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31

2016.03.30

경제

대형할인마트 불붙은 온라인 유통 대전

신세계 ‘쓱(SSG)’으로 선점, 롯데마트·메가마트 추격전, 코스트코 이제 시작

  • 김유림 기자 mupmup@donga.com

    입력2016-03-28 11:3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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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주부들의 장보기 풍속도가 달라졌다. 장바구니를 따로 챙길 필요도, 마트에서 무거운 카트를 끌 필요도, 몇 시간 발품을 팔며 돌아다닐 필요도 없게 됐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몇 번만 클릭하면 평소 다니던 집 근처 대형마트에서 늘 사던 식자재와 생필품을 현관문 앞에서 바로 받아볼 수 있다. 더욱이 대형마트 이마트와 홈플러스는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매장 내 제품을 하루 안에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반대로 대형마트 오프라인 매장의 성장률은 수년째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3월 23일 대형마트 3사가 자체 공개한 실적 자료에 따르면 롯데마트의 매출(국내 기준)은 2011년 6조3530억 원, 2012년 6조4650억 원, 2013년 6조4600억 원, 2014년 5조9890억 원, 2015년 5조9760억 원으로 2012년 이후 3년 연속 줄었다. 지난해 거제·광교·양덕점 등 신규 점포 3곳의 개점 효과를 제외하면 사실상 매출 감소폭은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영업이익 역시 2013년 3160억 원, 2014년 2240억 원, 2015년 870억 원으로 해마다 급감했다.

    매출신장률만 공개한 홈플러스의 경우도 4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의 전년 대비 매출신장률은 2012년 -4.4%, 2013년 -4.9%, 2014년 -1.5%, 2015년 -0.1%로 나타났다.

    업계 1위인 이마트는 지난해 별도 기준 총매출(이마트, 트레이더스, 이마트몰)이 12조8336억 원으로 전년(12조4046억 원) 대비 3.5%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트레이더스와 이마트몰을 제외한 이마트 기존점 기준으로만 보면 매출이 전년 대비 1.2% 감소하며 역시 역신장했다. 이마트의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6294억 원으로 전년 대비 4.2% 감소했다.

    반면 지난해 온라인 쇼핑은 대형마트 판매액을 추월한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5년 1월부터 10월까지 대형마트 판매액(온라인 매장 포함)은 40조2734억 원, 온라인 쇼핑몰(해외직접구매 포함) 판매액은 43조6046억 원을 기록했다. 결국 대형마트는 오프라인 매장의 답보 혹은 마이너스 성장률을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온라인 쇼핑몰 구축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SSG닷컴 ‘쓱’ 광고 효과로 매출 쑥

    현재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대형마트는 롯데마트, 홈플러스, 메가마트, 코스트코, 이마트 등으로 이들 기업 모두 물류·배송·결제 시스템을 강화하고 모바일 쇼핑 애플리케이션(앱)을 구축해 온라인 쇼핑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그중 ‘선점 깃발’을 꽂은 곳은 이마트와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포함된 신세계 쇼핑포털 SSG닷컴이다. SSG닷컴은 올해 초 SSG를 한글 ‘쓱’으로 위트 있게 표현하며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인기스타 공유와 공효진이 출연한 영상광고를 필두로 인터넷 홈페이지 www.ssg.com, 온라인 포털사이트, 배송차량, 옥외 광고물 등 소비자가 접할 수 있는 다양한 곳에 SSG ‘쓱’을 노출한 덕분이다. 결과는 대성공. SSG닷컴(오프라인 매장 포함)의 1, 2월 누계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32% 이상 증가했으며 온라인 쇼핑몰 단독 누계 매출로 따지면 지난해 1, 2월 대비 66%나 신장했다. 이마트가 2014년 0.9%, 2015년 3.7%, 신세계백화점이 2014년 2.1%, 2014년 2.9%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SSG닷컴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SSG닷컴은 1, 2월 신규 가입자 수도 지난해 대비 2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대 신규 가입자 수 증가율이 53%를 기록해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쓱’ 광고를 통해 젊고 세련된 이미지가 부각되면서 미래 잠재 고객이라 할 수 있는 20대 연령층의 폭발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것. 김예철 SSG닷컴 상무는 “‘쓱’이란 말은 SSG닷컴 내부에서 직원들이 흔히 쓰던 것이다. 쓱 광고가 다양한 채널을 통해 크게 이슈화되고 각종 패러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재생산되면서 SSG닷컴 매출도 크게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쇼핑하기에 편리한 모바일 카테고리 분류가 소비자의 마음을 끌어당긴다. ‘쓱’ ‘오반장(오늘 반짝 장보기)’ ‘매직픽업’ ‘지금 뜨는 상품’ ‘해피바이러스’ 등 다양한 할인메뉴를 만들어놓아 쇼핑하면서도 돈을 버는 듯한 뿌듯함까지 안겨준다.

