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63

2002.12.12

한 달간 여정, 한평생 추억

저비용 고효율 ‘겨울 배낭여행’이 딱! … 직장인·장년층으로 배낭족 확산

  • 전원경 기자 winnie@donga.com

    입력2002-12-04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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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달간 여정, 한평생 추억
    ‘배낭여행(Back-pack)’이란 말 그대로 배낭을 메고 혼자, 또는 여러명이서 장기간 떠나는 여행이다. 때문에 매년 배낭여행을 떠나는 여행자들의 수를 정확하게 집계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다만 유럽이 목적지인 여행자의 규모는 ‘유레일 패스’의 판매량으로 짐작할 수 있다. 5만명이 유럽으로 떠났던 지난 여름에 비해 올 겨울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가는 여행자의 수는 1만명이 채 되지 않을 것이라고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대신 기후가 따뜻하고 지리적으로도 멀지 않은 동남아시아권이 배낭여행지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 지역으로 떠날 예정인 여행자는 되도록 빨리 항공권을 구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한다.

    1988년 여행자유화 조치 이후 보편화되기 시작한 배낭여행의 역사도 이제 10년을 넘어섰다. 초기 배낭여행자들은 절대 다수가 유럽으로 떠났다. 그러나 이제는 아시아 중동 남미 등 ‘전 세계’가 배낭여행의 목적지가 되었다. 또 과거 배낭여행자들은 대부분 학생이었으나 근래는 회사를 휴직하거나 아예 그만둔 직장인, 부부여행족, 정년퇴직한 장년층 여행자 등이 적지 않다.

    배낭여행에도 유행이나 모델이 있다. 몇 년 전에는 명상가 류시화씨의 영향으로 인도 배낭여행 붐이 불었고 근래에는 여행가 한비야씨의 책을 들고 오지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많아졌다. 또 진짜 배낭여행자라고 할 수 있는 ‘나 홀로 장기 여행자’들 중에는 여성이 더 많다. “남자들은 대학시절에는 군대문제 때문에 해외여행이 어렵고, 또 졸업 후에도 여행을 위해 직장을 그만둘 만큼 자유로운 여건이 못 되지요. 하지만 상대적으로 여성들은 학창시절이나 졸업 후에나 여행에 대해 용감한 것 같습니다.” 한 베테랑 여행자의 말이다.

    한 달간 여정, 한평생 추억
    배낭여행에서 특히 주의할 것은 안전문제다. 여행사, 가이드 등의 도움을 받지 않고 다니는 배낭여행의 특성상 여행자들은 언제나 개인의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몇 년 전부터 유럽에는 한국인 여행자를 대상으로 한 한국인 민박이 늘고 있다. 그러나 여행 전문가들은 이 같은 한국인 민박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기껏 다른 문화를 배우기 위해 간 여행지에서 한국인들끼리만 어울린다는 점은 차치하고서라도, 문제는 이 같은 민박이 대개 불법으로 영업하는 곳이라는 점입니다. 화재에 대비한 안전장치 등이 미흡할 수밖에 없죠.” 장영복 신발끈여행사 대표의 말이다.

    자원봉사를 하면서 배낭여행을 다니거나 문화답사의 목적으로 배낭여행을 떠나는 등 진지한 여행자들이 많아진 것도 최근의 추세. 단순히 ‘친구 따라 강남 가는’ 수준이 아니라 삶을 새로이 설계하는 방법으로 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 네팔 그리고 이집트 등의 고대 문명권은 이같이 진지한 여행자들에게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근래에는 배낭여행자들의 발길이 시리아 팔레스타인 등 중동권이나 중국으로도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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