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44

2016.06.29

정치

당권 잡고 대선가도?

새누리 친박계 당권 탈환 여부 주목…더민주는 비노계 당대표 유력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입력2016-06-27 11:3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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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대통령선거(대선)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맞붙었다. 그러나 그해 새누리당에서 누가 당대표로 대선후보 경선을 치렀는지 기억하는 이는 많지 않다. 마찬가지로 2012년 대선 때 민주통합당 당대표가 누구였는지 확실하게 떠올릴 수 있는 이도 거의 없다.

    시간을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기억은 더 희미해진다. 2007년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대선에서 당선했다. 그렇지만 그해 누가 새누리당 대표로 경선을 관리했는지 얼른 떠오르지 않는다. 짧은 기억력 탓이 아니다. 국민은 자신이 선택해야 할 후보에 집중하기 마련이다. 당연히 당대표보다 대선후보 선출에 더 큰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 관심과 집중도는 대선후보에 비해 낮지만, 당대표의 중요성은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특히 대선을 앞두고 당내 대선후보 경선을 관리하는 당대표는 ‘관리자’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가장 중요한 업무는 대선 경선 룰을 조정하는 것.

    2012년 대선 당시 새누리당 대표는 친박(친박근혜)계로 분류되는 황우여 전 의원이었고, 민주통합당 대표는 친노(친노무현)계 좌장 이해찬 의원이었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룰을 관리한 이는 친박계의 지원을 받아 당대표에 올랐지만 대선 경선 과정에서 친이(친이명박)계로 전향했다는 의혹을 산 강재섭 전 의원이다. 당권을 쥔 쪽과 가까운 후보가 대선후보가 된 것을 우연으로 치부할 수 없는 이유가 그 때문이다.

    2007년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20% 반영하는 것으로 경선 룰이 변경되자, 당시 한나라당 안팎에서는 경선이 사실상 이명박 후보 쪽으로 기울었다는 얘기가 나왔다. 대선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앞선 이명박 후보에게 유리한 쪽으로 경선 룰이 바뀌었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대선 경선 당시 당심에서는 박근혜 후보가 앞섰지만, 여론조사 등 민심에서 앞선 이명박 후보가 최종 대선후보에 올라 본선에 진출했고 결국 대통령에 당선했다.





    대선을 1년 4개월 앞두고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더민주) 등 양당은 8월에 각각 전당대회를 열어 내년 대선후보 경선을 관리할 당 지도부를 선출한다. 새누리당은 친박 좌장 최경환 의원의 당권 도전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친박계가 당권을 쥐면 ‘반기문+친박계’, 이른바 ‘반박 연대’의 현실화 가능성이 높아진다.

    더민주 당권 경쟁은 혼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친노계에 정치적 뿌리를 둔 친노 적자 당권주자들이 이번 전당대회에 나서지 않아 비노(비노무현)계 사이에서 당권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유력 당권주자로 거론되던 김부겸 의원이 6월 23일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함으로써 더민주 당권 경쟁구도는 추미애-송영길 두 후보로 압축된 상황. 여기에 박영선 의원과 원내대표를 지낸 이종걸 의원, 신경민 의원 등이 당권 도전에 나설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더민주는 누가 당권을 잡든 ‘친노+비노’의 동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더민주의 내년 대선 경선 룰 협상이 순탄치 않으리란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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