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68

2003.01.16

환상 속으로 ‘풍덩’ 온몸이 ‘짜릿’

초보도 3일 집중교육 후 바다 체험 가능 … “수중생물과의 만남 결코 잊지 못할 시간”

  • 정현상 기자 doppelg@donga.com 민도로=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입력2003-01-08 14: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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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상 속으로 ‘풍덩’ 온몸이 ‘짜릿’

    형형색색의 산호와 물고기 떼가 한가로이 노닐고 있는 바닷속 풍경. 사진제공 BSAC 박종섭

    “상어 가족 봤어?”

    “하하하~~ 당연하지. 물뱀이 상어 사이를 가로지르더라.”

    2002년 12월31일 오후 필리핀 민도로 섬에서 열린 마부하이다이빙축제 참가자들이 다이빙을 마치고 돌아와 바닷속에서의 경험을 늘어놓느라 여념이 없다. 유동용씨(31·회사원)는 “뱀이 물고기를 낚아채는 것을 봤다”며 이날 다이빙에 참가하지 않은 다이버들의 약을 올린다. 유씨는 경력 2년차의 다이버로 해외 다이빙은 이번이 세 번째다.

    그는 2001년 제주도에서의 첫 다이빙 이후 ‘바다 세계’에 매료되어 2년 동안 80탱크(산소통)를 썼을 정도로 스킨스쿠버에 푹 빠져 있다. 그는 “다이빙은 큰돈을 들이지 않고도 용기만 있으면 누구나 손쉽게 즐길 수 있는 레저스포츠”라며 “국내 다이빙의 경우 장비 임대료까지 포함해 15만원 정도면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민도로 섬에서 처음 바다에 뛰어든 조미령씨(40·자영업)는 “세상의 모든 것을 다 본 느낌이다. 다이빙을 하다 보면 몸이 가벼워지는 느낌이 든다”면서 수줍게 웃었다. 수영보다 체력소모가 많아 다이빙은 다이어트에도 좋다고 한다. 3년차 스킨스쿠버 이상돈씨(35)는 “우주유영을 하는 듯한 느낌이 짜릿하다”고 했다. 마부하이다이빙 축제를 개최한 헬로스쿠버(www.helloscuba.com) 이상렬 이사(38)는 “다이빙을 하면 저절로 사진전문가가 된다”며 “카메라와 캠코더로 바다 세계를 촬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고 말했다.



    스킨스쿠버는 국토의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에서 즐기기에 꼭 알맞은 레저스포츠다. 바다가 아니더라도 강 호수 등 물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다이빙이 가능하다. 스킨스쿠버란 스킨다이빙(스노쿨링)과 스쿠버다이빙을 아우르는 말이다. 스킨다이빙(Skin Diving)은 수경, 숨대롱, 오리발 등 기본 장비를 착용하고 수면을 떠다니다가 수심이 얕은 곳에 잠수해 바닷속 비경을 감상하면서 잠영을 즐기는 형태를 가리킨다. 스쿠버다이빙(Scuba Diving)은 기본적인 스킨 장비 이외에 공기통, 자동호흡조절기 등을 사용해 더 오래, 더 깊이 잠수하는 것을 말한다.

    환상 속으로 ‘풍덩’ 온몸이 ‘짜릿’

    바닷속에서 바라본 태양의 모습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사진제공 BSAC 박종섭

    스킨다이빙이나 스쿠버다이빙은 바닷속 비경을 맛보면서 활력을 되찾고 심폐 기능도 강화시킬 수 있는 레저스포츠다. 용기와 담력을 키우고 ‘수압 마사지’를 받는 것은 덤이다. 조금 더 실력이 늘어나면 난파선 다이빙, 해저동굴 다이빙, 야간 다이빙, 아이스 다이빙(상자기사 참조) 등에도 도전할 수 있다.

    초보자를 위한 스킨스쿠버 교육은 통상 6회로 짜여져 있는데, 시간을 내기 어려운 직장인이라면 주말 집중 코스를 이용하면 된다. 자격증까지 취득하는 데 드는 강습비는 25만~35만원 선. 자격증을 취득해야 실제 바닷속 다이빙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 과정은 필수다. 교육은 돌발상황에 대한 대처요령 중심으로 짜여져 있다. 물속에서 중성부력 맞추기가 강의의 핵심이다. 중성부력은 특정한 수심에서 몸을 수평으로 하고 정지해 있는 것을 말한다. 또 오리발차기를 비롯해 호흡기가 입에서 빠졌을 때의 대처요령, 마스크에서 물 빼기, 입수자세, 긴급상승 등 바닷속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상황에 대한 대처요령을 철저히 연습한다.