    롯데마트도 변화하는 유통환경에 발맞춰 모바일 사업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올해 초에는 ‘모바일 부문’을 ‘모바일 본부’로 승격해 본격적으로 모바일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상반기에는 온라인 전용 배송센터 1호를 오픈할 예정으로 온라인 및 모바일 쇼핑몰 성장을 위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부산을 비롯한 영남권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농심그룹 계열 대형마트 메가마트도 온라인 부문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매출액이 2014년에는 107억 원이었고 2015년에는 125억 원을 달성해 17% 성장세를 보였다. 온라인 쇼핑몰 가입 회원 수도 9만 명을 돌파했으며, 지난해 9월부터 시작한 모바일 앱 이용자도 1만 명을 넘어섰다. 최근에는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를 맞아 국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일본 전통 수제 초콜릿 ‘로이스 초콜릿 기획전’을 온라인에서 단독으로 진행해 20대는 물론 30, 40대 소비자에게도 큰 호응을 얻었다.



    코스트코, 소문난 잔치 먹을 것 없나

    또한 메가마트의 강점인 신선식품을 온라인 주문으로 당일 배송 받을 수 있으며 전국적으로 택배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메가마트 온라인팀 담당자는 “신선식품으로 차별화한 식품 전문 온라인 쇼핑몰 구축을 목표로 전국 배송, 산지 직송 서비스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외국계 대형 회원제 창고형 마트인 코스트코 코리아 역시 지난해 11월 온라인 쇼핑몰 운영을 개시했다. 온라인 쇼핑몰 운영은 미국, 영국, 캐나다, 멕시코에 이어 한국이 다섯 번째이며 아시아 지역에선 최초다. 이번 온라인 쇼핑몰 운영을 위해 코스트코 코리아는 지난해 2월 미국 본사 소속의 전문가 2명이 한국에 머물면서 시장 상황을 분석하고 온라인·모바일 쇼핑몰 개설 기획 및 설계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유료회원 가입자(사업자회원 연회비 3만 원, 개인회원 연회비 3만5000원)는 온라인 등록 절차를 거쳐야 상품 구매가 가능하다. 비회원은 유료회원 가입 후 같은 방법을 거쳐야 한다. 온라인 쇼핑몰 출격 준비 당시 유통업계 전체를 긴장하게 만든 것에 비해 실제 이용객들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결정적 결함은 냉장·냉동식품과 신선식품을 판매하지 않는 것. 주부들이 장을 볼 때 빼놓지 않는 것이 채소, 과일 같은 식자재인 점에 비춰보면, 현지 농수산물을 직·배송해 소비자에게 안겨주는 국내 대형마트들과 비교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온라인커뮤니티 등에 올라온 후기를 보면 오프라인 매장에 비해 살 것이 너무 없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한 누리꾼은 “코스트코를 가는 목적은 저렴하고 품질 좋은 식품코너 때문인데 온라인몰에서는 고기, 채소는 물론 냉장·냉동식품은 하나도 배송하지 않아 아쉽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코스트코 온라인 쇼핑몰의 행보에 유통업계는 좀 더 지켜보자는 반응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온라인 유통채널 간 전쟁은 이제부터 시작인 것 같다. 온라인 쇼핑몰의 성장은 향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얼마나 좋은 물건을 얼마나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안기느냐에 따라 기업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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