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31

2016.03.30

월급쟁이 재테크

부자와 친구 되는 법

무턱대고 줄 대지 말고 ‘밀당’하라!

  • 김광주 웰스도우미 대표 www.wealthdone.me

    입력2016-03-28 11:52:06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자본주의하에서는 돈이 세상의 질서를 만든다. 특히 투자시장에서 게임 룰을 만드는 것은 자본을 많이 가진 부자들이다. 투자시장에서의 지배권을 둘러싼 암투를 의미하는 ‘월가의 음모’ ‘월가의 전쟁’ 같은 표현은 자본주의가 단순히 애덤 스미스가 말한 ‘보이지 않는 손’처럼 수요와 공급의 균형에 따라 순진하게 작동하는 것이 아님을 짐작게 한다. 갈수록 부의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다. 가난한 사람은 더 많아지고 부자의 돈은 더 불어난다. 약육강식, 정글의 법칙은 자본시장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그렇다면 부자와 친하거나 최소한 그 곁에 있는 것이 유리하다. 첫째는 기회와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둘째는 부자의 노하우를 배울 수 있어서다. ‘부자가 되려면 부자에게 줄 서라’라는 말도 그래서 생겨났다.

    하지만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투자 격언 가운데 상당수는 게임 룰을 만들고 자본시장을 지배하는 집단, 즉 부자의 행동에서 만들어졌다. 하지만 부자의 투자 논리를 월급쟁이에게 똑같이 적용할 수 없고, 자칫 돈의 권세에 당신의 삶까지 종속될 수 있다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 된다.

    ‘부자가 되려면 부자처럼 행동하라’는 말은 부자처럼 소비하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생각과 태도를 눈여겨보라는 뜻이다. 그럼에도 주변에서 보면 어떻게든 부자의 마음을 사고 싶어 안달인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부자에게 줄을 선 사람이 부자가 될 가능성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기보다 어렵다. 당신이 아니더라도 그들에게 줄 서 있는 사람은 이미 많고, 그들의 투자 패턴을 따라 하다가는 ‘쪽박’ 차기 십상이다.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다 가랑이가 찢어지는 법이다. 부자가 가진 부 축적 노하우가 정말 궁금하다면 도움될 만한 책을 사서 주말 하루 정도를 투자해 독파하는 편이 훨씬 낫다.



    부자 유형 5단계

    그럼에도 꼭 부자와 친구가 돼 그들의 삶을 공유하고 싶다면, 그 부자가 어떤 유형의 부자인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만약 그가 부모나 집안의 재산에 기대 온갖 과시욕을 즐기면서 마치 스스로 성공한 사람인 양 군다면 이는 정말 끔찍한 경우다. 일본에서 기업 경영자를 거쳐 ‘멘털 어드바이저’로 활동하는 니시다 후미오가 쓴 ‘부자의 등급’이란 책을 보면, 부자의 유형은 5단계로 나뉜다. 저자는 각 단계에서 벗어나려면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한지를 정리해놓았다. 1단계는 ‘좀처럼 돈을 벌지 못하는 사람’으로 그런 사람에게 필요한 건 ‘진실된 마음’이라고 한다. 2단계는 ‘그럭저럭 돈 버는 사람’으로 ‘남을 기쁘게 하는 마음과 탐욕’이 필요하다. 3단계는 ‘많은 돈을 버는 사람’으로 ‘사명감과 감사의 마음’이 있어야 하며, 4단계는 ‘엄청나게 많은 돈을 버는 사람’으로 ‘무욕’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5단계는 ‘벌 만큼 벌어 나눌 줄 아는 사람’으로 이 또한 ‘무욕의 힘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좀처럼 돈을 벌지 못하는 단계’에서 벗어나려면 돈 자체를 긍정적인 마음으로 바라보며 간절하게 갖고 싶다는 생각을 가져야 하는데, 그것을 저자는 ‘진실한 마음’이라고 표현했다. 나머지 마음가짐들도 돈과 관련된 매우 현실적이고 함축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가능하다면 이런 다양한 단계의 사람들을 자기 곁에 두는 것이 좋다. 부자라고 고급 호텔이나 화려한 리조트 또는 골프장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백화점 문화센터, 동네 운동모임, 각종 종교모임이나 봉사단체에서도 부자를 만날 수 있다. 심지어 지금 당신이 다니는 직장에도 부자는 있다.

    주변 곳곳에 있는 부자를 잘 관찰해 그에게 맞는 등급을 매기고, 또 어떻게 부자가 됐는지를 생각해보는 것이 부자가 될 수 있는 첫걸음이다. 단 시기와 질투가 아닌 즐거운 마음으로 해야 한다는 걸 명심하자. 이것이  니시다가 말하는 진실된 마음이다. 물론 부자와 건강한 방식으로 어울릴 수 있다면 더 좋겠다. 무턱대고 줄을 서거나 따라 할 것이 아니라 차라리 ‘밀당’(밀고 당기기)을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허세 아닌 진실로 다가가야

    부자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사람을 볼 줄 안다는 점이다. 약육강식의 자본전쟁에서 승자가 되기까지 그들이 겪은 숱한 위기와 기회의 순간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었다. 부자 등급이 높을수록 이러한 특징도 두드러진다. 반대로 등급이 낮거나 갑작스러운 횡재로 부자가 된 사람, 혹은 스스로의 힘으로 부를 만들지 못한 ‘가족의존형’ 부자는 사람을 보는 수준이 현저히 낮다. 그렇기에 그들 곁에는 진실한 사람이 아닌 오로지 돈의 힘으로 왔다 갔다 하는 뜨내기만 많다.

    부자 역시 자기 주변에 좋은 사람을 많이 두고 싶어 한다. 또 그들을 통해 자신의 사회적 지위와 사명감, 감사를 나타내려 한다. 일명 ‘노블레스 오블리주’로 자신의 사회적 책임을 주변의 좋은 사람들을 통해 실천하는 경우도 많다. 부자의 밀당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의도적으로 부자에게 다가가기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진실된 마음으로 다가감으로써 ‘좋은 사람’으로 비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부자는 자신의 것을 지키려는 본능이 강하기 때문에 먼저 자신에게 접근하는 사람을 경계한다. 특히 자신을 그럴듯하게 포장하려는 사람보다 솔직한 사람을 좋아한다. 빚을 내 고급 자동차를 타는 사람보다, 돈이 없으면 없는 대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을 더 좋아한다.

    한편, 모든 부자를 의식할 필요는 없다. 부자의 눈치를 보며 행동하기보다 있는 그대로 자신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 어떤 것에서도 거짓과 가식은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부자와 친구가 되고 싶다면, 당신의 개성을 강하게 보여주자. 지금 이 순간, 부자가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