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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중대선거구제 도입 선거법 개정 의도는 ‘尹 무능론’ 포석

[이종훈의 政說] 기초의회 장악 통해 ‘식물 단체장’ 의도… 정의당에 또 손 내밀어

  • 이종훈 정치경영컨설팅 대표·정치학 박사

민주당 중대선거구제 도입 선거법 개정 의도는 ‘尹 무능론’ 포석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4월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계단에서 “국민의힘의 막무가내 식 정치개혁 의제 거부를 규탄한”다며 농성을 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4월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계단에서 “국민의힘의 막무가내 식 정치개혁 의제 거부를 규탄한”다며 농성을 하고 있다. [뉴스1]

대선 패배 후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이 공직선거법 개정에 사활을 걸고 있다. 가장 뜨거운 쟁점은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 도입이다. 기존 선거구를 통합해 선거구당 기초의원 3~5명을 뽑는 방향으로 바꾸는 방안이다. 민주당은 사표 방지와 다당제 구현을 이유로 든다. 반면 국민의힘은 “선거구를 통합하면 광역의원과 기초의원의 지역구가 동일해져 대표성이 겹친다”며 반대하고 있다.

尹 ‘되는 일 하나 없는 처지’ 될 수도

여야 원내대표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는 가운데 민주당은 4월 4일부터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거대 여당이 농성을 하는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민주당이 이토록 이 사안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방에서도 여소야대 정국을 만들려는 포석이다. 6·1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기초자치단체장 자리의 상당수를 국민의힘에 내주더라도 기초의회는 민주당이 장악하려는 의도인 것이다.

기초의회가 예산을 통과시키지 않으면 기초자치단체장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식물 단체장에 머물 개연성이 크다. 중앙정부에 이어 지방정부까지 여소야대로 만들면 정권이 교체됐지만 실제로는 교체되지 않은 것과 같은 효과가 난다. 실질적인 권력을 민주당이 갖게 되는 구조다. 국민의힘은 중앙에서도, 지방에서도 집권했지만 아무런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을 맞게 된다. 한마디로 ‘되는 일이 하나도 없는 처지’가 되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 도입에 반대하는 진짜 이유도 이 때문이다.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면 국민의힘도 호남 기초의회에서 의석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호남에서 획득하게 될 의석보다 민주당이 다른 지역에서 획득하게 될 의석이 훨씬 많다. 수도권과 충청권은 물론, 부산·경남(PK)과 대구·경북(TK)마저 예외가 아니다. 지난 대선 이들 지역의 여야 득표율을 보면 결과를 대략 예측할 수 있다.

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은 부산에서 38.2%, 경남에서 37.4%를 득표했다. 울산에서는 이보다 높은 40.8%를 획득했다. TK 득표율도 크게 다르지 않다. 대구에서 21.6%, 경북에서 23.8%를 기록했다. 지방선거에서도 이 추세가 이어지거나 여론이 급변해 민주당에 다소 유리한 방향으로 흐른다면 적어도 PK에서는 여소야대가 나타날 수 있다.



국민의힘이 반대하자 민주당은 절충안을 내놨다. 수도권과 광역시에만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는 방안이다. 대선 당시 이 상임고문은 수도권 중 경기와 인천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보다 더 많이 득표했다. 광역시 득표율도 전반적으로 높은 편이다. 여당에 버금가는 거대 야당으로서 기능할 수 있을 정도의 득표가 가능한 지역이 제법 있다. 당연히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수용하기 쉽지 않은 절충안이다.

민주당이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 도입에 공을 들이는 또 다른 이유는 정의당과 선거 연대 때문이다. 2020년 총선 당시 민주당은 비례위성정당을 창당해 정의당으로 돌아갈 국회의원 의석을 모두 가로챈 전력이 있다. 결국 정의당과 연대 구조가 깨졌고 대선 당시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완주를 선택하면서 단일화도 성사되지 않았다. 단일화가 성사됐다면 민주당이 선거에서 이겼을 개연성이 크다.

유사한 상황이 지방선거에서 재연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자치단체장은 물론, 지방의회의원 선거에서도 정의당 후보가 완주하면서 진보 지지층 표가 분산돼 후보들이 낙선하는 사례가 적잖게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막으려면 기초의원 자리라도 정의당에 많이 배정해야 한다.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해 선거구별 선출 인원을 3명에서 5명으로 하면 1명 정도는 정의당 몫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 매개로 광역자치단체장 후보 단일화를 이루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것 아니냐는 논리다. 정의당 의석까지 합쳐 지방에서 여소야대를 만드는 것, 이것이 민주당 속내가 아닌가 한다. ‘지방정치 여소야대×진보 정당 선거 연대’ 전략이다.

여론전에서 밀리는 국민의힘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반대에도 공직선거법 개정을 강행 처리할까. 이변이 없는 한 그럴 것으로 보인다. 첫째, 민주당 의석만으로도 충분히 처리할 수 있다. 둘째, 야당이 될 준비를 해야 한다. 국민의힘은 이를 막을 만한 방법이 마땅히 없다.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행보를 저지할 힘은 결국 여론으로부터 나올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 국민이 공직선거법 개정 문제에 큰 관심이 없는 상황이다. 여론전에서마저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밀리는 양상이다.

민주당은 여당임에도 벌써 야당이 된 듯 무기한 농성에 돌입하는 전투력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누구 하나 민주당의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 도입 저의를 알리는 데 적극적이지 않다. 이런 와중에 국민의힘은 원내대표 교체까지 이뤄졌다. 신임 원내대표가 전임 원내대표처럼 민주당 속내까지 헤아려 대응할 수 있을지, 그것이 향후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 도입 여부 및 방식의 향배를 좌우할 전망이다.

만약 국민의힘이 여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지방정치에서 정권교체를 했지만 정권교체 효과를 실감하지 못하는 상황을 맞이할 것이다. 새로운 것을 하려 해도 아무것도 실행할 수 없는 답답한 국면이다. 해당 지방정부는 물론 윤석열 정부 전체의 무능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수권 세력이 긴장해야 할 대목이다.





주간동아 1334호 (p28~29)

이종훈 정치경영컨설팅 대표·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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