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76

2001.03.22

추나요법으로 못 고칠 ‘턱’이 있나

턱 관절 장애 땐 목·어깨·허리까지 통증 퍼져… 척추 교정 등 통해 완치 가능

  • < 박근용/ 자생한방병원 추나과장 www.jaseng.co.kr >

    입력2005-02-18 13: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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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나요법으로 못 고칠 ‘턱’이 있나
    연예인 비디오 파문 제1호 희생양인 탤런트 오현경양. 얼마 전 신변을 정리하고 귀국해 활동 재개의 뜻을 비춘 바 있다. 그런데 TV 속 그녀의 얼굴은 수술에서 회복이 덜된 듯 부자연스러웠다. 화보 촬영시에도 연신 표정관리에 힘들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아마도 오랜 미국생활에서 그녀를 더욱 힘들게 했을 그것, 바로 ‘턱관절 장애’ 때문이었을 것이다.

    입 벌리는 것 자체가 불편하고, 입을 지그재그로 움직이거나 턱을 움직일 때 귀 부근에서 ‘딱’ ‘딱’ 소리가 난다면 턱관절 질환일 가능성이 높다. 대개 통증이 금방 사라져 무심코 지나치기 쉽지만 턱관절 장애는 생각만큼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실제로 턱관절에 이상이 생기면 턱만 아픈 게 아니라 통증이 목, 어깨, 등, 허리 등 온몸에 퍼진다. 턱은 뇌신경 12개 중 9개가 지나는 중요한 기관. 턱관절에 문제가 생겨 턱이 뒤로 밀리는 형국이 되면 두개골의 무게중심도 뒤로 후퇴하게 되고, 이를 지지하는 척추에도 무리가 가해져 휘어지는 결과를 낳는다. 턱 주위 근육이 수축돼 일자(一字) 목이 되거나 흉추와 요추를 앞뒤로 굽게 만드는 것이다.

    턱관절 장애는 또 두통을 유발하며 귀에 영향을 미쳐 이명(귀울림), 중이염, 난청, 현기증 등을 발생시킨다. 내분비 기능에도 문제를 일으켜 우울, 신경증, 불면증, 부비동염, 피로, 소화불량, 변비, 궤양, 피부염, 알레르기, 빈뇨, 신장과 방광의 합병증, 손발 냉증 등 실로 다양한 증상을 부른다. 게다가 턱관절 장애를 오래 앓으면 턱이 한쪽으로 돌아가 인상 자체가 일그러진다.턱관절 장애의 원인은 그 증상만큼 다양하다. 주로 외상이나 나쁜 습관(이갈이, 이 악물기, 입술로 연필이나 손톱 물어뜯기, 껌 씹기, 턱 고이기, 턱을 앞으로 내밀거나 계속 움직이는 습관 등), 교합 부조화(입을 다물 때 치아가 맞지 않는 것), 스트레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장기 방치 땐 턱 한쪽으로 돌아가



    한의학에서 보면, 턱관절 장애는 턱 주위 근육이 뭉치는 것으로서 우리가 잘 아는 ‘구안와사’와는 정반대 성격을 띤다. 구안와사는 근육이 마비돼 이완되는 병이지만 턱관절 장애는 찬 기운의 침입으로 근육이 긴장되는 것이다. 통계적으로 보면 주로 스트레스를 담아두는 성향이 짙은 소음인과 태음인에게 잘 생긴다.

    턱관절 장애를 한방으로 치료할 때는 뭉친 근육을 침을 놓은 상태에서 움직이게 하는 ‘동작침법’을 쓴다. 즉 턱을 뒤로 기울게 하는 핵심 근육에 침을 놓은 뒤 입을 벌리고 닫는 운동을 계속하며 턱이 제자리를 잡게 한다. 아울러 뭉친 근육을 어혈(瘀血)로 보고 이를 푸는 한약을 처방해 기혈 순환을 돕고 내분비 기능을 조절해 전신증상을 개선하는 데 주력한다.

    무엇보다 추나요법이 치료에 큰 도움이 되는데 틀어진 척추를 교정하고 일자 목, 요추의 휨 등을 교정하여 턱관절 이상에 따른 목-어깨-허리의 통증을 근본적으로 치료하게 된다. 일단 추나치료를 받으면 턱관절 이상 외에도 만성 통증, 얼굴의 비대칭, 뒷목의 근육긴장, 입을 여닫을 때의 비틀어짐 등도 자연스럽게 해결된다는 장점이 있다. 이 치료를 3∼6개월 받으면 실타래처럼 얽힌 온몸의 증상을 거의 완치에 가깝게 치유할 수 있다.

    예방을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나쁜 자세나 습관을 의식적으로 고치려는 노력을 꾸준히 해야 한다. 또 스트레스는 근육을 과도하게 수축해 턱관절 장애를 일으키는 ‘주범’이므로 평소 마음을 편하게 갖는 것이 중요하다. 성장기 어린이의 경우 사랑니가 치아 부정교합을 일으켜 턱관절 장애가 많이 발생하므로 턱이 아프거나 소리가 나거나 얼굴이 틀어지면, 먼저 치과에서 검사한 뒤 어금니를 밀고 있는 사랑니를 제거하고 치아교정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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