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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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보다 리모델링 노려라

공사 비용·기간 모두 단축 ‘이점’ … 신축 땐 주차장 면적 빼야 해 그만큼 손해

  • < 안환용/ ㈜ 리노플러스닷컴 기획실장 >

    입력2004-12-23 14: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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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축보다 리모델링 노려라
    임대주택사업은 투자비용면에서 본다면 신축보다 리모델링이 유리하다. 기존 건축물의 골조는 그대로 둔 채 내부 구조와 마감재만 바꿔도 훌륭한 임대용 주택으로 탈바꿈하기 때문에 리모델링은 신축임대 못지않은 효과를 내는 저비용·고효율 사업방식이다.

    리모델링은 공사비용과 기간 모두 신축보다 절반 이상 적게 들기 때문에 수익성이 높다. 신축보다 빨리 임대 놓을 수 있는 것도 큰 장점. 공사비를 줄이고 임대기간은 늘리는 일석이조 효과가 있다는 말이다.

    리모델링으로 임대사업할 때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우선 자신이 소유한 주택 등을 리모델링해 임대하는 경우와 적당한 건물을 찾아 매입한 후 임대사업을 벌이는 것.

    자기 소유 건물은 투자비가 적은 대신 위치가 좋지 않으면 공사비도 건지지 못하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임대사업은 해당 건물의 입지가 좌우한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기 때문에 소유한 건물의 조건을 냉정하게 따져본 후 사업을 벌이는 것이 좋다.

    반면 낡은 건물을 사들여 리모델링한다면 경매 등의 방법을 통해 비용을 낮춰야 수익성이 더욱 높아진다. 건물이 있는 대지를 사야 하므로 토지를 사서 신축하는 임대사업과 공사비에서만 차이가 날 뿐 같은 조건이다. 그러므로 매입비용을 줄이지 않으면 리모델링의 장점을 살리기 어려울 수도 있다.



    최근 들어 건축법이 강화하는 추세에서 리모델링의 인기가 더욱 치솟는다. 신축하면 늘어난 주차장 면적을 감당해야 하므로 건축면적이 줄어들고 그에 따라 임대소득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서대문구 홍제동에 사는 장우진씨(58)는 자신의 모텔 건물을 리모델링해 높은 임대수익을 올렸다.

    이 건물은 몹시 낡아 손님이 줄어든데다 초등학교 바로 앞에 있어 학부모들에게서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3년 전부터 영업은 사실상 중지된 상태. 설상가상 도로확장 계획이 세워져 건물 일부가 잘리게 되었으니 장씨는 건물 걱정에 밤잠을 설칠 지경이었다.

    도로확장 공사 개시일은 다가오는데 신축해야 할지, 그냥 팔아버려야 할지, 모텔 영업은 계속 해도 되는 건지 온통 고민뿐이었다. 그러나 신축 하자니 비용이 어마어마했고 팔아 버리자니 도로계획으로 땅값조차 제대로 받기 어려웠다. 장씨는 고심 끝에 필자가 근무하는 리노플러스닷컴 온라인 무료 컨설팅에 의뢰해 왔다.

    현장 방문 결과 모텔 영업은 비전이 없다고 판단했다. 학교 근처인데다 유흥가나 사무실도 없는 전형적 주거지였기 때문이다. 신축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였다. 막대한 건축비는 둘째치고 대지면적에서 주차장 공간이 빠져 건축면적이 대폭 줄어들 상황이었다. 도로계획으로 줄어드는 면적까지 감안하면 신축할 경우 기존 건물의 절반밖에 확보할 수 없었다.

    신축보다 리모델링 노려라
    리노플러스닷컴은 리모델링하되 주변이 주거밀집지역인 점을 감안해 임대용 원룸주택으로 바꿀 것을 제안했다. 지하철 홍제역이 걸어서 15분 정도 걸리고 건물 바로 앞에 마을버스와 시내버스 정류장이 있어 임대사업지로 괜찮은 조건을 갖췄기 때문이다.

