활동해왔다.

    직선제 통해 첫 선출 … 91년부터 몸담은 부부 시민운동가

    서총장이 환경운동에 몸담게 된 것은 91년 인천국제공항 건설 반대 운동을 펴면서부터. 서총장은 “당시 공항 건설은 지역에 큰 환경적 위협이 됐던 사안”이라며 “1400만평의 대규모 갯벌을 매립해 인근 바다의 생태계를 파괴하고 공항이 도심과 가까워 항공기 소음 등의 피해가 우려됐기 때문에 반대운동을 폈다”고 말했다.



    서총장은 또 “지역 단체를 이끌며 지역민이 참가하는 풀뿌리 운동의 중요성을 절감했다”며 “앞으로 지역과 중앙의 역할 분담 등을 통해 힘을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즉 지역은 현장활동 위주로, 중앙조직은 정책수립과 대안 모색 등에 힘을 쏟게 될 것이라는 것.

    그동안 환경연합은 정부의 환경정책에 대한 비판과 견제에는 열심이었지만 일상에서 환경의 질 개선 등 시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운동에 소홀했다는 지적도 받아왔다. 이에 대해 서총장은 “그동안 정부가 경제개발과 성장 위주의 정책을 펴왔기 때문에 이에 저항하는 방식으로 환경운동이 진행되다 보니 시민들의 생활과 유리된 측면이 있었다”며 “앞으로는 먹을거리와 수입농산물, 쓰레기, 기술개발에 따른 유해 화학물질 등에 대한 감시운동을 통해 더욱 시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선진 외국의 환경단체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유전자조작 식품이나 유해 화학물질 등에 대한 감시활동을 통해 시민들과 함께 해오고 있다.

    “이번 선거에 참여한 회원들 가운데 91%가 인터넷을 통해 참여해 앞으로 환경운동도 사이버 부문을 많이 활성화해야 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번 선거에서 아깝게 낙선한 아주대 장재연 교수 등과 함께 전문성을 토대로 국내환경뿐 아니라 전 지구적 환경문제 해결에도 힘을 쏟을 겁니다.”

    환경연합은 최열 전 총장이 전신인 공해추방운동연합에서부터 20년 이상 이끌어온 단체여서 최 전 총장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그러나 2년 전부터 한 개인에 의존하는 조직의 한계 등이 내·외부에서 지적되면서부터 사실상 이번 선거가 준비돼왔다. 서총장은 “아무리 개인의 능력이 뛰어나도 오래 하게 되면 내부에서 변화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커지게 마련”이라며 “현재 정관상 사무총장은 2년 임기에 연임이 가능하지만 앞으로 논의를 거쳐 연임을 제한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라고 밝혔다. 최 전 총장은 비상근직 생명안전 담당 간사로 백의종군하며 환경연합의 대외활동과 시민사회단체의 연대 등에 주력할 계획이다.

    한편 서총장의 부인 남인순씨는 여성연합 사무총장이어서 국내 NGO 사상 처음으로 부부가 사무총장직을 맡게 돼 눈길을 끌고 있다. 두 사람은 “이념적 지향점이 같고 일찍부터 사회운동에 전념해왔기 때문에 서로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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