    ‘다이빙하다 사고 날 확률보다 다이빙하러 가다가 교통사고 날 확률이 훨씬 높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스킨스쿠버는 안전한 스포츠다. 몸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무리한 다이빙을 하거나 장비 점검을 게을리 한 경우를 제외하면 거의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다. 장애우 다이버도 많이 있을 정도로 운동신경이나 수영실력이 크게 요구되지 않는다. 다만 호흡기질환이나 폐쇄공포증, 심장질환 등을 앓고 있는 사람은 다이빙을 하지 않는 게 좋다.

    스킨스쿠버 다이빙은 단계별로 여러 가지 자격 등급이 있으며, 다이버 등급을 부르는 이름은 단체마다 다르다. 1953년 설립된 BSAC의 경우엔 체험다이버, 오션다이버, 스포츠다이버, 다이브리더, 다이버디렉터, 인스터럭터 등으로 나눈다. 오션다이버는 짝을 이뤄 바다 다이빙을 할 수 있는 등급을 말하고 인스터럭터는 다른 다이버를 가르칠 수 있는 단계다. 승급하려면 실기 훈련을 이수하고 필기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비용 문제 때문에 스킨스쿠버 입문을 망설이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다이빙이 주는 즐거움에 비하면 투자비용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고도 할 수 있다. 초기에 교육비로 20만~30만원을 투자한 뒤 장비를 대여해서 사용하면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장비 대여료는 3만~5만원 정도로 교통비를 포함해 10만~20만원을 투자하면 국내 다이빙 투어를 떠날 수 있다.

    기본적인 장비 가격은 200만~300만원 가량으로 한번 구입하면 10년 정도 사용할 수 있다. 스쿠버다이빙의 기본 장비는 잠수복과 마스크 스노클 공기밸브 탱크밸브 부력조절기 호흡장치 잔압계 나침반 등이다. 마스크 스노클 오리발을 합해 20만원 정도. 여기에 잠수복을 포함하면 비용이 총 120만원 가량 든다. 잠수복은 200만원이 넘는 것도 있지만 통상 100만원 안팎의 것을 선택하면 무난하다. 여기에 호흡기 30만~60만원, 부력조절기 50만~100만원을 추가로 구입하면 된다. 모든 장비를 대여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구입할 필요는 없다.

    환상 속으로 ‘풍덩’ 온몸이 ‘짜릿’

    사진제공 BSAC 박종섭

    흔히 스쿠버다이빙은 여름에 많이 즐기는 레포츠로 알고 있지만 실상은 다르다. 수온이 높은 한여름에는 플랑크톤이 번성하고 다시마 미역 감태 등이 녹아 있기 때문에 시야가 흐리다. 봄 가을 바다가 매력이 있지만 겨울에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겨울용 잠수복(드라이슈트)을 입으면 겨울 바다 수온도 견딜 만하다.

    # 동 해

    속초 교암 다이빙 리조트

    동해안이지만 비교적 파도가 잔잔하고 수심이 깊지 않아 초보 다이버들의 훈련 장소로 안성맞춤이다. 주변 명소로 천학정, 천간정, 통일전망대 등이 있다(문의 033- 632-1187).

    킹 스포츠 문암 리조트

    강원 고성 문암2리의 좁은 마을 길을 따라 포구 쪽으로 가면 킹스포츠 문암 리조트의 초록색 컨테이너 사무실이 있다. 이곳은 비치다이빙과 보트다이빙이 가능한 곳이다. 보트다이빙은 유명한 낙산내기, 수중금강산 등 자연암반 포인트에서 실시한다(문의 033-633-6716).

    민 스포츠

    삼척의 근덕은 전천후 다이빙 포인트로 수중환경의 보존상태가 양호하다. 수심이 7~15m 정도로 비교적 얕고 시야가 맑아 안전하고 편안한 교육 장소이며 가족 단위의 다이빙 장소로 좋다. 주변 명소로 공양왕릉, 궁촌해수욕장, 덕산해수욕장, 맹방해수욕장, 미인폭포 등이 있다(문의 033-572-3169).

    수산 다이브 리조트

    양양 시내에서 강릉 방향으로 가다 남대천 다리를 건너면 왼쪽으로 오산 방향으로 들어가는 해안도로가 있다. 이 길을 따라 수산항으로 들어간다. 보트다이빙 위주로 다이빙을 실시하며 전용 선착장이 있어 편리하다. 수산리 앞바다의 자연암반 지역들과 인공어초들이 다양하게 개발되어 있다(문의 033-672-7002).