    한 달 남짓 걸려 공사를 마치자 낡은 여관건물이 35평짜리 점포와 5.5∼7평짜리 원룸 10실을 갖춘 임대용 주택으로 다시 태어났다. 3년째 흉물스럽게 버려진 건물은 공사비 1억8000만 원을 들이자 임대보증금 1억6000만 원에 매월 현금 455만 원을 벌어들이는 효자가 되었다. 공사비는 지자체에서 받은 보상금과 임대보증금으로 충당하고도 남았다. 실제 장씨의 돈은 한 푼도 들지 않은 셈이다.

    게다가 인터넷을 활용한 적극적 임대전략도 주효했다. 원룸 주수요자가 20~30대 젊은층이라는 점을 고려해 사이버 마케팅 전략을 세웠다. 이 전략은 그대로 맞아떨어져 임대 개시 일주일 만에 10실 모두 계약을 완료하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교통조건에 비하면 임대가는 조금 높았지만 새 건물인데다 이사철인 5월이라 수요가 풍부해 수익성이 높았다. 뿐만 아니라 교육시설 주변에 있는 모텔이라 혐오시설로 인식되었는데 이를 불식하고 이미지를 개선한 것도 큰 의미를 지닌다.

    장씨는 건물이 잘려 나가는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만들었다. 멀쩡한 건물을 잘라낸다고 하면 무조건 손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주변 여건에 맞는 용도변경과 그에 적합한 리모델링으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장씨의 사례가 잘 보여준다.

    성북구 정릉동에 사는 권민수씨(31)는 공사비 부담 없이 부모님과 함께 살던 집을 원룸형 임대주택으로 개조했다.

    권씨의 2층짜리 주택은 낡을 대로 낡아 바닥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날 정도였다. 그런데도 신축하지 않고 리모델링한것은 역시 자금과 공사기간을 단축하기 위해서였다.

    부모님은 정릉 집을 권씨에게 맡기고 경기도 포천의 농장으로 내려갔다. 올 가을 결혼을 앞둔 권씨는 지은 지 30년이나 된 낡은 집을 고치면서 1층에 원룸 3개를 만들고 2층은 권씨가 결혼 후 살 공간으로 꾸몄다. 부모님이 생활한 공간이 비자 권씨 부부가 살기에는 너무 넓어졌기 때문이다.

    자연경관지구라 건폐율 제한이 까다로웠지만 약 20평 가량을 증축했다. 부모님이 생활하신 1층은 5평을 늘려 원룸 3개를 만들었다. 원룸은 7평짜리 하나와 9평짜리 두 개 모두 평당 500만 원에 임대해 보증금 수입만 1억2500만 원에 달한다. 공사비 1억1500만 원을 임대 보증금으로 채우고도 남았다.

    전철역이 멀지만 집 근처에 대학교가 있어 임대도 빨리 마무리되었다. 도로 건너편에 고려대 병설 보건대학이 있고 국민대도 가깝다. 새 건물이나 마찬가지여서 깨끗하고 마당이 넓어 쾌적하다. 지구의 특성상 조경공간이 전체 면적의 30% 이상을 차지해야 하므로 주거환경 또한 우수하다.

    신축보다 리모델링 노려라
    3층 단독주택을 소유한 이문동의 이연자씨(59)는 주차장과 임대용으로 사용한 1층 공간을 개조해 원룸 임대용으로 만들었다. 이씨 주택은 한국외국어대와 경희대 후문 근처에 위치해 원룸 수요가 꾸준한 편이다.

    전철역에서 멀고 마을버스를 타야 하지만 대학교 바로 앞이기 때문에 원룸 임대로는 탁월한 조건을 갖췄다. 서점·분식점·복사집 등 학생들이 자주 이용하는 상점이 많고 후문이긴 해도 유동인구가 많다. 대학교가 하나도 아니고 두 개나 되는 곳은 드물기 때문에 전세용 임대를 원룸용으로 바꾼 것은 당연했다. 기존에는 한 세대 거주용으로 되어 있어 임대가가 원룸보다 상대적으로 낮고 학생이 많은 곳이라 세도 잘 나가지 않았다.

    8평짜리 원룸 4실을 모두 4000만 원에 임대했다. 이씨는 월세를 받지 않고 보증금으로만 받았다. 매달 월세를 점검하지 않아도 되고 무엇보다 공사비를 대신할 수 있어 전세로 결정했다.

    이런 사례에서 보듯 리모델링은 이제 비용도 줄이고 수익도 극대화하는 임대주택시장의 필수 키워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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