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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 조작’ 메타, ‘문어발식 확장’ 카카오… 공룡 빅테크 기업 말썽

시장 경쟁 통한 소비자 심판이 해결책

  • 김지현 테크라이터

‘알고리즘 조작’ 메타, ‘문어발식 확장’ 카카오… 공룡 빅테크 기업 말썽

미국 시민단체 ‘사피엔 트라이브’가 부의 불평등에 항의하는 의미로 캘리포니아주 메타 본사 앞에 설치한 고릴라상. [사진 제공 · 사피엔 트라이브]

미국 시민단체 ‘사피엔 트라이브’가 부의 불평등에 항의하는 의미로 캘리포니아주 메타 본사 앞에 설치한 고릴라상. [사진 제공 · 사피엔 트라이브]

한때 혁신 아이콘으로 각광받던 빅테크 기업이 시장 독점과 사용자 기만으로 구설에 오르고 있다. 페이스북에서 근무하던 내부 고발자가 지난해 10월 미국 방송사 CBS 프로그램에 등장해 “페이스북이 사용자의 이용 시간을 늘리기 위해 알고리즘을 편향적으로 적용했다”고 폭로했다. 해당 고발자는 미국 상원에도 출석해 페이스북의 비도덕적 경영 방식에 대해 증언했다. 전 세계인이 즐겨 사용하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페이스북은 글로벌 미디어다. 영향력이 상당하기에 그만큼 사회적 책임도 요구된다. 그동안 페이스북은 “건강한 사이버 공간을 만들겠다”며 공정한 알고리즘을 적용해 운용하는 것처럼 홍보했다. 내부 고발자 폭로로 페이스북의 위선이 드러난 것이다.

美 SNS 알고리즘 규제 검토

페이스북 알고리즘의 이중성은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로 더 분명하게 드러났다. 지난해 9~10월 WSJ는 페이스북의 부적절한 알고리즘 운용에 대한 탐사기획을 보도했다. 페이스북은 사용자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게시물을 알고리즘을 통해 자동 삭제하고 있다. 그런데 일부 유명인 계정에 올라온 콘텐츠는 그러한 알고리즘이 적용되지 않고 그대로 노출됐다. 이후 SNS 유저의 이목을 끄는 자극적 콘텐츠를 방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페이스북 운영사 ‘메타’의 또 다른 서비스 인스타그램도 비슷한 문제를 보였다. 미국 10대 청소년들이 인스타그램 사용 과정에서 불안·우울감을 느낀다는 사실을 자체 분석 결과 확인해놓고도 이렇다 할 대응을 하지 않았다. 결국 메타는 사용자들로부터 원성을 샀고, 미국 정부는 기업 SNS 알고리즘에 대한 규제책을 검토하고 있다.

빅테크 기업의 경영 윤리를 둘러싼 논란은 비단 미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해 10월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 카카오 등 국내 주요 빅테크 기업 대표들이 출석했다. ‘빅테크 청문회’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해당 기업들의 골목상권 침해를 두고 날 선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미용실, 꽃 배달 같은 업종까지 문어발식 확장을 시도한 카카오가 주된 타깃이 됐다.

지난해 10월 5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정 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뉴시스]

지난해 10월 5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정 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뉴시스]

오늘날 빅테크 기업 카카오를 있게 한 대표 서비스 카카오톡은 그야말로 국민 메신저가 됐다. 사실상 다른 대안을 찾을 수 없는 한국 소비자는 대부분 카카오톡으로 소통하고 있다. 카카오는 이 같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다른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플랫폼 지배력을 오남용해 소상공인의 비용 부담 가중 같은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플랫폼 지배력을 공고히 하고 이윤을 추구하는 것은 기업의 숙명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단기적 이윤만 극대화하다 보면 지속가능한 경영은 불가능해진다. 인터넷 기술 발전과 다양한 소셜미디어의 등장으로 정보기술(IT)업계의 경쟁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당장 이해관계에 따라 제휴사들과 거대 선단(船團)을 꾸려도 언제 해산될지 모르는 실정이다. 그야말로 장기적 안목에서 플랫폼 운영 정책을 짜야 한다.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무한경쟁

서비스 플랫폼의 핵심은 새로운 기술이다. 하지만 기술로 승부수를 띄워 성공해도 플랫폼의 시장 지배력이 계속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야후, 라이코스, 프리챌, 아이러브스쿨, 싸이월드, 네이트온, 마이스페이스 등 한 시대를 풍미한 서비스들도 현재 운영 종료됐거나 영향력을 잃은 지 오래다. 전혀 다른 서비스들이 서로 영역을 침범하며 치열한 경쟁을 하는 곳이 IT업계이기도 하다. 가령 검색서비스 구글과 쇼핑몰업체 아마존은 오늘날 클라우드, 광고 마케팅, AI(인공지능) 기술은 물론 디지털 장치 제작, 스마트홈 서비스 영역에서도 경쟁하고 있다. 각 영역에서 약진하는 스타트업들도 변수다. 빅테크 기업이 아무리 플랫폼 지배력을 갖추고 있다고 해도 스타트업의 도전에 항상 대비해야 한다. 모빌리티 분야의 우버, 숙박 중계업의 에어비앤비, 새로운 모바일 소셜미디어로 등장한 틱톡은 당초 크게 주목받지 못했으나 오늘날 IT 공룡으로 성장한 스타트업이다. 시장에서 경쟁이 보장되는 한, 독점적 지위만 믿고 사용자를 기만하는 빅테크 기업은 살아남을 수 없다.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는 동면의 양면과 같다. 빅테크 기업의 독주를 막아 건전한 시장을 지켜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다만 지나친 규제로 기업의 손발을 묶어선 곤란하다. 가령 배달대행 플랫폼인 배달의민족은 음식점주나 배달원은 물론, 과거 일종의 배달 중계업을 영위하던 ‘배달수첩’ ‘상가수첩’ 등 사업체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배달의민족이 사업을 확장하면서 특정 상권이나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영업하던 해당 업체들은 설자리를 잃었다. 하지만 이들의 권익을 보호하고자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을 일방적으로 규제했다면 앱을 통해 매출을 늘린 음식점주나 사용자 편익은 줄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빅테크의 문어발식 확장에 면죄부를 줘선 안 된다. 배달의민족 같은 앱이 독점적 지배력을 통해 음식점주와 배달원에게 과도한 수수료를 책정하고 일방적 희생을 강요한다면 규제가 불가피하다. 빅테크 기업이 소비자 편익이라는 명분 뒤에 숨는 사회악이 되지 않도록 당국의 관리·감독이 필수다. 여기서 적절한 규제는 금지와 처벌보다 건전한 시장질서 유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신생 스타트업부터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대기업까지 빅테크 생태계는 현재 무한경쟁 국면이다. 다양한 산업 영역의 이해관계자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어느 기업도 이내 도태되고 만다. 결국 소비자 심판이 해결책인 셈이다. 거대한 지배력을 갖춘 플랫폼 기업이 먼저 사회적책임을 자각해야 한다. 정부는 건전한 산업 생태계를 유지해 시장과 소비자가 기업에 대해 건강한 ‘심판’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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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1335호 (p50~51)

김지현 테크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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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45호

2022.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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