    카리브 다이브 리조트

    양양 동산해수욕장에 있으며 보트다이빙이 가능하다. 다이빙숍과 다이빙보트가 가까이에있으며 자연암반 포인트와 인공어초가 있다. 커다란 노래미와 화려한 멍게들을 볼 수 있다(문의 033-671-2141).

    안목 다이브 리조트

    강릉 안목해수욕장에 있는 리조트로 비치 다이빙이 가능하지만 주로 보트다이빙이 이뤄진다. 자연암반 주위의 붉은 산호가 장관이다(문의 033-652-0807).

    # 서 해

    서해수중

    서산의 서해수중은 인근 가두리양식장의 불가사리 제거작업을 해주면서 다이버의 입수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5월 하순부터 날씨가 좋아지면 원거리에 있는 격렬비열도, 병풍도 등으로 투어를 나간다(문의 041-669-2999).

    한국 스포츠랜드

    대천해수욕장 안에 있으며 주로 보트다이빙을 한다. 3층 건물을 민박집으로 운영해 가족 단위의 다이빙 인구가 많으며 수상스키, 윈드서핑, 바나나보트도 즐길 수 있다(문의 041-934-0555).

    만리포 리조트

    고운 모래와 얕은 수심으로 유명한 태안의 만리포 해수욕장에 있다. 숙박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으며 인근 방파제에서는 낚시도 즐길 수 있다. 반야월의 만리포 사랑 노래비가 세워져 있다(문의 041-672-8464).

    환상 속으로 ‘풍덩’ 온몸이 ‘짜릿’

    산호수중 제공

    수중 세계 거문도 리조트

    거문도는 물속이 맑고 고기가 많은 것으로 유명하며 10년간 다이버들의 발길이 닿지 않아 수중환경이 아주 잘 보존돼 있다. 3일 정도는 잡아야 거문도 다이빙의 묘미를 충분히 즐길 수 있다(문의 061-642-4950).

    매물도 대항 리조트

    청정해역을 자랑하는 매물도는 주변경관이 아름답고 수중 또한 아름다워서 다이빙하기에 그만이다. 대매물도는 항을 중심으로 당금부락과 대항부락이 형성돼 있는데 육로로 왕래가 가능하다. 대항부락 선착장은 초보 다이버들에게 어울리는 곳. 방파제 주변에 해조류가 풍부하고 반구형 인공어초 군락도 있다. 수중아치(독립문 포인트라 불린다)를 비롯해 각종 고착생물과 해조류, 혹도미 등을 볼 수 있다(문의 055-642-9842).

    # 제주도

    씨라이프

    성산 씨라이프(마린 다이브 리조트)에서는 다이빙 전용선을 이용한 보트다이빙이 주로 이뤄진다. 대표적인 포인트로는 자리여와 새끼청산이 있으며 전용선으로 10분 이내의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다. 이곳에서는 해조류가 무성한 암반지대를 지나 수심 20m 이상 이어지는 직벽을 따라 진행되는 표류다이빙이 가능하며 10m 정도의 길이로 나 있는 동굴체험도 할 수 있다. 직벽과 모래바닥 사이에는 듬성듬성 커다란 암반이 놓여 있는데 이곳에서 운이 좋으면 돌고래와 조우하는 행운을 잡을 수도 있다(문의 064-782-1113).

    태평양 다이빙 스쿨

    환상 속으로 ‘풍덩’ 온몸이 ‘짜릿’

    산호수중 제공

    서귀포에서도 가장 많은 다이버들이 찾는 세계적인 곳이다. 새끼섬을 끼고 돌며 직벽의 산호 군락을 관찰하는 방법과 새끼섬에서 문섬 북서쪽으로 진행하며 산호 군락지와 침몰선을 구경하는 방법 등 다양한 형태의 다이빙을 할 수 있다. 야간다이빙도 가능하다(문의 064-762-0528).

    스쿠버아카데미

    모슬포에 위치한 송악산 밑의 다이빙 포인트로 다양한 대형 연산호 군락이 형성된 곳이다. 제주도에서 가장 화려한 색상의 연산호를 자랑하는 손꼽히는 포인트로, 제주스쿠버아카데미 전용 다이빙선을 이용하기 때문에 편리하다. 송악산 입구 포구에서 약 10분 정도 가면 포인트에 도착한다. 비치다이빙과 보트다이빙을 병행하는 곳으로 세계 어느 포인트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수심은 5~20m. 휴식과 모든 준비를 바위에서 하기 때문에 뱃멀미의 우려는 없다. 다이빙을 못하는 사람도 약 30분 정도 교육을 받으면 2시간 정도 환상적인 수중여행을 체험할 수 있다(문의 064-794-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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